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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배우기

불구하고, 불고하고

2009-07-07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염치(廉恥)’라고 하는데, 사정이 급할 때는 염치가 없는 줄 알면서도 부탁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염치 불구하고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말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불구하고’와 ‘불고하고’는 모양이 비슷해 보여서 뜻까지 혼동해서 쓸 때가 있습니다. 우선 ‘불구(不拘)하고’에서는 ‘잡을 구(拘)’자를 쓰고, 이것은 ‘얽매여 거리끼지 않는다’는 뜻을 갖고 있어서 ‘몸살에도 불구하고 참석했다.’고 하면 ‘몸살로 아픈 데도 그것에 얽매이지 않고 참석했다’는 뜻입니다.

반면에 ‘불고(不顧)하고’에서는 ‘돌아볼 고(顧)’자를 쓰고, 돌아보지 않는다는 뜻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염치 불고하고 부탁드립니다.’라고 하면 염치를 돌아보지 않고 부탁한다는 뜻이 되는 것이죠. 그 외에도 ‘체면 불고하고’라든가 ‘죽음을 불고하고’와 같은 표현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염치를 돌아보지 않는다는 뜻의 한자숙어로 ‘불고염치(不顧廉恥)’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을 써서 표현하면 ‘불고염치하고 부탁하다’ 또는 ‘불고염치로 부탁하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불고염치’는 한 단어이기 때문에 모두 붙여 쓰지만, 앞서 말씀드린 ‘염치 불고하고’는 ‘염치’와 ‘불고하고’가 별개의 단어이므로 띄어서 쓴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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