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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탈북 청년들의 사회적 기업 ‘요벨’의 첫 결실로 문을 연 카페 레드 체리

2014-12-25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한 은행지점에 지난 22일 카페가 문을 열었습니다. 이름은 레드 체리 빨간 커피 열매에서 따온 카페명입니다.테이블도 없는 작은 카페지만 아침 일찍부터 커피를 맛보려는 손님들로 점심시간이 지나자 준비한 원두가 벌써 바닥나고 말았는데요

아메리카노 한잔에 천원! 질 좋은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 오픈 첫날부터 말 그대로 대박을 쳤습니다. 카페 레드 체리를 창업한 주식회사 요벨의 박요셉 대표입니다.

요셉)
아까 매출 봤는데 전표만 102명이고 매출이 75만원이더라고요. 첫날에 75만원은 상상도 못해요.


창업멤버이자 역시 탈북자 출신인 바리스타 이서현씨는밀려드는 주문에 정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습니다.

동료)
좋긴 한데 지금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지금 할게 너무 많아서.


동료)
잘돼요. 저희 지금. 잘되고 있어요. 대박날거 같다?


남한 생활 10년째를 맞는 박요셉 대표를 비롯해 탈북청년들이 힘을 모아 설립한 주식회사 요벨!요벨은 구약성경에 나오는 단어로 50년마다 돌아오는, 가난한 자와 빚진 자, 포로들을 해방시키는 해를 가리킵니다. 4개월의 준비 끝에 문을 연 카페 레드 체리는 탈북청년들의 창업과 자립을 돕기 위한 사회적 기업인 “요벨”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탄생했는데요. 수동적으로 도움을 받는데 머물지 않고 적극적으로 창업과 일자리를 찾으려는 요벨의 노력이 첫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요셉)
자립한다는게 당연히 어렵죠. 네트워킹도 없고 지연, 혈연, 학연 3연이 없는 상황에서 자립을 한다는 건 많이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 걸 할 수 있는 모델들을 만들어가고 있는 거니까. 제가 하고 싶은 일은 탈북청년들이 자립하는 것, 그 자립하는것에 카페가 도구로 사용됐을 뿐이지 카페 차리는게 꿈은 아니었어요.


탈북민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은 40퍼센트 가량으로 남한 주민보다 무려 열 네배나 많습니다. 그만큼 자립이 쉽지 않다는 것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요벨을, 2천 7백만 탈북민들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인큐베이팅 센터로 키우고 싶다는 박요셉 대표, 박 대표는 북한에 있던 10대 시절부터 송이버섯 장사를 하는 등 타고난 사업가 기질을 갖고 있었다는데요. 중국을 거쳐 입국한 후에도 사업가의 꿈을 놓지 않았습니다.

요셉)
고등학교때 2주정도 송이버섯 장사를 했는데 저희 가족이 일년동안 먹을 식량을 샀어요. 탈북민 친구들이랑 남한 친구들이랑 연결시켜주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연결시켜줄 수 있는게 뭘까, 단기적인 프로젝트가 아니고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있는게 뭘까 고민하다보니까 비즈니스였어요. 비즈니스를 뭐로 할까 하다가 생각난 게 사내카페였죠.


올해 대학 외식조리학과를 졸업한 바리스타 서현씨도 다르지 않습니다. 커피의 매력에 푹 빠져 카페 창업을 꿈꾸게 됐고 창업을 통해 더 큰 꿈을 가지게 됐습니다.

동료)
남한 사람만 창업을 하란 법이 없잖아요. 잘되면 저희는 좋죠. 이거 1호점 있고 이제 2호점, 3호점, 4호점 도 내가지고 새터민들 일자리 창출도 도와주고 더 좋잖아요. 잘되면.


그래서 주문받은 커피 한잔 한잔에 더욱 정성을 다합니다.

탈북 청년들이 카페를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은 커피 맛에 후한 점수를 줬습니다. 더불어 비록 작은 공간에서 시작했지만 카페가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에도 도움이 되길 기원했습니다.

시민) 여-
제가 아까 라떼 마셔봤는데 부드럽고 괜찮더라고요. 자주 이용하게 될거 같아요.또 로비에 있으니까 (북에서) 내려오셨으니까 힘내시고 정착 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도와드릴게요.


남-
막상 탈북해서 여기 오게 되면 정착하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이런 사업을 지원해주고 하면 이분들이 한국에 와가지고 행복하게 정착할 수 있는 계기를 좀더 확대해서 좋을 것 같습니다.


2014년을 열흘 남겨놓고 첫 발을 내딛은 카페 레드 체리 창업멤버들은 내년을 누구보다 더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료)
이게 1호점만 있는게 아니라 새해에는 2호점도 차리고 더 사람들 모아서 같이 일자리 창출도 하고 새터민 아니라도 같은 남한 사람이라도 같이 일하고 싶고 바리스타 교육을 시키고 싶고 나중에 카페를 차리고 싶은 사람들한테도 도움이 될거 같아요.


요셉)
일단 마진이 잘 남아야죠. 돈 많이 벌고 고객들이 맛있어 가지고 자주 찾아오는 단골도 많이 생기고 일단 내년에 10호점까지 잘 갈 수 있게 저 친구들이 지금 여기서 시작해서 2호점, 3호점에 점장으로 가서 자기들 가게들 만들수 있게 잘 준비할 수 있게 뒤에서 도와주는게 제 역할일 것 같아요.


카페 레드 체리의 커피 한잔에는 탈북 청년들의 땀과 열정, 그리고 꿈이 담겨 있습니다. 자립과 창업의 꿈이 따스한 커피 향을 타고 번져 나갈 2015년 새해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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