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갈아입는 곳을 한자어로 말할 때 ‘갱의실’이라고 하는 분들이 종종 계신데요, 이는 ‘경의실(更衣室)’을 잘못 알고 사용하는 겁니다. 그런데 ‘경의실’은 ‘탈의실’이나 ‘옷 갈아입는 곳’ 또는 ‘옷 갈아입는 방’으로 순화해서 사용하도록 돼 있습니다.
‘경의실’을 ‘갱의실’로 잘못 알고 사용하는 것은 같은 한자를 발음하는 방법이 다를 때 나타나는 예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실제로 여기에 쓰인 한자는 ‘다시 갱’자와 ‘고칠 경’자로 읽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록경기 같은 데서 종전의 기록을 깨뜨린 것은 ‘기록 경신’이라고 하고, 법률관계의 존속 기간이 끝났을 때 그 기간을 연장하는 경우에는 ‘계약 갱신’이나 ‘면허 갱신’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기의 몸을 희생하여 인을 이룬다는 뜻으로 쓰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이라는 말에 나오는 ‘살’자는 ‘죽일 살’자로 쓸 때도 있고, ‘덜 쇄’자로 쓸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줄어드는 것을 뜻하는 것은 ‘감쇄(減殺)’라고 하고, 상반되는 것이 서로 영향을 주어 효과가 없어지는 것은 ‘상쇄(相殺)’라고 하는 것입니다.
또 여자가 미모로 남자를 매혹시켜서 괴롭힌다고 하는 뜻으로 말할 때는 ‘매우, 몹시’라는 의미로 쓰이는데, ‘뇌살’이라고 읽기 쉽지만 이때는 ‘뇌쇄(惱殺)’가 올바른 발음입니다.
오늘은 같은 한자를 읽는 방법이 다른 경우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