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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꾸덕꾸덕 말라가는 겨울의 맛, 구룡포 과메기

2012-12-14

꾸덕꾸덕 말라가는 겨울의 맛, 구룡포 과메기
겨울철 별미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과메기. 몇 년 전부터 겨울이면 과메기의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른다. 약간은 비린 듯한 과메기는 초보자가 시도하기에 조금 부담스러운 감이 없지 않다.
과메기 이름의 유래에 대해선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물고기의 눈을 나뭇가지에 꿰어 말렸다는 의미의 관목어가 발음이 변했다는 얘기고, 다른 하나는 꼬아 묶어 말렸다는 뜻의 꽈배기에서 연유되었다는 것이다. '소천소지'라는 조선시대 재담집에 실린 일화이니 관목어에서 유래했다는 첫 번째 이야기가 더 설득력이 있다. 어쨌든 원래 과메기의 재료는 청어였다. 겨울철 부엌 살창에 청어를 걸어두면 얼었다 녹았다 하며 맛있는 과메기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영일만 일대에서 청어가 잘 잡히지 않아 꽁치로 대체됐었다.

구룡포가 과메기로 유명한 이유

구룡포 과메기가 품질이 좋은 이유는 구룡포의 바람, 온도, 습도 등이 과메기 생산에 최적의 환경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백두대간을 타고 불어오는 북서풍이 영일만 해풍을 구룡포로 몰아주어 과메기가 잘 마르는데다 소금기를 머금은 북서풍이 밤낮없이 불어 과메기 건조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부패를 막아준다. 또 영하 4~5도에서 영상 10도의 온도와 50%가량의 습도를 지니고 있어 과메기 건조의 적지로 평가되고 있다. “과메기 맛의 원천은 바람입니다. 바람의 온도 차가 심하면 과메기가 황태처럼 푸석푸석해지지요. 센 바람이 불면 겉껍질만 말라 속살이 상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과메기를 '바람의 아들'이라 부르기도 하지요” 과메기 덕장 아저씨의 말이다. 바람의 아들. 참 멋진 표현이다.

바람의 아들, 과메기

7번 국도를 남쪽으로 달려 닿는 호랑이 모양 우리나라 지도의 꼬리 부분, 포항 구룡포. 바다에서 아홉 마리 용이 승천하였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구룡포는 차에서 내리자 공기부터 다르다. 차긴 찬데 살을 에는 듯한 냉기가 없다. 산을 넘어온 건조한 북서풍이 동해의 해풍과 만나서 그렇다. 과메기의 본 고장인 포항 구룡포에 도착하면 해안마다 덕장에 줄줄이 꿰인 과메기가 바람에 날린다. 골목이나 마당, 옥상 등 조그만 공간이라도 나면 과메기 말리는 진풍경이 펼쳐지니 밤사이 차디찬 바닷바람에 얼었다 한낮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녹았다를 반복하며 발갛게 해풍에 익어간다. 과메기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한 마리를 통째로 말린 '통과메기'랑, 반으로 갈라 내장 없이 말린 '배지기'다. 통과메기는 말리는 데 보름 정도 걸리고, 먹기 전에 다시 손질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배지기가 등장했다. 통과메기는 꽁치를 짚에 통으로 엮어 말리는 것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꽁치 내장 맛이 생선살 속으로 녹아들어 더욱 독특한 맛을 낸다. 하지만 날 생선을 오랜 기간 말려야 하는 부담 때문에 생산 어민들도 기피한다. 실제로 요즘 파는 과메기는 대부분 배지기다. 과메기를 말리는 것을 보면 그저 물에 담갔다 꺼낸 후 널어놓기만 하면 되는 듯 쉬워 보이지만 잔손길이 많이 간다. 얼어있는 꽁치를 해동해 배를 가르고 내장과 뼈를 제거하는 것이 과메기를 만드는 첫 단계다. 이때 널 것을 대비해 꼬리 쪽은 붙여준다. 이렇게 손질한 꽁치는 바닷물로 두세 차례 씻은 뒤 민물로 씻어낸다. 불순물제거는 물론이고 비린내를 잡아 담백한 맛을 내기 위한 과정이다. 세척을 마친 꽁치는 대나무 대에 척척 걸려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덕장에 비로소 걸리게 된다.

과메기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

과메기를 먹는 법은 간단하다. 우선 과메기의 껍질을 벗겨야 한다. 껍질은 머리 쪽에서 꼬리 쪽으로 껍질을 당겨 벗긴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후 배춧잎 위에 바다 냄새 물씬 나는 돌미역 올리고, 초고추장 양념에 과메기 실파 풋고추 마늘을 더해 단단하게 쌈을 싸서 입에 넣는다. 비릿하며 꾸덕하게 씹히는 과메기 살에 맵고 아삭하게 씹히는 실파 풋고추 마늘 맛이 어우러져 상큼하다. 초고추장의 톡 쏘는 새콤함도 한몫 거든다. 씹을수록 독특한 과메기의 고소한 맛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꽁치의 풍부한 단백질과 지방 때문인지 소주와도 잘 어울린다. 과메기는 구룡포항 공터에 늘어선 점포에서 시식하고 구입하고 택배를 시킬 수도 있다. 과메기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먹고 싶다면 포항 죽도동 중앙교회 옆에 있는 과메기 특구 김순화 식당을 찾아볼만하다. 20년 이상 과메기 요리만 해온 곳으로 일반적인 쌈요리를 벗어나 과메기 초밥, 과메기 튀김, 과메기 정식, 과메기 무침, 과메기 구이 등 다양한 요리를 선보인다.

과메기의 영양 : 과메기에는 머리에 좋은 DHA와 성인병 예방효과가 뛰어난 불포화지방산 EPA의 함량이 등 푸른 생선의 대표로 꼽는 고등어보다 높다. 과메기는 또 숙취 해독과 노화방지, 미용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성분도 많다. 토코페롤(비타민E)과 칼슘의 경우 과메기는 100g당 각각 1.31mg, 58.4mg으로 고등어 0.96mg, 38.2mg보다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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