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Go Top

여행

노루와 타조가 노니는 동화의 섬, 나미 나라 공화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2013-06-21

노루와 타조가 노니는 동화의 섬, 나미 나라 공화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서울에서 63km. 가랑잎 같기도 하고 반달 같기도 한 모양의 섬이 하나 있다. 하늘까지 뻗어 오른 나무들과 광활한 잔디밭에서 자연과 동물과 친구 되는 동화 같은 곳이다. 넓이 13만 평, 둘레 6km의 이 섬은 이상한 곳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강원도 남산면 방하리 이면서 모든 생활 수단과 이를 보조하는 기반시설은 경기도 가평군의 것.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구분하자면 남이섬은 춘천에 속해 있다. 하지만 남이섬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반드시 이용해야만 하는 남이섬 배 선착장은 가평에 있다. 그래서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동화 속 환상의 섬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섬을 찾아가는 길에는 북한강이 친구가 되어 주고 이색적인 모습의 카페와 미술관이 손을 흔들며 반긴다.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며 즐기는 수상스포츠로 한여름 더위가 물보라와 함께 날아가기도 한다.


남이섬에 들어가기 위해 거쳐야 할 절차들
그렇게 도착한 섬의 이름은 남이섬. 하지만 남이섬으로 들어가기 위해 선착장에 도착하면
‘Welcome to Naminara Republic'이라 쓰여 있다. 원래는 홍수가 났을 때만 고립되었던 이섬이 청평댐의 건설로 2006년 3월1일, 청평호수 위 독립된 ‘나미나라공화국’이 되었다. 꿈이 있는 하나의 문화 공화국으로 ‘나미 나라 공화국’이 되었음을 선포했음이다. 나미 나라 공화국 입국을 환영한다는 풀이 글과 함께 나미 나라 공화국 여권 발급 안내판이 보인다. 블루 패스는 1년간 남이섬을 무제한 입장할 수 있는 단기 여권, 골드패스는 남이섬 입장과 문화행사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평생 여권으로 5년마다 갱신하는 것이다. 또 남이섬 내에서만 사용하는 금화와 코인이 있으며 매표소는 ‘여권 발급처’ 혹은 ‘출입국 관리소’라 부르고 배타는 곳은 ‘나미 나라 공화국 입국심사대’가 되니 정말로 ‘나미 나라’라는 공화국에 들어가는 기분이 난다.
앞서 남이섬에 들어가려면 필수적으로 배를 타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사실 그건 반쪽짜리 진실이다. 고작 5분이지만 죽어도 배는 싫다는 사람에게는 하늘길이 열려있다. 지난 2010년 설치된 짚와이어 이야기다. 아파트 25층에 맞먹는 80m높이에서 최고 시속 80㎞/h로 남이섬에 날아서 들어갈 수 있게 된 것. 1분30초간의 스릴, 그리고 아찔한 높이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풍광은 사진가에게 있어 포기하기 힘든 광경일 것임에 틀림없다.

섬이 아니었던 섬!
남이섬으로 들어가면 세 개의 지붕을 얹고 서있는 문이 보인다. 총면적 약 48만㎡에 둘레 약 5㎞. 그 거대한 공간을 촘촘히 채우는 것은 자연과 조형과 사람이 가득한 여기서부터가 진정 나미 나라 공화국이다. 나무 위에 삐뚤거리는 글씨가 쓰여 있는 안내판을 따라 섬 안쪽으로 들어가면 미니협궤 열차인 나눔열차 타는 곳과 남이 장군의 묘가 나온다. 태종의 외손으로 17세에 무과에 급제한 남이장군은 ‘백두산 돌은 칼을 갈아 없애고 / 두만강 물은 말을 먹여 말리리라 / 사나이 스무 살에 나라 평정하지 못하면 / 훗날 그 누가 대장부라 하리요’라며 기개가 높던 분이다. 여진족을 무찌르며 26세에 병조판서가 되었던 남이장군은 역모의 누명을 쓰고 스물일곱의 나이에 참을 당하였다. 그의 무덤이 있던 곳이라 하여 이곳이 남이섬이 되었으니 실제 묘는 경기도 화성군 비봉면 남전리에 있다. 하늘을 찌를 듯한 남이장군의 기개는 약 800m 이어지는 잣나무 길로이어진다. 남이섬에 있는 3개의 나무 길 중 제일 처음 만나는 길로 남이섬의 중앙을 길게 관통하며 나눔열차가 다니는 철로와 나란히 이어지고 양옆으로는 푸른 잔디밭이 넓게 펼쳐진다. 섬 안에 놓여있는 철길에 의아해지기도 하니 이는 경춘선이 통과했던 육지였기 때문이다. 남이섬은 원래 육지였던 곳이다. 평소에는 육지였다가 비가 많이 오면 섬이 되기도 했지만 청평댐의 건설과 함께 배를 타야만 갈 수 있는 ‘진짜 섬’이 된 것이다.

세상의 근심과 걱정이 없는 곳
수익금은 유니세프에 기증되는 나눔열차를 타고 중앙 광장으로 이동하노라면 70여종이 넘는 나무숲이 곳곳에 어우러져 있고 메타세콰이어 길, 은행나무길, 잣나무길 등 영화나 CF에서 본 나뭇길과 만나게 된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메타세콰이어 길. ‘겨울연가’의 상징적 배경이 된 길이다. 중앙광장에서 대여하는 자전거를 빌려 타고 이 길을 달리노라면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탄성이 절로 난다. 특히 겨울연가의 주인공들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강변길은 햇살에 부딪는 물결과 더불어 호젓하고 낭만적인 분위기가 그만이다. 자전거는 두 종류가 있으니 스피드와 민첩함을 원하는 연인이나 젊은이들은 전기 자전거가 딱이다. 엄마와 아빠는 양쪽에서 페달을 밟고 아이들은 가운데나 앞쪽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남이섬을 구경할 수 있는 러브자전거 역시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하는 인기 품목이다. 드넓은 진초록의 잔디밭에서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연인과 맛난 도시락을 먹는 가족들의 웃음이 싱그럽다. 때때로 공연이 열리면 잔디마당은 객석이 되기도 하고 족구나 축구를 즐기는 젊은 사람들에게는 운동장이 되어준다. 공놀이를 하고 또 사진을 찍거나 간식을 먹다보면 뜻하지 않은 손님을 만나게 된다. 커다란 몸체와 긴 목이 우스꽝스러운 타조가 나타나 공을 차기도 하고 사진촬영중인 사람들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연인들의 숲으로 가면 사슴을 볼 수 있고 토끼는 숲 곳곳에서 만날 수 있으며 잣나무 아래를 걸을 때는 청설모가 떨어뜨리는 커다란 열매소리에 놀라기
도 한다.

남이섬의 즐길거리들
남이섬을 돌아보다 출출해지면 드라마카페 '연가'에서 옛날 도시락을 먹을 수 있다. 양철 도시락에 양념김치를 깔고 뜨겁게 달군 추억도시락은 새로운 추억하나를 더 만들어 준다. 식사 후에는 3개의 전시관과 야외 문화 체험장이 기다리니 사시사철 실험적인 공연과 작품이 남이섬을 채우고 있다. 어디엘 가도 전깃줄이 없어 사진작가들이 좋아하며, 항상 노래가 흐르고, 재활용품이 멋진 작품으로 탄생하며 예술인들이 마음껏 나래를 펼치는 남이섬. 마지막 배를 떠나보내고 잔잔한 호숫가 벤치에 앉아 도시의 일상을 뒤로 접을 수 있는 곳이다. 그러다 밤하늘의 별을 세고 통나무 오막별장에서 새벽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노라면 인간은 저도 모르게 자연의 일부가 된다. 남이섬은 하루 일정 중 단 몇 시간을 쪼개 둘러보기에는 너무나도 아쉬운 곳이다. [겨울연가]의 명장면을 촬영한 메타세쿼이아길부터 매년 서울시 송파구에서 수거된 은행잎이 폭신하게 깔리는 송파 은행나무길까지 계절의 정취를 흠뻑 느끼며 걸어보는 것도 좋다. CNN이 뽑은 한국의 명소 50곳 중 하나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국내 단일 관광지 기준으로 최고의 외국인 방문객 수를 기록한 곳. 그곳이 바로 나미나라 공화국이다.
Close

우리 사이트는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쿠키와 다른 기술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를 계속 이용함으로써 당신은 이 기술들의 사용과 우리의 정책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자세히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