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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무용극 ‘떠나온 사람들의 이야기’

2014-11-27

지난 11월 13일과 14일! 이틀간 “떠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무용극이 ‘문화역 서울 284’의 무대위에 올려졌습니다. 탈북 여성들의 고백 위주로 구성된 공연에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떠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탈북자 지원단체인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과 유럽에서 활동하는 해외이주예술가들의 공연팀인 ‘프라미스’의 공동기획으로 마련됐습니다.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 신미녀 대표입니다.

신미녀
북한이탈주민이 탈북과정에서 제3국을 거쳐서 한국에 들어오는 과정까지 그린 무용극입니다. 지난 5월에 독일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이 한국에 와서 ‘게스트’라는 공연을 했어요. 그때 주제가 뭐냐면 이주민의 이주과정을 그린 거였거든요. 제가 거기에서 힌트를 얻어서 우리 탈출주민들의 과정을 했으면 좋겠다 해서 그분들이 흔쾌히 오케이를 했어요. 우리 북한이탈주민들이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여기 왔다라는 거를 좀 알려주고 싶고요 그러니 이분들에 대한 좀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주었으면 좋겠고



독일에 살지만 서로 다른 국적의 이주민 예술가로 구성된 ‘프라미스’ 이들은 낯선 땅에서 이주민으로 살아야 하는 자신들의 삶을 2010년부터 작품으로 표현해왔는데요. 같은 처지인 탈북자들의 고통과 이산의 아픔에 공감하며 그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이번 공연에서 안무가는 물론 배우로도 활동한 한국 출신의 김형민씨입니다.

김형민
이분들이 직접적으로 겪은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본인도 말씀하시면서 같이 운적도 있고요. 저희도 대사 연습하면서 “해보세요”하면서 많이 울었죠. 연습 끝나고 나서도 저희 나름대로 시간을 가지면서 감동되는 시간을 가졌고 인간의 삶에 대한 강한 열정? 갈망? 그런 것을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분명히 우리가 북한이탈주민들의 떠나온 여정을 감히 어떻다고 표현할 순 없을 것이고요 이분들의 삶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부분에 대해서 관객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극을 이끌어간 배우는 김형민 안무가 외에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네명의 탈북여성입니다. 공연 경험도, 무용을 배운 적도 없는 아마추어 배우들을 선택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김형민
이분들의 삶을 보면서 느낀게 하나 있다면 우리가 감히 이분들의 삶을 표현할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작품을 할 때 이분들의 삶을 기리는 차원에서 공연을 하자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여정을 직접 겪으신 분들이 무대에 오르잖아요. 많은 분들이 물어보세요. 프로패셔널한 분들이 아니신데 어떻게 작업을 했냐 하시는데 이분들은 프로패셔널한 사람들의 연마된 몸이 할 수 없는 표현력을 가지고 계신 분들입니다. 이분들이 무대에 오른다는 자체 하나만으로도 굉장한 표현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용극에서 직접 자신의 탈북과정을 연기한 배우들 그 가운데 한 중년여성은 아직도 생생한 탈북 당시 두만강에서의 기억을 무대 위에서 읊조립니다.

연습을 시작할 때만 해도 연기로 내면을 표현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탈북자
이런데 서는게 처음이에요. 떨렸어요. 너무 이렇게 사람들 있는데 우리가 실제 있은 내용을 걸어온 걸 그대로 전달은 해야되는데 그래도 무대니까 예술성이 있어야 되잖아요. 그게 조금 떨렸어요.


무엇보다 어려웠던 점은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아픈 기억을 드러내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결심을 한데에는 무대를 통해 관객들이 느꼈으면 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탈북자
두만강 건널 때 남편이 한쪽 다리에 총을 맞았어요. “여보당신이라도 살아서 애들을 살려야 해요”한마디하고 물살에 떠내려가는 걸 보고 중국 국경 숲에 몸을 숨기던 그쪽을 향해 소리치고 통곡해도 소용없는 일이었죠. 그러니까 그게 제일 가슴 아프고 아직까지 여기 분들이 우리가 걸어온 노정을 모르는 분들이 엄청 많아요. 그러니까 우리 삶에 대해서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 이런걸 보여주고 싶고 늦게라도 북한 주민들이 힘들게 와서 적응을 잘 못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여기 분들이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이 작품을 통해 얻은 것도 많다고 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것을 얻게 됐다는 또 다른 배우.

탈북자
내가 감추어뒀던거.남한테 표현하기 싫었던거,알리기 싫었던거 꺼내서 보여드리면서 그게 너무 힘들거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상상외로 그 걸 꺼내면서 보니까 내 마음도 치유가 되고 ‘그래 맞아, 내가 어렵게 왔지 나 당당하게 북한에서 왔어. 얘기하고 당당하게 자신있게살자.’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누구보다 공연에 감동받은 사람들은 같은 북한이탈주민이었습니다.

시민
심장에 총 맞은 느낌 들었어요. 진짜 지금 마음이 너무아파요. 그리고 우리 친구들이 우리 탈북스토리를 너무 실감있게 보여줘서 한민족인 남한 사람들한테도 좋은 인식이 들었다는 느낌이 들었고요.


객석을 가득 메운 일반 관객들 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의 이야기를 통해 함께 공감하고 마음을 나누는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여1
가족을 버리고 혼자 오게 된 사람들 너무 외롭고 그런데 우리가 따뜻하게 보듬어줘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2
몸으로 하는 건데도 느껴졌어요. 저렇게 힘들게 목숨을 바치고 여기 온 사람들인데 표정으로 다 느껴졌어요.


여3
무대에 처음 서시는 분들인데도 제가 보기에는 그 마음에서 체험에서 나오는 아픔이 그대로 다가왔어요. 그냥 온 몸으로 자기를 표현하고 있는 걸 보니까 저도 굉장히 아팠어요. 많은 분들이 이걸 보시면 남한에 계신분들이 더 많이 공감을 할 거 같아요. 이분들의 아픔을. 더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북한이탈주민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몸짓을 통해 삶에 대한 간절한 의지를 담은 무용극 “떠나온 사람들의 이야기” 남북의 주민을 이어주고 통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초겨울의 뜨거운 무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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