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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통일을 노래하는 남북어울림합창단

2017-06-15

통일을 노래하는 남북어울림합창단
는 23일 노원구 어울림음악제 참가를 앞두고 남북어울림합창단의 연습이 한창입니다.
노원구 주민과 북한이탈주민으로 구성된 남북어울림합창단은 지난 2012년에 창단돼 많은 행사에 참여해오고 있는데요. 먼저 북한이탈주민 출신의 김미례, 박정월단원의 얘기부터 들어봅니다.

여①제 나이가 이제는 50대 후반이니까 그 나이에 무대에서 노래하겠다, 이런 생각조차 못했거든요. 노래한다, 이런 거는 다 제가 이미 다 접은 상태로 이렇게 한국에 왔는데 노래를 할 수 있다, 하는 이게 엄청 좋았거든요. 이렇게 와서 참가해서 무조건 노래를 부르고 갈때는 마음이 싹 다 풀리고 뭐가 뻥 뚫려가지고 가는, 여기 와서 마음껏 웃고 소리 지르고 그래도 누구 하나 나른 흉보는 것도 없고 내 마음껏 노래 부르고 간다는 그게 정말 그 때는 행복하거든요. 제가.
여② 노래 부를 줄도 몰랐고 제가 여기 와서 아, 어 하는 거 자체도 몰랐는데 여기에서 1년 넘게 합창하다 보니까 이제는 음을 다룰 줄 알고 또 진짜 너무 발전했어요. 애들한테도 우선 자랑이거든요. 우리 엄마 합창단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그리고 또 애들한테 기쁨이지 또 자랑스럽죠. 한마디로.


북한이탈주민과 지역주민이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기 위해 만들어진 남북어울림합창단.
창단 후 5년여의 시간동안 남북어울림합창단은 꽤 유명해졌습니다. 지역행사는 물론이고 광복 70주년 기념 서울시 음악회를 비롯해서 국가행사까지 초청되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처음 창단했을 때는 합창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상주지휘자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처음에는 너무 황당했고, 이건 뭐 이거 나보고 어떻게 하란 말이야, 그래서 사실은 몇 번 난 못하겠다, 이 분들한테 맞는 지휘자 구하라, 몇 번 그렇게 제가 간청을 드렸는데 일단 소리가 너무 달랐어요. 발성이 너무 다르니까요. 북한 발성이 독특한 그 분들의 발성이 있어요. 뭐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앵앵 이런 스타일의 소리를 여기서도 내시는데 거기서는 그거 가지고 노래를 잘 하셨나 봐요. 그런데 여기서 합창을 하거나 또 제가 배운 발성하고 너무 다르기 때문에 그 분들이 날 따라 하기, 또 내가 그런 소리를 듣기, 피차가 너무 힘들었었는데요.

그 뿐이 아닙니다. 합창의 개념도 남북한이 너무 달라 어려움이 많았다고 합니다.

일단 북한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합창이라는 게 없었던 거 같아요. 우리나라는 곱게 소리를 내서 정확한 음정을 내 가지고 하는 합창이고 그 분들은 막 이렇게 독창 비슷한 그런 화음을 맞춰서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막 다 같이 부르는 제창 위주의 합창을 했었던 거 같고요. 지금 우리도 화음을 넣어서 하기엔 힘들어하셔서 사실은 합창이라기보다는 고운소리로 제창위주로 하고 있어요.

노래 하는 법을 처음 익히듯이 발성을 하나씩 교정하고 다듬으면서 남북어울림합창단의 활동이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서로의 눈빛만으로도 소리를 맞추고 마음을 맞추는 사이가 됐습니다. 이들은 남북의 곡 중 합창곡으로 60곡을 선정해 노래집도 만들었습니다.

북한 노래가 굉장히 좋아서 남한 분들도 좋아했고요. 그 다음에 우리가 선곡하는 노래들 남한 노래 북한 분들도 많이 좋아하는 걸 느꼈고, 여지껏 그 레파토리 선정하는데 우리는 싫다 누구는 좋다 이런 문제는 없었던 거 같아요. 통일을 노래한다거나 둘이 하나가 된다고 하거나 그 다음에 이번 같은 경우는 우리가 둘로 나누어지기 전에 부르던 노래가 <봉숭화> 같은 건 우리가 일제시대 때 부른 거니까 우리 둘 이전에 하나였을 때 부르던 노래를 부르면서 다시 하나 됨을 갖다가 우리가 노래하고 있고요.북한노래의 <다시 만납시다> 그 다음에 <반갑습니다> 그 다음에 <황금나무 능금나무 산에 심었소>, <휘파람> 이런 것들 했고요. 남한 노래는요. <세월>, <선구자>, 또 <친구이야기>, 그 다음에 <얼굴> 이 정도 노래를 했습니다.

(노래 한 소절) 황금나무 능금나무 산에 심었소~ 심었더니 마을에 꽃이 피었소~ 봄철에는
구름꽃 하얗게 피고 가을에는 알알이 붉게 익었소~ 아아~ 아아~ 봄철에는 구름꽃 하얗게 피고~ 가을에는~ 가을에는~ 알알이 붉게 익었소~ + 합창 이어지면서

남북어울림합창단원들은 지금까지 살아온 배경도, 과정도 다르지만 같은 노래를 하면서 뭔지 모를 울컥함을 느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고 합니다. 남북어울림합창단 김옥랑단장과 김미례단원의 얘깁니다.

여① <황금나무 능금나무>도 저희들은 모르는 노래에요. 그런데 그걸 하다 보니까 이상
하게 마 음이 통하고 이탈주민들하고 같이 노래를 하다가 마음이 격해가지고 눈물도 흘리는 사람이 있어요. 노래를 못해. 작년에도 그렇게 연주회를 하는데 막 울더라고. 그럴 때 보면 아, 저 사람들 얼마나 마음이 평화로울까 참 잘했다, 이거 만들기를...그렇게생각하고 있습니다.
여② 고향노래 부를 때는 어김없이 저는 눈물 나거든요. 북한 노래 부를 때는. 그 사람이라는 게 북한이 뭐 무슨 정권이 좋아서 그런 게 아니라 자기가 나서 자란 그 곳에 내가 부르던 노래, 그 다음에 그 노래를 부르면 고향이 떠오르고 고향사람 떠오르고 친구들 떠오르고 자식이 떠오르고 혈육이 떠오르잖아요. 그 노래로 다 연상이 되어서... 울지 않으려고 해도 아, 이거 내가 울면 안 되겠다, 해도 그렇게 노래가 나와요. 울음이 나와요.

나의 노래 실력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돼서, 때론 내 소리를 죽이고 다른 이의 노래를 돋보이게 하기도 하는 합창. 남북어울림합창단은 합창을 통해 남북의 어울림과 소통을 몸으로 깨닫고 있는데요. 그래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한은희씨와 김미례씨의 얘기를 차례로 들어보시죠.

여① 저는 이탈주민 정착도우미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제 이렇게 합창을 하면 꾸준히
만날 수 있고 그러다 보니까 연결고리가 몇 년 되는 친구도 있고 그러다 보니까 속내음도 그런 거를 열어놓더라고요. 그러니까 저도 정착도우미하면서 여기서의 다른 분들을 만나니까 그 분들을 도와줄 때 더 몰랐던 것도 알고 그래서 저는 많은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여② 하모니 맞춰간다는 자체가 서로 마음도 맞춰가고 이게 다 서로 배우거든요. 우리가 한국 분들한테서 이렇구나, 하는 것을 배우고 또 문화도 배우고 실제 전 여기 오면 옷차림까지도 찬찬히 보거든요. 우리가 처음에 와가지고, 저는 또 우리는 또 북한이탈주민들이 같이 일하는 직장에서 일하고 하지만 이 분들은 이럴 때 어떻게 이야기한다, 이런 문화도 배우거든요. 여기 와가지고. 그리고 또 이 분들이 우리 김치나눔행사랑 많이 하거든요. 우리는 아직까지 이렇게 너무 빡빡한데서 살아서 남한테 베푸는 삶이나 이런 거까지는 크게 생각 못하고 살아왔거든요. 저렇게 좀 앞으로 저렇게 살아야 되겠다, 이런 마음가짐도 가지게 되고, 하여튼 이모저모로 저는 여기 일거양득인 게 아니라 한 일거오득 쯤 하는 거 같아요. 합창단에 와가지고.

이상주지휘자는 남과 북이 노래를 함께 부르며 서로의 표현을 배우고, 다르게 살아온 환경과 살아온 역사를 인정하는 남북어울림합창단이야말로 통일예행연습이라고 얘기합니다.

저는 합창이라는 것은 그런 어떤 문화적으로 굉장히 우리 사회에 또 우리 모든 인간관계에 굉장히 중요한 거거든요. 여긴 더욱 더 그렇죠.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거니까요. 생각도 다르고 사고방식도 다르고 살아온 양식도 다르고 막 그런데 합창으로 소리로 하나가 되는거니까요. 우리는 이걸 통일연습이라고 해요. 우리가 하나 되는 것은 장차 우리가 하나됐을 때 미리 예행연습이라고 생각하고 우리 하고 있어요.

그동안 크고 작은 무대에 경험한 남북어울림합창단원들은 통일 후 북한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을 간직하고 있는데요, 그 간절한 꿈이 담긴 남북어울림합창단의 <휘파람>들으면서 목요진단 한반도,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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