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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소식

김진표 “마음이 행복하니 음악이 유해졌죠”

#연예뉴스 l 2012-07-04

김진표 “마음이 행복하니 음악이 유해졌죠”
4년만에 정규 6집 발표

"달랑 한 곡 가지고 인터뷰하고 활동하기가 민망하더군요."

참 가감 없는 답변이다.

4년 만에 6집 ’JP 6’를 발표한 래퍼 김진표(35)는 디지털 음원 시대에 11곡을 담은 정규 음반을 낸 이유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2008년 5집 때만 해도 다시는 정규 음반을 안 낼 생각이라고 말한 그다.

지난 3일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한 그는 "막상 싱글, 미니 음반을 내 보니 뭔가 시원하게 화장실 다녀온 기분이 아니더라"며 "고민한 결과 내가 하던 데로 안 하고 반쪽 짜리, 반의 반쪽 짜리를 들려줬기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1995년 이적과 결성한 패닉으로 데뷔한 김진표는 1990년대 음반의 밀리언셀러 시대를 보낸 가수다. 그는 패닉으로 4장, 그룹 노바소닉으로 3장, 솔로로 6장까지 지금껏 총 13장의 정규 음반을 냈다. 한 장의 음반에 한 곡씩 채워가며 전체를 구성하는 희열을 이미 맛봤다.

그럼에도 이번 음반이 남다른 건 그 희열의 고마움을 비로소 깨달은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즐거운지 모르고 무덤덤했다면 이번엔 내가 행복하게 일하는 고마움을 알게 됐다"며 "30대가 되고 아이 아빠가 되면서 시간의 흐름이 반영된 것 같다"고 웃었다.

음반 작업 과정에서 큰 도움을 준 건, 그와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중학교 친구 라이머. 그는 라이머의 작곡팀과 작·편곡을 함께하고 전곡을 작사했다.

"지난해 라이머가 후배 작곡가들과 함께 작업한 총 60곡을 보내줬는데 그중 마음에 드는 곡이 많았어요. ’친구 잘 뒀네’란 생각이 들었죠. 하하."

한층 편안하고 밝아진 마음이 반영된 덕인지 그가 고른 곡들은 무게감을 덜어냈다. 심의에서 수록곡이 무더기 방송 불가 판정을 받은 5집에 비하면 멜로디도, 노랫말 메시지도 한층 유해지고 대중 친화적이 됐다. 지나, 임창정, 김형중 등의 보컬이 대거 참여해 곡에 맛을 더했다.

타이틀곡 ’미안해서 미안해’는 오래된 연인들이 느끼는 감정을 담은 곡.

바람둥이의 익살스러운 모습을 담은 ’바람피기 좋은 날’, 분수에 안 맞는 여자 친구를 만나면서 생긴 이야기인 ’내 여자 친구는 슈퍼스타’, 현대인의 건망증을 재치있게 풀어낸 ’이를 닦았나’, 아저씨를 좋아하는 어린 여자의 에피소드인 ’아저씨’ 등 곡의 상황 설정이 재미 있다.

그렇기에 정치권을 향한 김진표 특유의 날 선 비판이 담긴 ’어쩌라고’는 튀는 트랙이다.

"흔히들 우린 삶에서 정치 탓을 하는 경향이 강하죠. 어찌 보면 정치도 하나의 거대한 쇼일 수 있는데 마치 신앙처럼 여기며 그 화살을 정치 탓으로 돌려요. 사실 예전 같으면 그냥 욕했을 텐데 이번엔 그 화살을 제게로 돌려봤어요. ’난 너희를 믿지 않겠다. 이번에도 믿으려 한 내가 바보다’란 식으로요. 아이가 있어선지 예전처럼 논란의 중심에 서고 싶지도 않았거든요. 하하."

특유의 굵은 저음 랩은 때론 강하고 때론 한 톤을 높여 감미롭게 들린다. 가사 전달력과 노랫말의 감정 표현력이 큰 게 장점이다.

그의 목소리는 또 다른 분야에서도 힘을 발휘했다. 가수 활동 휴지기 동안 그는 케이블채널 XTM의 ’탑기어 코리아’, 엠넷 ’보이스 코리아’의 MC를 맡아 호평을 받았다.

그는 "이전에도 꽤 여러 프로그램 진행을 했는데 목소리 덕을 본 셈"이라며 "’보이스 코리아’의 경우 제작진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줬고, 코치진도 친한 가수들이었다. 모두가 만들어준 환경에서 받은 칭찬이다"고 말했다.

이어 ’보이스 코리아’를 통해 음악에 목숨 건 도전자들의 열정을 보며 스스로 큰 자극이 됐다고도 했다.

"저도 도전자들처럼 그런 열정이 있었던 적이 있거든요. 고교 시절 음악을 들으려고 등교할 때 여섯 정거장을 걸어다녔고 엄마가 교회 가면 CD를 사준다는 말에 3년간 매주 교회를 다녔으니까요. 이런 열정을 아는 이적 형이 패닉을 제작한 들국화 최성원 형님에게 절 추천한거고요."

그는 무작정 음악을 듣는 게 좋았고 랩에 재미를 붙이자 패닉과 인연을 맺었으며 이후 17년간 음악으로 삶을 영위했기에 더 이상 허황된 욕심은 버렸다고 했다.

그로 인해 2년 전 벅스를 운영하는 네오위즈인터넷과 전속 계약을 하면서도 국내 가수로는 드물게 계약금 대신 월급제를 택했다.

그는 "기획사를 바꾼 건 목돈 때문이 아니라 내 음악 생활의 분위기 전환을 위한 것이었다"며 "목돈으로 기획사에 위험 부담을 주기 싫었고 나 역시 안정감 있는 음악 활동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가수 생명에 대한 그의 지론도 야망 없이 평온하다.

"할아버지가 돼서도 랩을 하고 싶고 죽을 때까지 래퍼로서의 이미지를 갖고 가고 싶지만 명예와 히스토리를 위해 억지로 끌고 가고 싶지 않아요. 음악을 못하는 상황이 오거나 음악을 그만둬야 할 때가 오면 슬프지만 현실을 받아들일 겁니다. 그때까지 들려줄 제 음악이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길 희망합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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