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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학생들

2014-07-03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 대박론’을 강조하고 정부가 통일 문제를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우면서 대학가에도 통일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바로 북한학과입니다. 북한학과는 분단 상태인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매우 특수한 학과인데요. 전국 대학 중 두 곳에만 존재합니다. 한때 정원을 채우지 못해 학과가 통폐합된 학교도 있지만 최근 들어서 북한학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는 등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 북한학과에 다니는 심지윤, 전수정 학생입니다.

심지윤
예전에는 북한학과라고 하면 생소하게 들으시는 분들이 정말 많았어요. 여기서 뭐 배우냐? 북한말 배우냐? 너 혹시 빨갱이 아니냐? 이런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요즘에는 아, 그럼 북한에 대해서 많이 연구하(는)고 나중에 통일부도 들어갈 수 있는 그런 과에 들어갔구나(하고) 인식이 많이 바뀐 걸 (느낍니다)


전수정
저 고등학교 일단 선생님께서 북한에 대해서 얘기 많이 해주셨고 통일관련 책도 많이 읽어서 책 많이 읽었어요. 고등학교때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제가 지원할 때 북한에서 3차 핵실험이 일어났어요. 그것도 솔직하게 지원동기구요, 그리고 북한이란 나라가 버라이어티 하잖아요. 그런 점 에서 흥미가 많이 생겼던 것 같아요


북한의 지리적 접근성이 주는 한계 때문에 늘 아쉬움을 느낀다는 최병렬 학생은 북한 인권 쪽을 공부하고 싶습니다.

최병렬
공부를 하고 싶은쪽이 북한 인권쪽이라서 그쪽에 대해서 조사를 하게 되면은 논문 자료료만 북한인권에 대한 내용밖에 없으니까 한가지 방법밖에 조사할 수 없어서 그게 너무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제가 학술 소모임에 들어가서 북한에 대해 선배들과 같이 배우고 있습니다. 공부하면서 제일 불편했던 건 북한에 직접 가본 사람이 없으니까 세세하게 알 수 없어서 아쉬웠던 점이 많아요. 그래서 저희는 공부할 때 각종 매스컴이나 그런 쪽으로 많이 조사하거나 논문자료를 활용을 해서 북한에 대해서 많이 공부하고 이해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통일, 민족 처럼 피부에 와 닿지 않던 거대 담론도 북한학을 공부하면서부터 남다른 사명감으로 다가옵니다.

전수정
이건 교수님이 말씀해주신건데 우리 한국에서 민족과 애국을 위해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1%도 안되는데 1%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 저희 북한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래요. 북한학을 공부하면 민족을 생각하고 통일을 생각하게 되니까 그런 거대 담론을 인문학적인 지식을 생각할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심지윤, 전수정, 최병렬 학생. 이들이 통일에 대한 인식이 바뀐 데에는 북한학을 공부하는 것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탈북 청소년들과의 여름캠프를 계획 중인 이들은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내 동아리 ‘우리’ 회원입니다. ‘통일을 이끄는 길잡이가 되자’라는 취지로 만든 동아리 “우리”는 매달 탈북 청소년과 청년들이 생활하는 천안 드림학교를 찾아 봉사활동을 하는데요. 체육과 마술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하면서 ‘작은 통일’을 실천해가고 있습니다. 탈북 청소년들과 청년들도 처음엔 어색하고 낯설었지만 대학생 언니오빠 또는 또래들의 끈끈한 사랑에 동화돼 이제는 입학 당시의 주눅 들고 우울한 모습, 두려웠던 마음은 환한 웃음과 자신감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심지윤
처음에는 ‘안녕하세요’ 밖에 안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먼저 다가와서 인사해주고 너무 반겨주는 모습들이 달라지는 모습들이 보여졌기 때문에 아이들이 이 활동을 좋아하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했고. 이제 연령층들이 대학생들이다 보니까 형. 오빠. 누나 이런식으로 대해주는 게 있어서 애들이 편해 하는 것 같아요.


“우리” 라는 소모임은 단순히 봉사 활동을 넘어 남북의 젊은이들이 소통하면서 서로 고민을 나누며 친구가 되는 곳입니다. 하지만 남북간 언어, 문화, 환경의 차이는 가끔 서로를 긴장시키게도 합니다.

전수정
새터민이란 용어를 쓰지말고 북한과 남한을 가르는 용어도 쓰지 말라 이런 얘기를 해는데 지금 북한에서 탈북자들이 2만 5천여명밖에 안되거든요. 사회에서 소수자기 때문에 편견이 많을 수 밖에 없어요. 저희가 배려를 해주는게 맞다고 생각하고 탈북자가 많아지고 북한에 대한 관심도와 여론이 좋아 졌을 때 그때서 비로소 이런 말들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병렬
제가 형들과 얘기를 하면서 김정은 말이 나왔어요. 그 말을 하다 움찔 했거든요. 형들이 표정이 살짝 안좋아지면서 웃어넘기더라구요. 형들이 아직 저희 한국 생활에 적응을 못하다 보니까 영어가 들어간 외래어를 쓰면 잘 이해를 못하더라구요, 그래서 그쪽으로 말 을 잘 안하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함께 하는 시간이 더해갈수록 서로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의 벽은 낮아지지만 언론 취재 등 외부와의 접촉을 두려워하고 자신을 드러내는데 익숙하지 않은 탈북청소년들의 폐쇄적 사고에는 아직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오히려 그럴수록 “작은 통일을 향한 길잡이”로서의 자신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북한학과 학생들!

전수정
탈북 청소년들이 남한 사회에서 섬과 같은 존재라는 말이 있어요. 커뮤니티나 인맥을 형성해도 자기들끼리 형성을 하는 거예요. 저는 일단 남한 사람이고 편입을 잘한 상태잖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연결을 해주는 징검다리같은 역할을 하고 싶고 힘들 때마다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는게 현재 제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면 보이고 보이면 사랑하게 되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이미 예전과 같지 않으리라“ 조선 말기 한 문장가의 글입니다. 북한학과 학생들과 탈북 청년들이 서로를 알아가려는 노력들이 쌓일 때 이미 그 곳엔 ‘그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만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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