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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씨름

2021-12-16

ⓒ KBS

한국의 전통 레슬링으로 알려진 “씨름”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널리 즐기던 고유의 전통놀이이자 스포츠다. 70여년 넘게 분단된 남과 북에서 씨름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동국대학교 북한학연구소 허정필 박사와 북한의 씨름에 대해 알아본다. 


씨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남북 공동 등재

“씨름은 2018년 11월 26일 모리셔스 포트루이스에서 열린 제 13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 위원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남북의 공동유산으로 인정돼서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으로 대표목록에 등재가 되었습니다. 공식 명칭은 씨름 그리고 한국의 전통레슬링(Traditional Korean Wrestling, Ssirum/Ssireum)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씨름은 두 명의 선수가 긴 천으로 된 샅바를 허리와 한쪽 허벅지에 두르고 하는 경기다. 상대 샅바를 잡고 다양한 기술을 발휘해 먼저 상대를 바닥에 쓰러뜨리는 쪽이 이긴다. 

현재까지 일려진 씨름에 대한 최초 자료는 고구려 각저총 벽화에 등장하는 씨름 그림이다. 각저총은 4-5세기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니까 우리 씨름의 역사는 그 이전으로 보인다.


씨름의 인기와 의미

우리나라에는 유명한 씨름 선수들도 많고 학교에서 체육시간에 배우기도 해서 씨름이 상당히 익숙하다. 북한에서도 씨름의 인기는 상당하다. 씨름을 ‘먼 옛날부터 조선 사람들의 노동생활 속에서 창조되고 발전해 온 민속놀이인 동시에 민족체육경기 종목의 하나’라고 소개하고 단오나 추석 등 명절에 씨름 대회를 한다고 한다.


“북한은 2013년도 국가무형문화유산목록에 포함이 됐습니다. 그래서 모든 지역에서 씨름이 굉장히 활성화가 되어 있는데 특히 평양을 중심으로 해서 씨름에 관한 규칙을 정하고 보호 및 전승, 발전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씨름은 단오 추석 등 주로 명절에 일반 주민 및 기업소 노동자들이 하는 민족 씨름하고 선수들이 주요 체육경기대에서 실시하는 비교 씨름, 이렇게 두 가지로 분류가 됩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 천하장사대회처럼 북한에서도 매년 9월 추석을 앞두고 대황소상 전국민속씨름대회가 개최되고 있고요. 그리고 각 고향을 대표하는 스포츠 종목으로도 각 지역을 좀 홍보하고 있는데요. 2015년 대황소와 금소방울을 받은 평안북도 조명진이란 사람이 있는데요. 이 조명진은 신의주 신발공장의 노동자이고요 용천군 신암리 사람으로 북한에서 대외적으로 이렇게 홍보가 되고 지역의 자랑으로도 이렇게 소개가 되고 있습니다.”


남북한 씨름의 가장 큰 공통점, 샅바   

씨름은 우리만 했던 건 아니다. 몽골이나 일본, 중국, 티베트, 베트남 등 세계 곳곳에서 씨름의 전통이 전해온다. 

다른 나라 씨름과 구별되는 우리만의 가장 큰 특징은 샅바다. 허리와 한쪽 다리에 낀 샅바를 사용해 힘과 기술을 겨루어 상대를 먼저 땅에 넘어뜨리는 씨름은 남북한이 거의 유일하다고 한다. 

                   

“샅바는 상대방이 잡을 수 있도록 허리와 다리에 둘러 묶는 끈을 좀 말하는데요. 다른 문화권의 분포하고 있는 씨름과 유사한 여러 가지 겨루기는 하의를 잡거나 아니면 허리에 두른 띠나 벨트를 잡는 방법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허리와 한쪽 다리에 낀 샅바를 사용하는 것은 우리 씨름이 거의 유일합니다. 

샅바를 지렛대로 삼아서 힘과 기술을 다양하게 쓸 수 있기에 샅바 씨름은 더 빠르고 박진감이 좀 넘치고요. 특히 체구가 작은 사람이 체구가 크고 힘센 사람을 이길 수 있는 반전의 기회도 좀 큽니다. 작은 선수가 큰 선수를 쓰러뜨리는 그 순간에 짜릿한 쾌감은 샅바씨름이 주는 바로 최고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중국에서 한국의 샅바씨름을 고려기’(高麗技) 또는 ‘요교’(撩跤)라고도 불렀다는 사실은 한국에 시름이 이웃나라에 이제 그 것과 구별되는 독특한 문화였다면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경기 방식과 운영에서 차이 나는 남북의 씨름 

한 편, 70년 넘게 분단이 지속되면서 남북의 씨름은 기술이나 용어, 체급, 경기장 등 형식면에서 조금씩 다르게 발전해 왔다. 그래서 현재 남북은 씨름의 경기방식이나 운영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경기장 바닥을 보면 남한에서는 모래 위에서 하고 북한은 매트위에서 진행을 합니다. 옷 같은 경우는 남한은 상의를 탈의하고 진행하고요 북한은 상의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경기 방식에서 저희는 앉아서 게임을 진행을 하고요. 북한은 서서 일어선 상태에서 경기가 진행이 됩니다.”


씨름을 세계화 하는 데 남북 힘을 모아야 

“북한의 각 지역은 씨름의 기술적 특성을 여전히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특히 평안도의 된샅바걸이와 망걸이, 함경도의 느즌 샅바걸이와 황해도의 왼샅바걸이, 개량씨름 등의 방식이 대표적인 예이고요. 이런 점은 앞으로 우리 씨름의 다양성을 되살리는데 좋은 원천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인류무형문화유산대표 목록 공동 등재를 계기로 남북은 씨름에 대한 공통 분모를 좀 현재 찾아가고 있고요. 

남한에서는 북한 씨름에 남아있는 토박이 말이나 옛 경기 방식에 좀 관심이 많이 있고요. 북한에서는 절기에 즐기는 남한의 씨름 문화나 국제감각에 필요한 규칙에 대해서 좀 관심이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씨름의 자원을 풍부하게 만들면 남북 간 공동개최로 곧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북은 물론 세계가 신뢰할 수 있는 경기 규칙을 좀 다듬고 보급할 수 있다면 씨름은 얼마든지 국제경기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고요. 특히 남북 간의 접촉면을 늘리면서 남북 간의 관련된 교류협력이 진행되면 서로의 어떤 접점을 더 찾을 것이고요. 이런 부분을 짧게는 동북아에서 씨름경기를 개최를 하고요. 나아가서는 전세계 대상으로 씨름 경기를 유치를 한다면은 씨름을 세계화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오랜 분단에도 불구하고 남북은 씨름에 대한 공통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고,  명절이면 씨름을 즐기고 있다. 씨름이 남북 공동문화유산등재에 이어서 전세계인들이 함께 즐기는 스포츠로 자리매김 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