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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미가요 논란을 계기로 살펴본 세계여러나라 국가의 기원

2013-01-12

새해 초, 일본의 신임 아베 수상이 자민당 회의를 시작하면서 국가인 기미가요를 제창한 것이 국제적으로 논란이 됐습니다.
일본 정부의 극우적 색채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요, 아베 수상은 국가의 지도자가 자기 나라 국가를 부르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며 항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국가라는 것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또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국가는 그 나라가 겪었던 역사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법률로 공인한 나라도 있지만 법률에 전해진 바 없이 관습으로 굳어진 경우도 많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국가를 가진 나라는 네덜란드입니다.
네덜란드의 국가는 ‘윌 헬무스’인데 이는 16세기 중반, 당시 네덜란드를 지배하던 스페인에 대항해 독립운동을 일으킨 오렌지공 윌리엄을 기리는 노래입니다.
이후 4백년 가까이 네덜란드 사람들에게 애창되어 오다가 1932년에 국가로 확정되었습니다.

네덜란드는 오렌지공 윌리엄이 이끈 80년에 걸친 전쟁 끝에 독립했고, 이후 대항해시대에 해양국가로서 강대국으로 성장했습니다.
따라서 윌헬무스에는 네덜란드 사람들의 자부심이 담겨 있습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세계를 지배했던 제국, 영국에는 의외로 공식적인 국가가 없습니다.
다만 관습적으로 ‘신이여 여왕을 구하소서’라는 노래가 국가로 사용됩니다.
이 노래는 1745년에 당시 국왕 조지 2세를 위해 처음 불려졌다고 합니다.
여자가 왕위에 오르자 ‘킹’을 ‘퀸’으로 바꾼 것이죠.
하지만 특별한 역사적 의미가 담겨 있지 않기 때문에 새로 국가를 만들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옛것을 잘 바꾸려하지 않는 영국인들의 기질 때문에 쉽지 않은 상태입니다.

영국과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맥락으로 만들어진 또 하나의 국가는 스페인 국가 ‘마르차 레알’입니다.
1770년 무렵, 스페인 국왕 카를3세가 자신의 행차 때 ‘용사들의 행진’이란 곡을 연주하게 했는데, 이것이 왕실의 행진곡으로 굳어졌고 결국 ‘국왕의 행진’이란 뜻의 ‘마르차 레알’로 바뀌어 국가가 되었습니다.
스페인 국가의 특징은 가사가 없이 곡만 연주된다는 점입니다.

국가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프랑스의 ‘라마르세예즈’입니다.
프랑스대혁명이 일어나자 이에 겁을 먹은 주변국이 프랑스를 침공합니다.
그러자 전국에서 의용병이 일어나 파리로 집결합니다.

이때 남부의 마르세이유에서 궐기한 의용병들이 파리로 행진하며 부른 노래가 바로 ‘라마르세예즈’입니다.
혁명 시기에 이미 국가로 지정돼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의외로 국가를 바꾸자는 주장이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가사의 과격성에 있습니다.
이를테면 ‘라마르세예즈’의 후렴구에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무기를 들어라, 시민들이여! 너희의 부대를 조직하라. 진격하자, 진격하자! 그들의 불결한 피를 우리 들판에
물처럼 흐르게 하자.”
외국의 지도자가 방문했을 때 그 앞에서 이 노래를 부른다면 듣는 이의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월드컵 경기를 시작할 때 이 노래가 축구장에 울려 퍼지면 얼마나 살벌하겠습니까.
실제로 프랑스의 유명한 국가대표 축구선수 지단은 이런 이유로 국가 제창을 거부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국가에는 그 나라만의 역사와 관습이 깃들어 있습니다.
또 국가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도, 반드시 불러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일본의 아베 수상이 기미가요를 굳이 부르겠다고 하는 것은 원칙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그가 나타내고자 하는 정치적 이념의 문제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역사 토막상식, 아하 그렇구나!
일본 수상의 기미가요 제창을 계기로 각국의 국가에 얽힌 역사를 되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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