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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천년의 향을 담은 봉하 송이 돌솥밥

2013-11-29

천년의 향을 담은 봉하 송이 돌솥밥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면 미식가들의 코끝이 민감해진다. 송이 때문이다. 전해오는 속요에 ‘쌀보리는 그 열매를 치고 매화 국화는 그 꽃으로 치는데, 송이는 열매도 꽃도 아닌 것이 깊은 산중 안개 속에 솔잎으로 몸을 가려 드러내지 않고도 그 향은 수십리 밖에 떨친다’고 했다. 먹으면 그 향이 살갗으로 스며 나오고 그 살결은 선녀처럼 희어 송이를 먹으면 청렴결백 마음까지 희어진다고 했다. 또 오래 먹으면 불로장수하여 신선이 되는 신선초로 알려져 있다. 가을철 봉화 땅 곳곳에서 송이가 머리를 내미니 가슴이 쿵쾅거린다.

선조들의 무한한 송이 사랑, 송이 예찬가
소나무의 한자인 송(松)은 귀한(公) 나무(木)라는 뜻이다. 소나무가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은 목재의 쓰임새가 다양했고 장수를 상징할 만큼 오래 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송이(松)버섯의 둥지'인 탓도 크다. '버섯의 귀족'으로 불리는 송이는 소나무가 있어야만 자랄 수 있다. 송이버섯은 탁월한 향과 맛으로 예로부터 '자연이 내린 선채(仙菜)'라거나 '산속의 진미식품'으로 통했다. 그만큼 송이는 우리에게 귀한 존재였다. 송이를 귀히 여긴 이야기는 많이 있다.

“송산(松山) 부는 바람 내린 이슬아 정녕 중추(中秋) 가까운가 보구나/ 붉은 옥(玉)의 진액 좋은 모양 이루어 흘러갈 듯 매끄럽구려/ 늙어 병든 몸 입맛을 잃지 않아 나 스님을 찾아 고상(高尙)히 지내고저.” 보내준 송이를 가지고 스님을 찾아가서 고상(高尙)히 즐기겠다'며 고맙다는 편지를 남긴 것으로 보아 이 당시에도 송이는 매우 귀한 존재었음이다.

고려시대 이인로의 파한집’(1260년)에 송이는 소나무와 함께하고 복령의 향기를 가진 송지(松芝)라고 기술했고, ‘삼국사기’에 신라시대 성덕왕 3년(서기 709년)에 송이를 왕에게 진상했다는 기록으로 보아 송이버섯의 역사가 꽤 오래됐음을 알 수 있다.

송이 돌솥밥=자연산 보약 한재
송이에 대해 더 말해 무엇 하랴. 한반도 금수강산 땅 좋은 곳에서 송이가 자라니 그중 한곳이 봉화 땅이다. 봉화송이는 유명하다. 조선왕조실록에 ‘세종 원년(1,454년)에 송이를 명나라 사신에게 선사’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교남지, 여지도서 등 옛 문헌에도 공물 및 토산품으로 품질이 우수한 봉화 송이가 생산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처럼 선조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봉화 송이는 성질이 평하여 맛이 달고 독이 없으며, 소나무 밑에서 솔 기운을 받으면서 돋는 것으로 매우 향기롭고 솔 냄새가 많이 난다. 봉화 송이는 오늘날 전국 생산량의 약 1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봉화 송이가 다른 지역에서 자라는 송이들보다 맛과 향이 뛰어나 사랑을 받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백두대간의 중심부인 태백산 끝자락 마사토 성분이 강한 땅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서도 봉화 지역 춘양목 뿌리에서 자란 봉화 송이를 으뜸으로 꼽는다. 수분 함량이 적어 육질이 단단하므로 쫄깃한 맛과 소나무 향을 오래도록 즐길 수 있으며 다른 지역 버섯에 비해 보관 기간이 길다.

송이 돌솥밥 만들기
이러한 봉화송이를 요리하는 송이요리집이 봉화에는 많이 있다. 이중 울산에서 시집 온 아주머니가 하는 음식점 한곳을 찾아보았다. 이집의 대표메뉴는 송이돌솥밥. 송이는 전골, 구이, 샤브샤브, 전, 불고기, 갈비, 닭죽, 장아찌 등 못하는 요리가 없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밥이 특히 맛있는 집이다. 먼저 쌀을 씻어 안치는데 멥쌀에 찹쌀을 섞는다. 일반 멥쌀만으로는 윤기와 찰기가 없기 때문인데 물이 많이 나는 논에서 난 쌀과 찰기가 있는 좋은 쌀을 엄선해 함께 사용한다. 이를 일인용 돌솥에 넣고 은행, 완두콩, 대추, 밤, 서리태, 감자, 당근 등 몸에 좋은 것들을 더하니 영양돌솥밥이 부럽지 않다. 송이는 밥을 다 하고 마지막 순간에 푸짐히 얹는다. 송이 돌솥밥을 만드는 방법은..


1. 찹쌀과 멥쌀을 2:8의 비율로 섞어 2시간 정도 불린다.
2. 돌솥에 1인분 분량을 넣고 위에 대추, 감자, 당근, 밤, 서리태, 완두 등 여러 가지 부재료를 얹는다.
3. 20분정도 밥을 짓는다. 이때 뚜껑을 열고 끓이다가 뜸을 들일 때는 뚜껑을 닫는다.
4. 상으로 나가기 1~2분 전에 송송 썬 송이를 빙 둘러 얹고 뚜껑을 닫아 내간다. 비싼 송이를 이렇게 많이 얹어도 될까 문득 걱정이 된다. 송이는 상태에 따라 여러 등급으로 나뉘는데 가장 좋다는 1등급은 7~8cm로 갓이 피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 집에서는 고라애기송이를 사용하는데 4~5cm 길이의 피지 않은 어린 송이를 말한다. 돌솥에 들어가기 적당한 크기며 입에 부드럽고 영양상태가 좋으며 에너지가 응축되어 있는 좋은 상태의 송이다. 가을철 송이가 많이 날 때 이를 대량 구입해 급속 냉동시켜 일 년 내내 사용한다.

송이돌솥밥 제대로 즐기기
송이 돌솥밥을 먹을 때는 위에 얹어진 송이부터 맛본다. 젓가락으로 살짝 들어 송이 소스에 찍어 눈을 지그시 감고 천천히 씹어 본다. 송이는 향으로 한번 먹고 입으로 한번 먹는 음식이다. 이 후 돌솥밥의 밥을 대접에 덜어놓고 돌솥에 물을 부어 나중에 숭늉을 만들어 먹는다. 송이에는 섬유질이 많아 변비에 좋은 송이를 섞어 밥을 지으면 아무리 많이 먹어도 소화가 잘 되는데, 이는 송이에 강력한 소화효소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 B1, B2는 물론 비타민D가 많아 뼈 건강에 좋고 피부를 윤택하게 하며 지방 함량은 적은 반면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주는 성분이 성인병 예방에 좋다. 그래서 성장기 자녀와 수험생 등 온가족 모두에게 다 좋은 식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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