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사인펜’이나 ‘매직펜’ 같은 것은 사용하지 않을 때는 뚜껑을 잘 끼워 둬야 펜의 심이 마르지 않습니다. 펜 뚜껑을 끼우지 않고 그대로 두면 심이 말라서 다시는 쓸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만년필이나 펜 같은 것의 촉을 보호하기 위해서 겉에 씌우는 물건을 보통 ‘뚜껑’이라고 부릅니다. 서예를 할 때 사용하는 필기도구인 ‘붓’도 사용하지 않을 때는 붓의 촉을 보호하기 위해서 끼울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있습니다. 보통 붓대보다 조금 굵은 대나 얇은 쇠붙이로 만드는데, 이것은 뭐라고 부르는 것이 맞을까요?
‘펜 뚜껑’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붓뚜껑’이라고 부르면 될 것 같은데, 실제로는 ‘붓두껍’이라고 합니다. ‘붓두껍’이라는 말은 ‘붓’과 ‘두껍’이 합해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두껍’이라는 단어에는 이런 뜻이 없습니다.
이것은 가늘고 긴 물건의 끝에 씌우는 물건을 뜻하는 ‘두겁’이라는 말에서 온 것입니다. 원래는 ‘붓두겁’이었던 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붓두껍’으로 변하게 된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펜촉 같은 것을 보호하기 위해서 씌우는 것을 ‘뚜껑’이라고 부르지만, 붓촉에 끼우는 것은 ‘붓뚜껑’이 아니라 ‘붓두껍’이 올바른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