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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봄에 가기 좋은 사찰, 마곡사

2013-05-03

봄에 가기 좋은 사찰, 마곡사
충남 공주시의 대표적인 두 절집 경치를 일러 흔히 ‘춘 마곡, 추 갑사’(봄 경치는 마곡사, 가을 경치는 갑사)라 한다. 그렇다면 봄의 마곡사는 볼것이 없다는 말인가? 절집을 품은 태화산 자락 소나무숲길엔, 잎도 없이 무성하게 핀 진달래 무리가 아우성이었고, 꽃나무며 덩굴식물들 가지마다 파릇파릇 새 기운, 새 희망이 내뻗쳐 어지러웠다. 봄빛으로 물들어가는 태화산 자락 천년 절집으로, 걷고 물으며 생각에 잠기는 명상 여행을 떠나볼만한 곳, 마곡사에 대한 제 모습을 찾아보자.

마곡사는 어떤 사찰?
신라 선덕여왕 9년(640년)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여러 차례 중건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마곡사가 자리 잡은 태화산이 태극형을 띠고 있어 《택리지》, 《정감록》 등에서는 전란을 피할 수 있는 명당으로 꼽고 있는데 사찰을 끼고 흘러가는 태화천 역시 태극의 형상으로 휘어지며 흘러간다. 가람의 배치도 그 의미가 깊어 사찰을 가로지르는 태화천의 북쪽은 극락세계를 상징하여 대웅보전과 대광보전이 자리 잡고 있으며 태화천 남쪽은 현세를 상징하여 스님들의 수행공간인 영산전, 수선사, 매화당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보물 제800호인 영산전은 마곡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데 조선시대(1651년) 각순대사가 중창하며 지은 것으로 석가모니불과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담은 팔상도를 모신 법당이다. 천불을 모시고 있어 천불전이라고도 불리는 영산전은 조선시대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는 자료가 된다. 해탈문과 천왕문, 수행 공간이 소박하게 자리 잡은 공간을 지나면 태화천을 가로지르는 극락교를 만나는데 그 다리 위에 서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영험한 기운이 감도는 대광보전과 대웅보전이 눈에 들어온다. 진리를 상징하는 비로자나불을 모신 대광보전은 보물 제80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조선 순조 13년(1813년)에 다시 지은 것이다. 팔작지붕에 꽃모양 문살과 정교한 용머리 조각이 아름답고 불상을 모신 내부도 정교하고 풍부한 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대광보전 위쪽으로 자리 잡은 대웅보전 역시 보물 제801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약사여래불과 아미타불을 모시고 있으며 2층에 걸린 현판은 신라시대의 명필 김생이 쓴 것이라 한다.

마곡사와 백범 김구의 인연
마곡사가 자리잡은 공주시 사곡면 일대는 ‘난을 피해 숨어살기 좋다’는 이른바 ‘십승지’의 하나로 꼽혀온 곳으로.. 백범 김구 선생이 청년 시절, 일본의 명성황후 시해에 분개해 일본군 장교를 죽이고 잡혀 갇혔다가 탈옥한 뒤 숨어들어온 곳도 마곡사였다. 백범은 1898년 가을 원종이란 법명으로 출가해 이듬해 봄까지 마곡사에 머문다. 백범이 승려 신분으로 맞이했던 봄의 신록을 즐기며 산책할 수 있는 길이 ‘태화산 솔바람길’이다. 솔바람길 3개 코스 중 가장 완만한 ‘백범 명상길’(3㎞) 출발점이 대적광전 옆이다. 광복 뒤 다시 마곡사를 찾은 백범은 대적광전 기둥에 걸린 주련의 ‘각래관세간 유여몽중사’(돌아와 세상을 보니 모든 일이 꿈만 같구나)라는 글을 다시 보며 감동해, 대적광전 옆에 향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향나무 옆 ‘백범당’엔 백범이 일행과 찍은 사진, 그가 평소 즐겨 써온 ‘답설야중거’(서산대사의 선시) 휘호 등이 걸려 있다. 빛바랜 사진 속 대적광전 주련의 글씨들은 선명한 흰색인데, 이젠 실물 주련의 글씨가 빛바랜 모습이다.

백범 김구 선생 자취 따라 걷는 태화산 솔바람길 트레킹
백범이 삭발할 때 떨어지는 상투와 함께 눈물도 떨궜다는 ‘백범 삭발 터’를 지나 마곡천 물길 건너 소나무숲길을 오르며 명상길은 시작된다. 태풍으로 쓰러진 아름드리 소나무들 곁에도, 가지마다 초록 새순을 내민 참나무들 밑에도 따스한 봄햇살이 파고들어와 제비꽃·현호색·양지꽃 들을 앙증맞게 피워올렸다. 오를수록 솔바람소리 자욱해지는 숲길을 앞서서 날고 뛰는 것들은, 꿩꿩 제 이름 외치며 날아오르는 장끼와 흰 궁둥이 보이며 내빼는 노루들이다. 무더기로 피어난 진달래들이 발길을 멈추게 할 무렵 소나무숲길은 내리막이 되고, 명당 중 명당이라는 군왕터에 이른다. 군왕터는 능선 끝자락에 튀어나온 작은 빈터인데, 주변에서 가장 땅의 기운이 센 곳이라고 한다. 군왕이 나올 만한 자리라 하여, 옛날부터 몰래 무덤을 쓰는 이들이 많아, 조선 말기 암매장된 유골들을 모두 파내고 돌을 채워 넣었다고 한다. 조선 세조도 이곳에 올라 보고 감탄했던 명당이라고 전해온다. 명당을 뒤로하고, 잘못 내디디면 허당인 가파른 참나무숲길을 한동안 내려오면 다시 마곡사 경내에 이른다.

신록 속에서 체험하는 마곡사 템플스테이
명상·치유 템플스테이로 이름난 마곡사, 아름다운 절집을 가장 아름답게 누리는 방법은 뭘까. 절에 고요히 머무는 일이다. 사찰의 일상생활을 체험하는 동안 세상사 잡생각 다 떨치도록 이끌어주는 일정이 ‘템플 스테이’다. 무한경쟁 속에 앞서 나가느라 지치고, 뒤처져 따라가느라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쉬고 가라앉히며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다. 마곡사 템플스테이는 명상, 스님과의 대화, 108배 등 일정으로 이뤄진 휴식형(일~금요일, 1박2일)과 범종체험·108염주꿰기·발우공양체험 등이 포함된 체험형(토, 1박2일) 2가지가 마련돼 있다. 공통적으로 솔바람숲길 거닐며 명상하기와 밭농사 돕기(울력) 일정이 들어 있다. 곽현준 템플스테이 팀장은 “마곡사 템플스테이는 자연환경 공부와 밭농사 등이 중심이 된 생태체험형 일정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간김에 창벽산 자락도 돌아보길
창벽산 30분 올라 누리는 금강 물줄기 전망 백제 고도 공주의 숱한 역사유적 답사를 전후해 짬을 내 찾아가볼 만한 전망 좋은 산이 있다. 굽이치며 흘러가는 금강 물줄기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반포면 마암리(말바위)의 창벽산이다. 금강 물줄기가 만들어낸 깎아지른 절벽 창벽(청벽)을 품은 산인데, 창벽은 공주 10경 중 하나다. 마암리 청벽가든 건너편에서 20~30분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 산 정상 못미처(흰 밧줄 계단 위) 절벽 꼭대기에 이른다. 공주 시내 쪽으로 흐르는 금강 물줄기와 첩첩 산줄기·다리들이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 여름이면 물길 위로 떨어지는 해넘이 풍경을 찍기 위해 사진가들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말아구’(말어구)로도 불리는 마암리엔 금강 물길 쪽으로 말 머리처럼 튀어나온 산 능선이 있다. 이른바 ‘갈마음수형’(말이 물을 마시는 형국)의 지형이다. 창벽 상류 불티교(빨간색 다리) 쪽은 세종시 지역이다. 잘 가꿔진 금강수목원의 들머리가 불티교다. 충남도 산림박물관도 수목원에 있어 들러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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