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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즐거운 꺼리가 가득한 강원도 양양

2013-11-08

즐거운 꺼리가 가득한 강원도 양양
가을이 무르익는 요즘, 세상이 아름답다고, 살아볼만하다고 생각될 꺼리들이 있는 곳, 양양으로 떠나본다. 해오름의 고장이라는 수식이가 붙는 양양은 강원도 땅. 북으로는 속초, 남으로는 주문진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동쪽으로는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그곳 양양으로 가려면 홍천에서 구룡령을 넘거나 인제에서 한계령을 넘거나 속초에서 미시령을 넘게된다. 양양의 유명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 일단 동으로 낙산사가 생각난다. 한 때 화마에 크게 피해를 입긴 했지만 다시 건장한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고 있다. 그리고 하조대 해수욕장과 기사문항. 여름철 직장인들의 로망인 곳이며 아래쪽으로 역사의 상흔을 간직한 38 휴게소가 있다. 또 고래들의 휴식처 혹은 고래의 무덤이라고 하는 작은 항구 남애항이 고즈넉하다. 그렇다면 오늘의 여행지는 양양의 어디쯤일까?

양양에서 즐기는 서프라이즈
첫번째 장소는 양양의 해담마을이다. 동해를 코앞에 둔 길목. 강원도 양양군 서면 서림리 해담마을은 해변과 차로 20분 거리에 있다.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에 해가 드리워진 모습을 보고 해를 담는 마을이란 뜻의 ‘해담마을’이라 이름 지었다. 주민 수가 54가구 155명에 불과하지만 1년에 3만 명 정도 찾는 두메산골이면서 명소이기도 한 신기한 곳이다. 하룻밤 묵으며 감자 캐고 개울에서 송어잡고 어릴 적 추억을 되뇌며 지내기 좋은 곳이다. 50만㎡(약 15만 평) 규모의 마을에는 방갈로·펜션·캠핑장 등 다양한 형태의 숙소가 여러 동서 있었고, 논과 밭 사이로 여러 체험시설이 들어서 있었다. 이곳에서 첫 번째 서프라이즈가 기다린다. 그 주인공은 바로 수륙양용차. 땅에서는 자동차처럼 바퀴로 가고 물에 들어가면 배처럼 뜨기에 수륙양용인 자동차를 해외에서는 오리모양으로 만들어 관광객들을 태우고 다닌다. 하지만 양양 해담마을의 수륙양용차는 사이즈가 작다. 덕투어는 스무명 정도 탔던 것 같은데 해담 마을은 수륙양용차는 운전자를 빼면 조수석 한명 그리고 뒷자리에 네 명으로 통상 네명이 적정인원이다. 출발하면 엄청난 굉음을 내며 자갈밭을 달리고 개울로 첨벙~ 편안한 아스팔트 도로와 넓은 찰스강을 유유히 다니는 보스톤의 덕투어와는 비교가 안된다. 자갈밭을 달릴 때는 롤러코스터 타는 것처럼 비명을 지르게 되고, 3m 정도 깊이의 물길로 들어가면 좌우로 솟구쳐 오르는 물보라와 물탕이 스릴 만점이다. 물론 여름에는 온몸을 홀딱 적신다. 여기까지가 A코스. 이제 하늘로 쫙쫙 뻗은 숲속으로 들어가면 B 코스인 정글 투어가 된다. 이 또한 급커브로 돌며 달리는데 스릴만점에 스트레스가 확 사라진다. 20여분의 수륙양용차 코스를 돌고 돌아오는 사람들은 모두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두 번째 서프라이즈는 맛난 먹거리.
해담마을은 물론이고 그 옆마을인 황용마을에서도 맛난 먹거리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양양군 서면 황이리에 자리한 황룡마을은 미천골 휴양림이 있는 마을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황이리는 마을 가운데로 맑고 깨끗한 강이 흐르고 이를 마을을 둘러 싸고 있는 지형이 마치 귀 달린 누런 황룡이 머무는 형상이라 해 예부터 황이리라 칭했으며 2007년 1월에 마을 연시총회에서 주민 만장일치로 `황룡마을'로 부르게 되었다. 그런데 그 마을 아주머니들 솜씨가 얼마나 좋은지 그저 손길만 한번 스윽 지나가면 마법을 부린 듯 밥이며 반찬이며 된장국이 천상의 맛으로 변한다. 특히 함지박 비빔밥이 맛좋은데 넓은 나무 함지박에 방금 한 따끈따끈한 밥을 퍼 담은 후 버섯, 취나물, 곤드레 등 나물을 넣고 고소한 참기름을 듬뿍 넣어 손맛을 팍팍 넣어가며 비빈 후 나누어 먹는 것이다. 더불어 먹는 김치와 장조림, 된장국과 저녁 바비큐 등이 너무나 맛나 먹는 재미와 맛에 다이어트는 포기해야한다.

세 번째 서프라이즈는 예상치 못했던 체험
오후시간 따끈한 마을회관에서 파대만들기를 한다. 파대는 가을철 논이나 밭에 몰려드는 새를 쫓기 위해 짚을 굵게 꼬아 길다란 허리띠 모양을 만드는 것이다. 줄 끝에 삼이나 말총 또는 짐승 가죽을 매어 꼰 것으로, 이것을 둘러서 치면 그 끝이 휘감기며 총소리 같은 소리가 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소리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그것도 깜짝 놀랄만큼 크다! 새가 놀라서 달아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이다. 짚을 나누어 받아 이것으로 새끼를 꼬고 다 만들면 마당에서 소리를 내보는 과정이 흥미로운데 새끼꼬기를 처음 해보는 도시처자들을 위해 마을 어르신들이 하나씩 하나씩 시범을 보이고 안되면 대신 해주기도 하는 그 분위기가 아주 재미있다. 다 만든 파대는 어르신들의 심사를 통해 경품을 주신다.

할머니들의 다듬이 공연
농악대처럼 곱게 단장을 하고 다듬이와 물에 띄운 바가지에 또아리를 얹어 치며 장단을 맞추면서 흥겹게 노래를 한다. 할머니표 난타 공연으로 아주 신이난다. 그런데 단벌신사처럼 아직 한곡밖에 연습을 못해 앵콜을 못 받으신다.

마지막 서프라이즈는 구룡령 걷기
홍천군 내면 명개리와 양양군 서면 갈천리를 이어주는 구룡령 옛길은 죽령옛길, 문경새재, 문경의 토끼비리와 더불어 문화재청으로부터 명승길 29호로 지정되었다. 아홉마리 용이 백두대간을 휘감아 돌면서 약수로 목을 축였다는 구룡령은 백두대간에 가로막혀 결코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관서지방과 관동지방이 고개를 통해 삶을 나눌 수 있게 되었던 길이다. 양양의 갈천산촌 체험학교부터 구룡령 옛길이 시작된다. 고개마루(1089m)까지 2.7km, 2시간이면 거뜬하다 개울을 건너면 본격적인 옛길에 접어든다. 대숲소리 들으며 지그재그 길을 걷다보면 고목이 쓰러져 길 가운데를 가로 막고 있다. 나무 아래로 오리걸음으로 넘어가는 재미도 그만이다. 구룡령에서 가장 큰 금강소나무는 높이 25m, 허리둘레만 2.7m로 보기만 해도 그 위용에 압도당한다. 솔반쟁이까지는 소나무전시장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튼실한 소나무가 옛길과 함께 한다. 묘반쟁이에는 양양의 한 청년의 혼이 잠들어 있다. 양양과 홍천의 수령은 각각 출발해 만나는 지점에 고을의 경계를 하자고 약속했다. 이 말을 들은 양양의 청년이 수령을 업고 빠르게 달려 구룡령을 넘어 홍천 내면 명계리까지 달려가 홍천의 수령을 만났다. 고개 너머 내면까지 양양땅이 되었으니 수령은 무척 흡족했다. 그러나 죽을힘을 다해 뛰었던 청년은 돌아오는 길에 지친나머지 길에서 쓰러져 죽고 만다. 청년의 공적을 기려 묘를 만든 것이 묘반쟁이다. 200m쯤 더 오르면 솔반쟁이가 나온다. 반쟁이는 반정에서 나온 말로 여정의 반을 의미한다. 이 길가에 괜찮은 소나무가 많았다고 하는데 90년대 후반 경복궁을 복원한다고 몰래 베어갔고 지금은 밑동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그루터기를 어루만지며 잘려나간 소나무의 크기를 상상해본다. 7부 능선에 자리 잡은 횟돌반쟁이는 산소를 모실 때 땅을 다지는 횟돌을 볼 수 있는 곳. 관을 놓는 자리에 횟가루를 뿌리면 나무뿌리가 목관을 파고들지 않기 때문에 인근 마을에 사람이 상을 당하면 이곳까지 와서 횟돌을 캐갔다고 한다. 정신없이 굽이길을 걷다보니 고개 마루에 닿게 된다. 한때 이곳에 주막이 서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작은 터만 있을 뿐 예전의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도무지 찾을 수 없었다. 때마침 흰구름이 구룡령을 넘나든다. 동해의 해룡이 흰구름에 얹혀 고개에 살짝 걸치고 있다. 구룡령은 다시 걸어야 할 내 마음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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