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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의무 교육

2023-03-01

ⓒ YONHAP News

우리나라에서 3월은 입학시즌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 비 대면으로 진행됐던 입학식이올해는 대면으로 진행되면서더욱 활기를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우리와 달리 4월부터 새 학기가 시작된다고 한다. 이 외에도 북한의 교육은 우리와 어떻게 다를까? 이번 시간엔 김영희 남북하나재단 대외협력부장과 함께 북한의 교육제도를 살펴본다.


무상 의무교육 통해 체제 우월성 인식시켜

북한도 그동안 코로나19로 입학식이 제대로 치러지지 못했다. 지난 해 4월, 3년 만에 입학식을 했다고 한다. 북한 매체들은 김일성 동상에 꽃을 바치고, 가족들의 축하를 받는 모습을 보도하기도 했다. 

북한의 무상의무교육은 주민들에게 체제우월성을 인식시키는 주요 기재로 작용해왔다. 1990년대 경제난 이후 수업료만 없을 뿐 교과서, 학용품, 교복 등은 물론이고 교육기자재 등 학교운영에 필요한 경비까지 부담하게 됐다.

북한은 1956년 4년제 초등 의무교육을 실시했고, 이후 그 기간을 계속 연장해 왔다. 

58년에는 인민학교 4년과 중학교 3년을 합쳐서 7년제 중등 의무교육으로 67년에는 인민교육 4년에 중학교 5년을 합쳐서 9년제로 확대했다. 그리고 72년에 유치원 1년과 소학교 4년, 중학교 6년, 전반적 11년제 의무교육으로 개편됐다.


12년제 의무 교육으로 체제 갖춰

김정은 국무 위원장 집권 후인 2012년 최고인민회의에서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강령이 발표됐고, 준비기간을 거쳐서 단계적으로 적용됐다.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은 4년이었던 소학교 교육기간을 1년 연장해 5년으로 개편했고, 6년 과정이었던 중학교는 초급 중학교 3년, 고급 중학교 3년으로 나눴다. 거의 40여년 만에 북한의 의무교육제도가 바뀌면서유치원-소학교-중학교-고등학교의 체계가 갖추어진 것이다.

북한은 새 교육제도 시행에 맞춰 다양한 혜택도 제공했다고 강조한다. 각 학교에는 새로 편찬한 교과서와 함께 빔 프로젝터와 텔레비전 등 최신 교육 기자재를 갖췄다고 소개했다. 북한 학교교육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체제 공고화를 위한 정치사상적 교과목이다. 

12년제 전반적 의무교육이 시작되면서 김정은 국무 위원장 관련 정치사상 교과가 더 추가됐다. 김일성, 김정일, 김정숙에 이어서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 혁명 활동> 등이 신설되면서 최고지도자 일가에 대한 우상화내용은 더 늘어났다고 한다.


12년제 의무 교육에서 강조되는 것들

학제가 12년제로 늘어나면서 과학기술 및 정보화교육이 강화된 것도 눈에 띈다. 특히 우리의 중고등학교에 해당하는 초급 중학교와 고급 중학교는 수학과 과학의 수업 비중이 상당히 높다고 한다.

그리고 영재교육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사실 북한의 영재교육은 꽤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북한의 영재교육은 1959년 인민 교육체제 개편에 관한 법령 공포와 함께 시작됐다. 이 시기 영재 교육은 주로 예체능 분야의 재능 있는 학생을 육성하는 정도였다고 한다. 김일성 주석의 유일 지배체제를 확립하는데 예술 영재들을 선전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다.

북한식 영재 교육이 본격화된 것은 1980년대부터다. 후계구도를 공고히 한 김정일 위원장은 기초과학 교육을 강화하고 영재교육의 범위를 예술을 넘어 과학 분야로까지 확장했다. 과학 분야의 인재를 양성해서 당시 북한의 경제위기를 타개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1990년대 들어 북한의 영재교육은 IT 분야로도 확대되었다. 김정은 국무 위원장 역시 집권 이후 과학 기술 발전과 인재의 중요성을 언급해 왔다. 특히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는 세계적 수준의 인재양성을 지시하기도 했다.


영재 교육 강화와 사교육 열풍 

이런 추세에 따라 북한에도 사교육 열풍이 불면서 과외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북한에서 직접 과외를 했다는 교사출신 북한이탈주민에 따르면 주로 현직 교사들이 과외를 지도한다고 한다. 과학, 외국어, 예술분야의 영재학교가 건립되면서 대학입시뿐 아니라 영재학교 진학을 위한 과외까지도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12년제 의무교육이 시작된 지 10년. 학생들의 실력은 그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한다. 북한매체들은 최근 학생들의 실력 향상은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시행한 12년제 의무교육의 성과라고 강조한다. 교육 환경이나 교육 내용의 혁신도 함께 이루어져야 인재 양성을 통해 국가발전을 이루겠다는 당국의 목표도 달성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