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이나 방송에서 나오는 보도 내용을 보면 ‘반증’과 ‘방증’을 정확하게 구별하지 못하고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비염, 피부염, 천식 같은 질병이 잘 생기고, 한번 생기면 잘 낫지 않는 것은 집안 환경이 오염되었다는 반증이다.’

이 보도 내용에서도 ‘반증’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서와 같이 ‘방증’이 쓰일 자리에 ‘반증’을 쓰는 일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반증(反證)’은 어떤 사실이나 주장이 옳지 않다는 것을 그에 반대되는 근거를 들어서 증명하는 것을 말하고, ‘방증(傍證)’은 사실을 직접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되지는 않지만, 주변의 상황을 밝힘으로써 간접적으로 증명에 도움을 주는 증거를 말합니다. 두 표현의 한자와 관련해서 말씀드리면 ‘반증’에서 ‘반(反’)자는 ‘반대’를 뜻하고, ‘방증’에서 ‘방(傍)’자는 ‘곁’을 뜻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보도 내용에서, 어린이들에게 비염, 천식 같은 질병이 잘 생기고 일단 걸리면 잘 낫지 않는다는 사실은, 집안 환경이 오염되었다는 것의 부정적인 증거라는 뜻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증’이라는 표현을 쓸 수 없고 ‘방증’을 써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반증’과 ‘방증’의 정확한 뜻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