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는 형태가 같은 단어가 동사로 쓰일 때도 있고 형용사로 쓰일 때도 있는 말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크다’가 어떤 것의 ‘크기’를 말할 때는 형용사지만, ‘자라다’의 의미로 쓰일 때는 동삽니다. 오늘은 이와 같은 예 중의 하나인 ‘바르다’의 활용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바르다’가 동사로 쓰일 때는 ‘약을 바르다’, ‘벽지를 바르다’ 또는 ‘생선을 바르다’와 같이 여러 가지 뜻으로 사용됩니다. ‘바르다’는 ‘르’ 불규칙 용언이기 때문에 ‘바르고, 바르니, 발라’와 같이 활용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상처에 어서 약을 발라라.’ 또는 ‘엄마가 생선 가시를 발라 주셨다.’와 같이 뒤에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연결되면 ‘발라’의 형태가 되는 것입니다.
반면에 ‘바르다’가 형용사로 쓰일 때는 ‘예의가 바르다’, ‘의자에 바르게 앉다’, ‘숨기지 않고 바르게 말하다’ 또는 ‘양지 바른 곳’과 같이 여러 가지 뜻이 있습니다.
그런데 ‘예의가 바라야 한다.’라고 하는 분들도 계시고 ‘예의가 발라야 한다.’라고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바르다’는 동사로 쓰이든 형용사로 쓰이든 모두 ‘르’ 불규칙 용언이기 때문에 ‘발라야 한다’로 활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혼동 없이 정확하게 사용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