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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기후변화 대응전략

2023-02-15

ⓒ Getty Images Bank

지난 1월 25일 설 연휴를 전후해서 엄청난 한파와 함께 폭설이 내렸다. CNN과 BBC 등 외신들은 최근 동아시아 지역을 휩쓴 ‘살인적 한파’가 기후변화의 결과라고 주목하면서 한국과 북한, 일본, 중국 등의 현황을 상세히 보도했다. 특히 북한에 대해서는 당국이 추위 경보를 발령했다면서 양강도와 함경도 등 빈곤한 최북단 지역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극단적 추위는 기후변화의 한 신호로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전 세계가 함께 고민하고 대응해야 할 과제인 기후변화! 북한도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에 북한의 기후 변화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오삼언 국립산림과학원 박사연구원과 살펴본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다

지난 1월 북한의 조선중앙TV는 전염병과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식량난 등 지난해 국제사회가 겪은 3대 위기에 관한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북한이 겪고 있는 지금의 위기는 전 세계 공통의 어려움이라는 걸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몇 해 전인 2021년에 북한은 유엔에 제출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자발적 국가검토 보고서:Voluntary National Review, VNR>에서  스스로를 ‘극심한 기후변화가 잦은 나라’로 진단했다. 이 보고서에서 북한은 1990년대 이후 홍수와 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해 많은 피해를 받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1995년에 발생한 수해는 100년만의 대홍수로 불린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1995년 북한의 대홍수를 지난 50년 사이 전 세계에서 발생한 최악의 자연재해 가운데 하나로 꼽기도 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대홍수로 68명의 사망자,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52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인명 피해 외에 곡물 150만 톤이 소실되어 이후 북한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으면서 수많은 사람이 굶주려 사망하고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에 의존해야 했다. 그 후 2000년대에 들어와서도 북한의 홍수피해는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 2020년 여름에는 전국 평균 강수량이 852.3mm로 평년 대비 146.1%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북한의 자연재해는 심각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산림 황폐화 역시 심각해 

북한의 산림면적은 906만 헥타르로 국토 면적의 73.6%에 이른다고 한다. 2020년 기준 국제식량농업기구인 FAO 통계에 따르면 OECD국가 38개국 중 국토 면적 대비 산림비율이 60%가 넘는 국가는 5개 국가이고, 산림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핀란드로 73.74%임을 고려할 때 북한의 국토 대비 산림 비율도 그에 못지 않다.

산림 비중은 높은 편이지만 산림황폐화 또한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1999년부터 10년 단위로 북한 산림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2018년 위성영상을 분석한 결과, 산림황폐지 면적은 전체의 28%인 약 262만 헥타르에 달한다고 한다.


산림 복구에 나서다 

북한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출발점은 산림복구다. 북한의 본격적인 산림복구 작업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 강력한 국가사업으로 추진됐다. 2012년에는 산림복원 10개년 계획이 수립됐고, 2015년 신년사에선 산림복구 전투를 언급하기도 했다. 산림녹화에 관한 과업을 제시하는 특별 담화도 발표했다. 이례적으로 김정일 시대의 산림정책 실패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산림복구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2017년 북한 산림복구전투의 1단계 사업이 마무리 됐고, 2018년부터 2024년까지 2단계가 추진 중이다. 산림복구를 기후변화와 적극적으로 연계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일단 노동신문에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보도가 늘었다. 산림복구전투가 시작된 2015년부터 ‘기후변화’라는 단어는 그 이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

그리고 중요한 기후변화 대응방안으로 태양에너지와 풍력, 지열 등 재생에너지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실제로 태양광 패널은 공장은 물론 가정집 지붕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국제 사회의 흐름에 동참하다

기후변화 관련 국제사회의 흐름에 동참하려는 북한의 행보 또한  활발해졌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매년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2016년엔 리수용 당시 북한 외무상이 뉴욕을 방문해서 파리기후변화협정문 원문에 서명하기도 했다. 이렇게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북한은 기후변화 관련 현황과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국제사회와의 교류와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이 제시한 목표를 얼마나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