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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을 걷는 길, 창녕 우포늪 생명길

2013-06-28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을 걷는 길, 창녕 우포늪 생명길
태초의 자연은 어떤 모습일까? 1억4천만년 전 인간이 개입하기 전 태고의 자연을 보고 싶다면 창녕의 우포늪으로 갈 일이다. 국내 최고, 최대 규모의 늪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을만큼 광활한 대자연이 펼쳐진다. 늪을 가득 메운 왕버들, 창포와 갈대, 가시연꽃, 올방개 등 차마 그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자연’이 그곳에 있다.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 답게 특별한 동식물 1천여종이 어어러져 살 고잇는 우포늪을 가만가만 걸으며 겸허한 마음으로 자연속 인간의 존재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1척4천만년의 신비를 간직한 생태계의 보고
우포늪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내륙습지(231만㎡)로 1억 4000만년의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생태계의 보고이다. 흔히들 우포늪을 커다란 하나의 늪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우포(소벌), 목포(나무벌), 사지포(모래벌), 쪽지벌로 이뤄진다. 우포가 가장 넓고 4곳을 통칭해 그냥 우포늪이라 하는데 다 합치면 축구장 210개와 맞먹는 넓이다. 이곳 우포늪을 탐방하기 전에 우포늪의 위상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가시연꽃과 천연기념물 노랑부리저어새 등 160여종의 새와 170여종의 식물과 30여종의 물고기들를 포함 15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아울러 우포늪은 한반도가 생성되던 무렵인 1억 4천만 년 전에 만들어졌다. 하여 우포늪은 1997년 7월 26일 생태계보전지역 중 생태계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됐으며 이듬해 3월 2일 람사협약 보존습지로 지정됐다. 2008년 세계 환경올림픽이라 불리는 람사르 총회의 공식탐방지로 전 세계에 소개된 뒤 한국의 대표 생태관광지로 인정받기 시작했으며 최근 천연기념물 지정(524호)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 등재,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으뜸 명소 8곳’으로 선정됐다. 이 정도 우포늪에 발을 들이는 것이 어느 정도 의미가 있는지 가늠이 될 것이다.

둑방길을 걸어가며 한눈에 내려다보는 우포
우포늪 탐방은 우포늪 생태관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우포늪에 대한 이해, 우포늪의 사계, 살아 있는 우포늪, 우포늪의 가족들, 생태환경의 이해 등의 전시실로 구성돼 있으며 현장감 있는 입체 모형,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자전거를 대여할 수도 있다. 우포늪 생명길은 우포늪을 돌아보는 8.4km의 탐방 코스로 생태관에서 오른쪽 혹은 왼쪽 어느쪽으로 돌아도 상관이 없다. 오른쪽인 대대제방 방향으로 가보자. 일제시대 조성된 대대제방 둑방길을 걸어가면 높은 시야에서 우포를 감상할 수 있고, 오른편 멀리 화왕산이 보이고 둑방길을 1㎞쯤 가면 화왕산 자락에 있는 열왕산에서 발원한 토평천이 우포로 들어온다. 여기서 왼쪽에 있는 사지포쪽으로 접어들면 첫 번째 버들나무 군락이 나온다. 사실 우포늪
은 어느철에 가도 아름답다. 늪 별로 우포에는 가시연이, 쪽지벌에는 노랑어리연이, 사지포에는 물옥잠이 유명하다. 가을이 오면 사람 키를 훌쩍 넘기는 갈대밭이 영화 속 풍경처럼 펼쳐지고 겨울이며 겨울철새들이 하늘을 뒤덮으며 우아한 군무를 연출한다. 그 어느 것이라도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이다.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수량 조절도 하는 우포늪
대대제방은 곧이어 사지포 제방으로 이어지고 제방이 끝나는 부분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산길이 나온다. 이곳에는 사랑하는 연인들이 보면 하트가 수백 개 보인다는 ‘사랑나무’가 잇다. 우포늪의 석양이 가장 멋진 곳이기도 하다. 조금 더 가 굽이를 틀면 솔향 가득한 솔숲길로 들어선다. 이쯤에서 한 번쯤 신발을 벗고 정자에서 쉬어주자. 우포늪을 가장 넓게 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고 우포와 더불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주매마을도 보인다. 눈앞으로 펼쳐지는 우포늪은 늪이라기 보다 호수처럼 보인다. 갑자기 늪과 호수는 어떻게 구분할지 궁금해진다. 람사르협약이 규정하고 있는 늪의 기준은 바닷물, 민물 관계없이 물이 빠졌을 때 수심이 6미터 이하인 곳이다. 늪은 다양한 생물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물을 걸러 주는 정수기능을 하며, 홍수를 막아주기도 한다. 우포늪은 낙동강 본류로 흘러드는 수량을 조절해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물을 마시고 있는 소의 목, 소목마을
이제 소목마을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소목마을에는 편의점 수준의 자그마한 농특산물 판매장이 있고 깨끗한 화장실도 있다. 소목마을에는 우포에서 물고기 잡이를 할 수 있는 고기잡이 허가권을 받은 주민이 살고 있어 붕어를 판매하거나 붕어탕 붕어집을 먹을 수 있는 집이 있다. 이 마을에서 보이는 산은 우황산으로 하늘에서 보면 소가 우포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 형국을 하고 있는데 소의 목에 해당하는 곳이다. 그래서 마을 이름도 소목이라는 말이 있다. 우포는 풀천지라 소를 많이 키운 벌판이라는 뜻으로 ‘우포(牛浦)’가 되었다는 설도있다. 지금도 창녕 사람들은 우포를 ‘소벌’이라 부르기도 하며 다녔으니 전부터 길이 나 있었지만, 2010년 정식으로 길을 개통해 ‘우포늪 생명길’이라 부르고 있다. 소목마을을 지나면 우포를 상징하는 사진에서 많이 보이는 쪽배가 떠 있는 늪이 보인다. 우포늪을 터전 삼아 생활하는 어부들이 이 쪽배를 타고 우포에서 물고기 잡이를 한다. 쪽배 부다는 장대나룻배가 정확한 명칭이다. 이어지는 길의 왼쪽은 목포 늪이다. 홍수가 나면 많은 나무가 떠내려 왔기에 이것을 주민들이 건져 땔감으로 사용했다고 해서 목포(木浦 나무가 있는 늪)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목포제방 끝에 연결된 큰 도로를 따라 조금만 걷다 보면 오른쪽에 바로 사초군락지와 연결되는 징검다리가 나온다. 오른쪽으로 난 작은 실개천 옆으로 줄지어 있는 아름드리 버들은 이곳의 정취를 더욱 풍부하게 해준다. 여름철 비가 많이 온 뒤에는 물이 범람해 걸을 수 없다한다. 오른쪽 쪽지벌을 끼고 사초군락지를 지나면 탐방로가 나오고 조금만 가면 따오기 복원센터가 보이고 곧이어 우포늪 전망대를 지나면 우포늪 생명길의 출발점이었던 우포늪 생타관으로 돌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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