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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좋은 주치의(단골의사) 정하기

#윤종률 교수의 백세인생 l 2016-05-21

좋은 주치의(단골의사) 정하기
요즘은 하도 의학의 전문분야가 많아져서 내가 아플 때 어떤 의사를 찾아가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때가 많다. 갑자기 심하게 아프고 심각해 보이는 병이라면 비교적 큰 병원이나 대학병원의 응급실을 바로 찾아가면 되지만, 그런 정도의 급한 병이 아니라면 가까운 동네의 개인의원을 찾아가면 되는데, 이런 때에도 다양한 전문과목이 간판에 걸려 있기 때문에 어떤 의사를 찾아갈 지 헷갈리는 경우가 흔하다.

의사의 종류는 크게 일반의와 전문의로 나누어지는데, 일반의는 것은 6년동안 의학을 배우는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에 의사자격시험을 보고나서 바로 또는 1년 정도의 인턴 생활을 마치고 개업하는 의사를 말한다. 전문의는 의과대학을 마친 후에 1년동안의 인턴과정을 마치고 자기가 하고싶은 전문과목을 선택하여 3-4년동안 레지던트 수련과정을 마친 후에 전문의 시험에 합격한 의사를 말하는데, 이런 전문의 과정은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정형외과 등등 20-30개나 된다. 물론 상당수 외국에는 일반의와 전문의 비율이 반반 정도 되는 곳도 많지만 우리나라에는 95% 이상이 전문의이고 일반의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우선, 내가 어딘가 몸이 아프긴 한데, 어느 과를 찾아가야 되는지 잘 모르는 경우에는 일반의나 가정의학 전문의를 찾아가면 된다. 가정의학 전문의는 레지던트 과정에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를 비롯한 여러 전문과목을 골고루 배우기 때문에 환자가 어디가 아프든 폭넓게 진료를 해 주기 때문이다. 일반의나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다양하고 폭넓게 진료가 가능하지만, 특정 질환이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한계도 있으므로 적절한 전문의를 소개받아야 한다. 이런 경우에는 해당 전문과목을 전공한 전문의를 찾아가야 하는데, 이런 특정 질환 전문의는 자기 분야만 깊게 배우기 때문에 다른 분야의 질병은 오히려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요즘은 같은 내과 전문의라도 더 자세하게 배워서 고혈압이나 심장병만 전문으로 보는 순환기(심장)내과, 위장계통만 전문으로 보는 소화기내과, 폐나 기관지계통만 전문으로 보는 호흡기내과, 당뇨병이나 갑상선만 주로 보는 내분비내과 등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새로운 단골의사 정하기
한동안 건강상태가 좋아서 잘 지내다가 몸이 불편해져서 오랜만에 단골의사를 찾아갔는데 그 병원이나 그 의사가 이사를 갔거나 자리를 옮긴 경우가 흔히 있다. 아니면 내가 어디 먼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새로운 담당의사를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내 병치료를 맡길 새로운 의사를 찾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다.

어떻게 내 주치의를 정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주변의 가족이나 친구들 중에서 비슷한 병을 앓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사에게 치료받는지, 그 의사가 괜찮은지를 물어보아서 정할 수도 있다. 물론 주변에 아는 의사가 있으면 직접 소개를 받아도 좋다. 꼭 유명한 대학병원의 의사를 찾아갈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그분들은 항상 환자가 너무 많고 바쁘기 때문에 내가 찾아가더라도 구석구석 내 몸을 살펴주고 찬찬히 보살펴주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동네 개인병원 의사분들 중에도 매우 자상하고 잘 보살펴주는 의사들은 많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좋은 의사란 명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여 자상하게 환자의 몸과 마음을 전체적으로 잘 살펴보고 아픈 증상을 이해하고 해결해주려는 노력을 하는 의사가 최고이기 때문이다.

특히 노인분들은 가지고 있는 병이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어느 전문과목 한가지만 잘 보는 유명한 의사가 나를 잘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노인분들은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고, 골다공증도 있고, 고혈압도 있고, 불면증도 앓고 있고, 폐도 안좋고, 심장도 나쁘고, 소화도 잘 안되고, 우울증도 있고, 어지럼증도 있고, 소변보기도 불편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6군데, 7군데 병원을 다니면서 치료를 받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렇게 여러 군데 병원, 여러 의사들에게 치료를 받으면 먹는 약도 많아지고, 돈도 많이 들고, 치료가 중복이 되면서 오히려 몸을 더 망치는 경우가 많아지게 된다. 전세계적으로 노인인구가 많아지면서 이런 위험을 없애기 위해서 노인병 전문의사가 많이 필요한데, 아직은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노인병 전문의사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는, 내가 주로 많이 아픈 병을 중심으로 의사를 찾는 것이 좋다. 중풍이 생길 위험이 있거나 이미 생긴 경우에는 신경과 의사를 찾아가서 상의를 하면 되고, 당뇨병이 제일 문제라면 당뇨전문 내과의사와 상의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담당 의사가 무슨 전문과목인지, 대학은 어디를 나왔는지, 유명한 분인지를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말씀드렸듯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얘기를 잘 들어주고 궁금한 것에 대해 잘 대답해주는 의사가 첫 번째 판단조건이라는 것이 명심할 사항이다.

가급적이면 너무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의사보다는 가까운 곳이 더 바람직하고 최소한 간단한 검사같은 것을 쉽게 할 수 있는 병원이 더 좋다. 내가 조금이라도 몸이 이상한 경우에 쉽게 찾아갈 수 있고 필요한 검사도 그 자리에서 금방 해보고 진단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나 이외에도 노인분들을 많이 진료하는 의사가 더 좋고, 한가지 전문분야를 잘보는 분보다는 복잡하고 여러 가지 건강문제를 한꺼번에 봐주는 의사가 더 좋다. 그러면서도 자기 혼자서 다 해결하려고 하는 것보다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의사에게 연결해주는 의사가 더 좋다.

이렇게 정한 의사를 처음 방문할 때에는 내가 궁금한 내용을 잘 정리하여 적어가거나, 먹고있는 약이나 치료한 사항을 정리하여 가지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가족과 함께 방문하여 필요한 내 건강관련 정보를 자세히 의사에게 알려주어야 더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진료를 받으면서 좋은 의사인지 판단하는 방법으로는, 환자의 호소를 친절하고 세심하게 잘 들어주는가, 진찰 및 검사 결과를 알기 쉽게 상세히 설명해주는가, 앞으로의 예측과 치료 및 요양 방법 등을 잘 가르쳐주는가, 약의 내용과 부작용 및 복용 방법 등을 정확히 일러주는가, 약 복용이외에도 식사나 운동 방법, 일상생활의 주의점 등을 상담해 주는가 등을 평가해 보는 것이 좋은 의사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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