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리포트

한반도 A to Z

한반도 리포트

북한의 반려견 문화

2023-05-03

ⓒ Getty Images Bank

농림축산식품부의 ‘2022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반려동물 양육가구 중 75% 정도가 개를 키운다. 반려동물 전용 옷과 가방, 미용제품은 기본이고 펫 전용 보험에, 반려동물을 주제로 한 유튜브인 펫튜브,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여행프로그램도 등장했다. 최근에는 가상세계에서 반려동물을 입양해 키우는 메타 서울 펫 등 IT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북한의 반려동물 문화는 어떤 모습일까? 통일연구원 이지순 박사와 함께 북한의 반려견 문화를 살펴본다.


북한의 반려견과 풍산개 

북한에서는 토끼나 원숭이를 키우기도 한다는데 일반적으로 개를 키우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북한에서 가장 유명한 개는 매체에도 자주 소개되는 풍산개다. 풍산개는 지난 2014년 국견으로 지정된 국가상징물 중 하나다. 북한은 풍산개 관련 문화를 국가비물질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가 하면 최고의 풍산개를 가리는 품평회도 개최한다. 그리고 풍산개 보존을 위해 전문 사육농장과 대학에 별도의 연구소까지 두는 등 북한의 풍산개 사랑은 남다르다.                        


애완견 문화 등장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진돗개를 선물했다.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북한에서 취미로 개를 키우는 주민들은 거의 볼 수 없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이 자본주의 사회 부유층의 퇴폐적이고 사치스러운 산물로 비판을 해왔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애완동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후반으로 알려지고  있다. 1989년 평양 세계청년축전을 앞두고 애완용 개 기르는 것을 막지 말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애완동물 키우기가 서서히 확산됐다고 한다. 2001년 대중잡지 천리마는 아주 이례적으로 ‘개는 사람들의 생활과 정서에 도움을 주는 친근한 집짐승’이라며 개의 특성과 생활습성, 키울 때 주의할 점 등을 자세히 보도하는 등 애완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를 보이기 시작됐다. 김일성 주석도 생전에 개를 기른 것으로 알려졌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중앙 동물원에 자신이 기르던 애완견을 100여 마리나 기증했다고 한다. 이렇게 최고지도자를 비롯해서 일부 상류층 사이에서 시작된 소위 애완견문화는 점점 일반 계층에게도 전파됐다.


반려 동물 행동교정사, 재활트레이너 등 전문 직업도 등장  

우리나라는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전문가가 되려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관련 교육기관도 증가 추세에 있다. 반려동물 행동 교정사나 반려동물 재활 트레이너 등 전에 없던 전문직업도 등장했다. 북한도 개들을 산보시키는 시민들이 꽤 많다고 하고, 또 지난 2020년 열렸던 국가 도서 전람회 관련 보도를 보면 <개 훈련 지도서>와 <개 훈련 요리 101가지>라는 책이 눈에 띄기도 한다.  


반려동물 산업은 미비한 수준 

우리나라는 유기동물 발생을 방지하고 잃어버린 반려동물을 쉽게 찾기 위해 2014년부터 동물 등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마다 고유의 주민등록번호와 함께 주민등록증이 발급되는 것처럼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도  동물등록을 하고, 등록번호를 발급받아야 한다. 그리고 통계청에서 5년마다 실시하는 인구주택 총 조사에는 지난 2020년부터 반려동물 관련 항목이 포함된다. 또 1991년엔 동물학대를 방지하고, 적정하게 관리 보호해서 사람과 동물의 조화로운 공존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동물보호법이 제정됐다. 따라서 올 4월 27일부터는 반려동물에게 최소한의 사육공간이나 먹이를 제공하지 않는 등 사육, 관리 의무를 위반해 죽음에 이르게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반려동물에 대한 제도와 인식이 변화하면서 관련 산업도 커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의 규모는 3조원을 넘어섰고,  2027년에는 6조원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북한의 경우, 본격적인 반려동물산업은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문화라는 것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은 물론이고 그 사회의 전체적인 소득수준 향상과 함께 인식변화도 동반되어야 하는데요, 남북이 반려동물문화와 산업을 공유하고 교류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