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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북한요리전문가, 안영자

2017-07-13

북한요리전문가, 안영자
북한요리전문가인 안영자씨는 요즘 북한장 재현에 여념이 없습니다.

조선 사람이 다 조선이 다 똑같지. 뭐 남한 된장, 북한 된장이 따로 있어요. 우리가 된장이 이라는게 발효제품이잖아요. 균을 살려서 그 균을 발효해서 하는 된장이잖아요. 그러니까는 우리가 된장을 삶고, 삶는 건 여기 사람 다 같아.

다 같은 한민족 사람이기 때문에 남한이나 북한이나 된장 만들어 먹는 건 다 똑같다는 북한이탈주민 안영자씨. 그러나 장맛이 다르게 느껴지는 건 집집마다 전해지는 손맛이 다르고, 지방마다 기후가 달라 원료배합이 다를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우리가 장이라는 건 우리가 끓였을 때 구수한 맛. 그걸 살려서 해야 돼 북한에는 고추장 메주 자체가 달라요. 그러니깐 고추장이라는 건 어떤 맛이냐면 진달래 맛이 나야 돼요. 진달래 꽃 맛이 나야 돼요. 처음 듣는 말이죠. 고추장에서 진달래 맛이 어디서 나는 줄 알아요? 바로 솔잎에서 나와요. 왜 옛날에 우리 부모들은 소나무 밑에다 된장독을 놨어요. 이해되죠. 고추장이라는 건, 고추장은 솔잎에서 메주를 띄워야 돼요. 그래 거기서 해야 고추장이 진달래 맛이 나요. 우리가 고추장, 된장 제대로 해야 간장도 소금물에 풀어서 시꺼멓게 색깔 들인 게 그 간장이야. 된장은 콩 거기서 띄워야 돼. 거기서 온도, 습도 제대로 보장해야 제대로 된 메주가 나와서 우리가 유명한 된장이 나올 수 있어요.

안영자씨는 북한에서 20년 가까이 요리사로 일했습니다. 원하면 어디서든 요리를 배울 수 있는 남한과 달리 북한에서 요리를 배우고 직업으로 삼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안영자씨는 북한 요리 전문 특설학교에서 3년간
교육을 받았는데요. 농사를 지으면서 갖가지 채소의 특성과 함께 다양한 조리법, 불조절에 따른 재료의 향과 색 맛의 변화 등이론공부를 마친 후에야 비로소 요리 실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저 학교 졸업하고, 18살에 학교 졸업하고, 공식적으로 추천받고 그리 가서 공부, 2년 반 공부하고, 실습을 한 6개월하고, 교육과정이 특별하게 따로 교육을 시키는 과정. 순 요리만 배워주는 과정이에요.우리가 조선 사람이니까 조선 요리를 배우죠. 조선 사람들이 먹는 요리라는 건, 전통적이라는 건,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게 있어요. 밥부터 시작해서 국, 탕 문화부터 시작해서 모든 걸 다 배우죠. 학생이 우리가 처음에 42명인가 했는데, 마지막에 졸업할 때 26명밖에 안됐어요.거기는 좀 특이해요. 우선 건강해야 되고, 생활이 깨끗해야 되고, 그 다음에 요리도 잘해야 되고, 공부도 잘해야 되고 그래요.

강도 높은 요리사 교육과정을 마친 안영자씨는 북한 인민부 초대소에 있는 주방에서 북한 고위층 간부와 외국 국빈들을 위한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경력을 가지고 있지만 안영자씨는 남한에 정착하면서 자신의 요리사 경력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20년 동안 요리하라면 그냥 하겠어요? 여기 한국하고, 북한은 달라요. 북한은 돈 받고 일하는 데 아니에요. 거기는 너는 당에서 하는대로, 당에서 너를 공부시켜주면 너는 꿈 안 꾸고 거기서 일해, 라는 기계적인... 거기 정책 따라서 일해야 되지만, 한국에 와서 자유나라인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도 있잖아요. 내가 뭐 요리를 배웠다고, 끝까지 요리하는 게 아니잖아요. 북한은 할 수 없어서 너는 당에서 공짜로 배워줬기 때문에 너는 무조건 거기서 목숨 걸고 일해라 하지만, 자본주의 나라 와서 내가 하고 싶은 취미생활 할 수도 있잖아요. 여기서 요리사 하기 싫었어요 왜? 거기서 나는 너무 힘들고, 고된 직업이고, 그 뜨거운 데서 나는 싫어요. 물질하는 자체가. 여자들 물질하는 누가 좋아하겠어요. 그래서 나는 아예 입 밖에 내지 않았어요.

보람은 없고 힘든 노동으로만 느껴졌던 요리. 특히 한 참 멋을 낼 나이에도 군복을 입고 요리만 하는게 안영자씨는 싫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한에 와서는 의상 관련 일을 하면서 한동안 옷 만드는 재미에 빠져서 살았는데요. 요리 실력은 감춘다고 감춰지는게 아니었습니다.

주변 지인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다보니 솜씨가 남다르다는게 소문이 났고. 2014년부터는 ‘북한전통음식 문화연구원’에서 북한요리교실을 맡게 됐습니다. 안영자씨의 강의를 들었던 사람들은 요리를 전공하거나 요리를 가르치는 교수들이었는데요 그 반응은 대단했습니다. 이 강의를 계기로 케이블 텔레비전의 요리 프로그램에 북한팀 대표로 출연하면서 대중의 관심까지 받게 됐습니다. 현재 안영자씨의 일을 돕고 있는 안세민씨도 북한요리교실 수강생이였습니다.

안영자 선생님은 이 요리는 어떤 맛으로 먹는 요리입니다 부터 나와요. 고기의 예를 들어서 고소한 맛이라던가 아니면 담백한 맛을 살리기 위해서 부재료로 또 뭘 넣어야 하고, 그 다음에 양념도 또 살릴 것은 살리고 죽일 것은 죽여야 하니까 거기에 맞춰가지고 양념도 마치 공식처럼, 그렇게 알려주시더라는 거죠. 일단은 선생님하고 다니면서 느꼈던 거는 각각의 요리든, 그게 장이든 간에 각각에서 나와야 할 결과물에 대한 맛들이 정해져 있어요. 이 요리는 최종적으로 어떤 맛이 나와야 해, 그 기준을 가지고 중간중간 맛을 점검하면서 맞추어 가더라는 거, 그게 좀 많이 달랐어요.

북한은 폐쇄사회이기 때문에 서양식 요리가 거의 없고 외국에서 들어온 식자재가 있어도 모두 한식화해서 새롭게 만든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에는 전통적인 요리법이 많이 남아있는 편인데요, 안영자씨는 북한에서 교육 받은 자신의 요리는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면서도 재료간의 맛과 영양소가 잘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모든 게 재료 맛. 구수한 재료의 맛. 그대로 그 맛을 살리려고 하지. 북한의 요리라는 건 단순해요. 그 재료의 맛을 살리기 위해서, 이럴 땐 어떻게 살려야 되며 나쁜 맛은 버리고 좋은 맛을 잘 내야 된다. 그리고 소고기하고 우리가 마른 명태 있잖아요. 그게 궁합이 맞아요. 우리가 그러면 소고기, 마른 명태 지지개 해요. 그리고 마른 명태 우리 자반 있잖아요. 거기다가 소고기 같이 볶아 먹어봐요. 엄청 맛있어요. 그게 바로, 우리가 소고기 떼기에 마른 명태를 넣는, 우리 소고기 육수를 끓일 때 명태를 넣잖아요. 육수가 더 구수하고 더 맛있어요. 그게 바로 우리 그런 궁합이라고 하고, 그 다음에 돼지고기 할 때, 돼지고기랑 우리 약방의 감초처럼 돼지고기는 감초야. 아무재료에다 돼지고기 넣고 볶으면 다 맛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모든 궁합을 따지며 요리해요.

너무 힘들어서 요리사 일은 잊어버리고 싶었지만 안영자씨에게 요리만큼 신명나는 얘기는 없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요리한 음식을 사람들이 맛있게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안영자씨. 안영자씨에게 북한의 여름철 건강식을 물어봤습니다.

여름엔 기본적으로 냉면이 특기고, 그 다음에 두 번째는 뭐인가. 우리가 말하면 초계탕. 초계탕 사람들 또 말해. 녹두묵탕이라 해요. 왜 녹두묵탕이라 하는가. 녹두로 묵을 해서, 닭고기를 삶아서 버섯을 넣고, 차게 먹고 하는 녹두묵탕도 있고, 그 다음에 수수단자라 해서, 수수단자를 차게 해먹는 거 있는데, 오징어를 차게 해서 오징어 냉채도 있고, 이렇게 다 차게 먹는 음식이 여름마다 지방마다 다 달라요. 여름이라면 수수 있잖아. 수수완자로 해서 콩물에다 해서 먹는 거 있어요. 수수완자. 수수를 완자처럼 빚어서 꿀에서 건져서 콩물 갈아서 시원하게 먹는 것도 있고, 그 다음 어떤 사람들은 여러 가지 녹두묵을 해서 김치랑 해서 우리가 여기서 김치물 해서 먹는 것처럼 해먹는 것도 있고, 여러 가지. 지방에 따라서 내가 차게 하는 게 여러 가지예요. 어떤 사람들은 생선을 숭어 같은 거든, 회를 쳐서 나박김치에다 해서 말아먹는 것도 있고, 생선으로 회를 해서 회 육수를 먹는 사람도 있고,

무더위를 식혀줄 여름 건강식을 남북이 함께 나눌 날을 기대하면서 목요진단 한반도,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아나운서 배창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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