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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수소폭탄과 원자폭탄의 세계

2016-01-15

수소폭탄과 원자폭탄의 세계
지난 주, 언론을 통해서는 연일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했다는 보도가 속보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성공했다 실패했다를 두고 여러 가지 설이 분분한데요, 정작 수소폭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오늘은 수소폭탄과 이것이 나오게 된 과정을 간단히 짚어보도록 하려고 합니다.

수소 폭탄의 개념
수소 폭탄이란 사전적으로 수소 핵융합을 이용한 일종의 핵무기를 의미합니다. 원자핵의 에너지를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개념은 반대입니다. 원자폭탄이 원자핵이 분열할 때, 즉 원자핵을 쪼갤 때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한 폭탄이라면, 수소폭탄은 가장 작은 원소인 수소의 원자핵을 융합시킬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한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원자폭탄이 만들어진 과정부터 간단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1930년대말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시절, 독일은 전세를 한 방에 뒤집을만한 강력한 무기의 개발을 원하게 됩니다. 그게 바로 원자폭탄이지요. 이미 몇몇 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원자가 분열할 때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나온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를 이용하면 강력한 폭탄인 원자폭탄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죠. 당시 독일에는 양자역학의 아버지인 하이젠베르크와 우라늄 핵분열을 처음 발견한 화학자 오토 한 등 뛰어난 과학자들이 있었기에 꼭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비밀리에 진행되었던 이 연구에 대한 정보가 어떻게 새어나갔는지는 모르지만, 헝가리의 물리학자 레오 실라드는 이 첩보를 전해듣고 독일이 이를 먼저 발견하면 큰일나겠다는 생각을 하고, 아인슈타인과 함께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루스벨트에게 직접 전하는 편지를 쓰게 됩니다. 이 편지는 ‘아인슈타인-실라드 편지’라고 하여 인류의 역사를 바꾼 편지가 됩니다.

과학자판 어벤저스인 ‘맨해튼 프로젝트’
아인슈타인-실라르 편지가 계기가 되어 연합국 측에서도 원자폭탄 개발 계획이 시작되었는데, 이것이 맨해튼 프로젝트입니다. 맨해튼 프로젝트에서는 미국이 중점이 되었는데, 약 13만명의 인원이 동원되었고 ,당시 돈으로 20억 달러(현재 가치로는 약 28조원)가 투여된 어마어마한 프로젝트였습니다. 당시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는 미국의 물리학자인 로버트 오펜하이머였습니다. 맨해튼 프로젝트는 오펜하이머를 필두로 해서 소위 ‘천재’ 과학자들이 한데 모인 ‘과학자판 어벤저스’ 같은 곳이었는데요, 박사급 과학자들만 2천여명이 투입되었으며 이 중에서 닐스 보어, 엔리코 페르미, 리처드 파인만 등 총 21명이 노벨상 수상자일 정도였습니다.

원자폭탄의 폭발 원리
원자폭탄의 기본 원리는 우라늄-235 혹은 플루토늄-239와 같은 방사선 물질에 중성자를 충돌시켜 일어난 핵분열을 충분한 출력을 가질 수 있도록 연쇄반응을 일으키는데 있습니다. 자연상태에서 우라늄은 우라늄-235와 우라늄-238 두가지 형태로 존재하는데, 이중에서 원자폭탄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우라늄-235입니다만, 자연상태에서 우라늄-235는 전체 우라늄 중 1% 미만만 발견됩니다. 그래서 원자폭탄을 만들 때는 우라늄-235를 따로 농축시키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렇게 모아놓은 우라늄-235는 그냥 놓아두어도 자연붕괴되지만, 그 속도는 매우 느립니다(반감기가 45억년). 하지만 이들만 농축해서 모아서 일정한 임계질량을 넘어가면 우라늄 원자 하나가 분열하면서 나온 중성자가 다른 우라늄 원자핵을 때려 연쇄 핵 분열 반응을 일으킬 수 있게 되는데요, 여기서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공식 에 의해 이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합니다. 여기서 C는 광속, 즉 빛의 속도인데요, 질량이 변화하면 빛의 속도인 초속 30만 Km의 제곱의 에너지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간단히 수식화하면 1kg의 질량에서 약 250억 kw, TNT 21.5메가톤의 에너지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계산값이 너무 어마어마했기에 이 것은 이론상으로만 가능하고 실질적으로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과학자들은 핵분열 연쇄반응을 일으키는데 성공했고, 이를 이용해 최초의 원자폭탄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1945년 8월 6일, 미국의 폴 티베츠 대령이 자신의 어머니 이름을 따서 이름붙인 비행기 ‘에놀라-게이’가 폭탄 한 발을 싣고 일본의 히로시마 상공으로 날아갑니다. 미군의 전투기가 등장하자 일순간 긴장했던 히로시마 작전본부는 전투기가 겨우 세 대 뿐인 것을 보고는 경계를 늦추었다고 합니다. 히로시마를 쑥대밭으로 만들 목적이었다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전투기가 필요했을 테니, 이 건 정찰이 목적이거나 혹은 그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로 중에 우연히 히로시마가 포함되었을 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그렇게 잠시 경계를 늦춘 사이, 폴 티베츠 대령은 이놀라 게이에 품고 왔던 ‘리틀 보이’라는 이름의 폭탄 단 한 발을 히로시마 상공에 떨어뜨리고는 재빨리 기수를 돌려 폭격 범위를 벗어납니다. 43초 동안 자유낙하한 리틀보이는 히로시마 상공 500여미터 지점에서 폭발을 일으켰습니다. 그게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의 일이었습니다. ‘리틀 보이’는 우라늄-235를 이용한 폭탄이며, TNT 16킬로톤의 위력을 가졌고, 이 단 한 발로 히로시마 시내의 건물 70%가 파괴되었고, 8만명의 사람들이 즉사했으며 비슷한 혹은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부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심각한 방사능 피폭의 후유증으로 몇 해를 넘기지 못했고, 1950년까지 리틀 보이에 의한 사망자의 수는 20만명까지 늘어났습니다. 당시 히로시마 인구가 34만명 수준이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한 발의 폭탄이 히로시마에 살던 이들의 2/3의 목숨을 앗아간 셈이다. 그리고 3일 뒤인 8월 9일, 이번에는 일본의 나가사키 지역에 ‘팻 맨’이라는 이름의 플루토늄-239 로 만들어진 TNT 21킬로톤 규모의 폭탄이 떨어져서 도시를 잿더미로 만들게 됩니다. 이에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였던 오펜하이머는 “나는 죽음의 신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라고 탄식한 바 있습니다.

강대국들의 무기 개발 경쟁 본격화
원자폭탄의 위력을 본 이후, 강대국들은 이 어마어마한 무기가 전쟁의 판도를 바꿔놓으리라는 사실을 깨닫고 재빨리 원자폭탄 확보 및 개발에 나섰습니다. 1949년 소련에서 원자폭탄을 만들고 나자, 미국은 이보다 더 강한 폭탄을 개발하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1952년 수소폭탄을 만들게 되지요. 수소폭탄이란 수소의 하나인 중수소과 삼중수소를 고온에서 반응시키면 4개의 수소가 융합되어 헬륨 원자 1개가 만들어지고, 방출되는 중성자가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장 잘 아는 수소 핵융합 발전기는 태양입니다. 태양이 계속해서 빛날 수 있는 이유는 수소가 계속해서 헬륨으로 융합될 때 발생되는 중성자를 에너지로 이용해 타오릅니다. 이 때의 에너지가 발생하는 에너지가 더 높기 때문에 수소폭탄은 원자폭탄보다 더 치명적이고 더 위험한 폭탄이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졌습니다. 수소폭탄은 만들기가 원자폭탄에 비해 더 까다로운데다가, 수소 핵융합을 일으키려면 1억도에 가까운 온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단 소형 원자폭탄을 뇌관으로 사용해 이를 터뜨려 필요한 출력을 일으킨 후 진짜 수소폭탄이 폭발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일례로 러시아에서 실험한 수소폭탄 차르봄바의 경우, 히로시마 원폭의 3배가 넘는 가까운 TNT 50,000만톤의 위력을 가졌다고 합니다. 오펜하이머의 경우, 히로시마의 참상 이후, 핵폭탄 반대론자로 돌아서서, 미국의 수소폭탄 개발 계획에 결사적으로 반대하여 미국 정부로부터 배척받은 일화도 있습니다. 이번 북한에서의 일은 수소폭탄이 아닐 것이라고 하는 여론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것이 수소폭탄이든 원자폭탄이든 아니면 열화우라늄탄이다 그 밖의 다른 무기든 간에 머리 위에 화약고를 이고 산다는 생각으로 불안한 하루였습니다. 이런 불안감이 없는 시대에서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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