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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사뿐사뿐 황톳길이 좋아라.. 장태산 계족산성

2013-04-05

사뿐사뿐 황톳길이 좋아라.. 장태산 계족산성
새싹이 돋기 시작하면 온 몸이 근질근질하다. 집안에 있다 보면 어딘가로 가고 싶어진다.
하여 차를 타고 달리노라면 차 안에서 맞는 바람도 성에 차지 않는다. 되살아나는 자연 속으로 들어가 만끽하고 싶어진다. 그럴 땐 대전에 있는 계족산성을 올라볼 일이다. 첨단과학의 메카 대전광역시 내에 자리한 장동 삼림욕장은 국내 유일의 맨발 걷기와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곳이다. 총연장 13km에 걸치는 계족산 코스를 따라 황토 길을 걷거나 뛰다보면 발바닥은 얼얼하지만 숲과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를 한껏 들이마시며 자연인이 될 수 있다.

과학보다 더 좋은 자연이 있는 대전광역시

사실 대전하면 자연보다는 과학도시라는 이미지가 먼저다. 대한민국 중앙부에 자리한 대전광역시는 한반도의 테크노 허브, 한국과학의 중심이 되는 대덕 연구단지가 자리하고 생명공학, 항공우주, 전자통신, 에너지 기술 등 첨단과학연구소가 들어서 있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곳이다. 아이들과는 엑스포 과학공원에서 신나게 놀 수도 있다. 더불어 자연 또한 훌륭하다. 대전의 동북쪽 계족산에 자리한 장동산림욕장은 대전시청에서 7km 남짓한 거리라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자연이 제대로 보존되어 있다. 1995년 6월에 개장한 장동삼림욕장은 진입로에서부터 반딧불이 서식지의 안내판이 보인다. 입구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야생화단지가 조성되어 있고 왼쪽으로 맨발지압시설이 보인다. 맨발걷기 지압 길을 걸을 때 몸이 좋지 않은 사람은 발바닥이 많이 아프다고 한다. 이러한 지압시설과 세족장은 장동 삼림욕장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삼림욕장을 서서히 걸으면 목련, 개나리, 벚꽃, 진달래 등 봄꽃들이 부산히 지나는 광경이 보인다.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싹이 돋고 잎이 피고 꽃이 맺는 자연의 섭리가 경이롭기만 하다. 곧이어 사방댐이 나타난다. 계족산을 품고 있는 에메랄드빛의 사방댐에는 크고 작은 물고기를 비롯해 청둥오리와 자라가 산다. 지나는 방문객의 말소리와 발소리에 반갑게 인사하는 오리와 자라는 장동산림욕장의 마스코트다. 더불어 씨름장, 물놀이장, 숲속의 문고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가족단위 방문객들에게 만족감을 주고 있다.

맨발로 걷기 좋은 장동 삼림욕장 길

여름이면 나무학교가 열리는 임간교실에 도착하면 얼추 삼림욕장을 돌아본 셈이다. 그런데 이곳에서부터는 빽빽한 나무가 집결되어있는 오르막 산길이 이어진다. 이른바 깔딱 고개라 할 수도 있다. 삼림욕장에서부터 직선코스로 1.3km 거리에 계족산성이 있다. 423.6m의 계족산은 봉황산으로 불렀으나 조선시대 송 씨 문중의 어느 학자가 보배로운 이름은 감추어야 한다고 하여 계족산이라 부른다는 설이 있다. 능선을 따라 3km 정도 이어지는 계족산성에 올라서면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진다. 건너편 산자락에 임도를 따라 만개한 벚꽃길이 그림 같으며 대덕과학단지도 보인다. 동쪽 산과 숲 사이로는 대청호의 푸른 수면이 시원하다. 계악석조라하여 계족산성에서 보는 낙조가 특히 아름다워 대전8경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 지역은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의 접경 지역이었다.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했기에 신라와 백제가 치열한 전투를 치르던 격전지로 고분군, 절터, 저수지, 봉수대, 가마터 등이 발굴되고 있다. 계족산성에서 내려오다 보면 중간 중간 임도와 만나게 되는데 잘 닦인 임도를 따라 달리는 MTB 마니아들과 맨발로 걷거나 뛰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오늘은 내가 쏜다! 전폐(箭幣)

대전의 명물 두부 두루치기를 먹은 후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선현들의 말씀이 백번 맞음을 다시한번 느끼며 화폐박물관에 들렸다. 동전, 지폐, 엽전, 별전 등 6만여점의 화폐관련 자료가 전시되어 있는 곳이다. 제1전시실은 한국 최초의 주조화폐인 건원중보(996)를 비롯해 해동원보(1097), 조선시대의 대표적 화폐인 상평통보 등 고려·조선·근대주화를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다. 게중에 전폐(箭幣)라 하여 1467년 세조 13년에 주조된 돈이 있다. 다른 말로 ‘화살촉 돈’이라고도 하는데 화살촉의 길이가 55mm 꽂는 부분이 52mm 로 양쪽에 팔방통보라고 새겨져 있어 팔방통보 또는 유엽전이라고도 하였다. 조선 초에는 국가적 사업으로서 저화나 동전을 법화로 유통시키려고 했지만, 사용이 저조, 성공하지 못하였다. 그런데도 세조는 신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법화로서 전폐를 주조, 유통시켰다. 당시에는 여진족의 침입이 찾아 골칫거리였는데 전폐의 경우 평상시에는 돈으로 쓰다가 전쟁시에는 화살촉으로 사용하는, 화폐의 경제성뿐만 아니라 유사시 화살촉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실용적 측면도 있었던 것이다. 이밖에 종이돈 만드는 과정, 엽전을 만드는 광경을 보고 로비에서 만원권 지폐에 세종대왕 대신 자신의 얼굴을 넣고 기념사진 하나 찍은 후 화폐박물관을 나왔다.

계족산 발치에 자리한 역사유적들

또다른 명소들로 계족산 발치에는 동춘당, 우암사적공원 등 문화유적지가 산재해있다. 우암사적공원은 조선 숙종 때 우암 송시열(1607~1689)이 학문을 닦던 남간정사를 비롯해 선생의 영정이 모셔진 남간사 등이 있으며 숲이 우거진 골짜기를 끼고 있어 휴식의 장소로도 좋다. 이중 남간정사는 1683년 건립되었다. 조선시대 성균관·향교·서원과 같은 교육기관으로 개인이 건립한 사숙의 경우 별채에 ‘정사’라는 편액을 붙이기도 하였다. 계곡에 있는 샘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을 건물의 대청 밑을 지나 연못으로 흘러가게 하였는데, 그 기법이 독특하다. 뒤편 언덕에 있는 남간사는 후에 건축된 것이고 한말에 유림의 발의로 송시열의 문집인《송자대전(宋子大全)》의 목판이 조성되었는데 남간정사 장판각에 보관되어 있다. 동춘당은 조선 효종 때 대사헌, 이조판서, 병조판서를 지낸 동춘당 송준길(1606~1672)이 48세 되던 해(1653년)에 지은 별당이다. 늘 봄과 같다는 뜻의 동춘당은 그의 호를 따서 이름 붙인 것으로 현재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9호로 지정되어 있다. 역시 공원화 되어 대전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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