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의 지휘권·감찰권 행사를 비판한 평검사를 개인 SNS를 통해 "커밍아웃해주면 좋다"라면서 불이익을 줄 것을 암시하는 것과 관련해, 90명이 검사들이 "나도 커밍아웃에 동참하겠다"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는 29일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장관님의 SNS 게시글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나도 커밍아웃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추 장관이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 정부의 검찰 개혁을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형사1부 검사와 관련된 기사 내용을 첨부하면서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쓴 것을 비판하는 글입니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사위이기도 한 최 검사는 "장관님이 생각하시는 검찰개혁은 어떤 것입니까"라면서 "이환우 검사가 최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검찰권 남용 방지라는 검찰 개혁의 핵심 철학과 기조가 훼손됐다고 우려를 표한 것이 무슨 관계입니까?"라고 말했습니다.
또 "혹시 장관님은 정부와 법무부의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는 것, 감찰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아닌지"라며 "법무부는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수사 이후 수사 지휘권을 남발하며 인사권, 감찰권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추에 대한 정치적 간섭을 배제하고 검찰의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선진국의 표준"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이 글에는 오전 9시 20분 기준으로 90여 명의 검사가 "나도 커밍아웃하겠다", "공감한다"는 등의 댓글을 적었습니다.
이환우 제주지검 형사1부장이 28일 올린 '검찰 개혁은 실패했다'는 글에도 공감한다는 취지의 댓글이 수십 개 달렸습니다.
한편,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도 30일 '검찰 애사(슬픈 역사) 2'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검찰의 선택적 수사와 제식구 감싸기 관행 등을 비판했습니다.
임 연구관은 이 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실형 확정,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실형 선고, 고 김홍영 검사 직장 내 괴롭힘 사건 등을 언급하며 "마땅히 있어야 할 자성의 목소리가 없는데, 우리 잘못을 질타하는 외부에 대한 성난 목소리만 있어서야 어찌 바른 검사의 자세라 하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희도 청주지방검찰청 형사1부장은 "죄송하지만, 물타기로 들린다"고 댓글을 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