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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커피섭취는 건강에 해로운가, 이로운가?

#윤종률 교수의 백세인생 l 2016-06-25

커피섭취는 건강에 해로운가, 이로운가?
이번 달 중순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커피를 발암물질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991년 커피를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2B군)'로 분류한 바 있었는데, 25년만인 지난 6월 15일 커피를 ‘인간에 대한 발암성을 분류할 수 없는 3군 물질’로 등급을 하향조정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국제암연구소는 발암요인을 5개 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1군은 '인간에게 암을 유발하는 것이 확실함', 2A군은 '인간에게 암을 유발할 개연성이 높음', 2B군은 '인간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음', 3군은 '인간에 대한 발암성을 분류할 수 없음', 4군은 '인간에게 암을 유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이다.

요즘은 나이가 드신 분들 중에서도 커피를 즐겨 드시는 분들이 참 많다. 혈압이 높거나 당뇨병이 있거나 위장장애가 있거나 수면장애가 있는 분들에게는 커피를 줄이거나 그만 드시라고 자주 권하게 되지만, 만약 다른 건강문제가 없는 분들에게도 커피는 해로운 것일까?

물론 커피섭취는 건강에 해를 끼치기도 하고 이로움을 주기도 하는 양면성이 있지만, 정확히 어떤 정도의 해로움 또는 이로움이 있는지와 실질적인 사망률에는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별로 없던 편이었다.
그러다가 2000년대 중반이후부터 커피가 건강에 미치는 다양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그 결과들이 속속 밝혀졌는데, 대부분 커피는 건강에 해로운 것이 아니라는 결과 발표가 많다. 최근 몇 년동안에 커피 섭취가 간, 대장, 구강, 인두 및 식도 등의 일부 암에 대한 위험성을 낮춰준다는 보고들이 발표되었다.

미국내과학회지에는 하버드대학 연구팀이 12만 7천여명의 남여를 대상으로 약 20년간 추적하여 커피섭취와 사망과의 관계를 규명한 대규모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는데, 이 연구의 결론은, 커피섭취의 증가는 모든 원인에 따른 사망률의 상대위험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한달에 한컵 이하의 커피섭취자에 비해 매일 6잔 이상 커피를 섭취하는 사람은 남자에서는 20%, 여성에서는 17%나 사망위험도를 낮추어 주었다. 이 연구에서 처음 연구자료들을 정리하였을 때에는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오히려 사망자가 많은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자세히 분석을 해 본 결과, 문제는 커피섭취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담배도 많이 피우고 술도 많이 마시는 경향이 있었으며 운동은 적게 하고 비타민 섭취도 적은 경향이 있어서 전반적으로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적었다. 그러나 이런 위험요소들을 다 고려하여 보정한 이후 재분석한 결과에서는, 남녀 모두에서 커피섭취량이 많을수록 사망위험률은 감소하는 경향이 뚜렷하였고 그 주된 이유가 심혈관계 사망률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경미한 인지능력 손상(mild cognitive impairment, MCI)이나 기억력 감퇴 증상을 겪는 이들이 하루에 커피를 3잔 정도 마시면 치매 증상 발병이 줄어든다는 사실이확인되기도 하였다. (미국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과 마이애미 대학 연구), 그 외에도 커피를 마시면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보다 성인 당뇨병, 파킨슨병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유방암이나 난소암 같은 여성암이나 신장암 등의 일부 암이나 (스웨덴 우미나 대학연구, 미국 하버드 대학연구 등) 심장박동 문제, 뇌졸중 등을 일으킬 확률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규칙적으로 커피를 섭취하는 것이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으며, 게다가 오히려 커피 섭취가 심혈관계 및 전체 사망률, 그리고 일부 암발생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기전규명은 아직 밝혀지지 못했고 추후에 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지만, 최소한 카페인과는 관련이 없이 커피속에 함유된 다른 요소에 의해 얻어지는 효과라는 것은 확실하다. 사실 커피는 다양한 성분이 포함된 복합물질이며 따라서 섭취할 경우 다양한 생리적 영향을 미친다. 이전 연구에서 커피섭취에 따라 당뇨병을 가진 사람들에게 CRP(염증) 수치를 낮춰주어 합병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고, 규칙적인 커피섭취를 통해 몸에 해로운 나쁜 콜레스테롤(LDL-cholesterol)의 작용을 막아주어 동맥경화 발생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보고도 있었다. 또한 커피에는 항산화물질을 비롯한 다양한 생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인슐린 감수성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당뇨병 발생을 줄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 반대로 커피에 들어있는 카페인 때문에 인슐린 활동이 방해를 받고 에피네프린 분비가 촉진되며 혈관에 해로운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급격히 올리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즉, 커피 속에 포함된 몇몇 성분들은 몸에 이로운 작용을 하고, 카페인 성분은 맥박과 혈압의 상승, 위식도 역류증상 악화, 각성효과에 의한 수면장애 등과 같은 해로운 영향을 미침으로써 해로운 작용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몸에 해롭지 않을 정도로 적절하게 커피를 마시고 즐기기 위해 권장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커피는 가급적 원두커피를 마시며 향을 음미한다.
○다방커피나 인스턴트커피, 휘핑크림 생크림 등이 든 일회용 커피는 열량이 많으므로 가급적 피한다.
○커피를 마시며 흡연하는 사람은 담배를 끊을 때
커피도 함께 끊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가급적 하루에 3잔 이내로 마신다. 특히 임산부가 하루 7잔 이상을 마시면 저체중아가 태어나거나 조산이나 유산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또 고혈압 환자가 5잔 이상 마시면 혈압이 상승한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에겐 적당한 커피가 뇌 건강에 좋다. 그러나 잠을 방해받을 정도로 마시면 우울증이 악화된다.
○커피의 각성 효과는 의외로 오래 가지 않으므로 운전 중 졸린다고 커피를 마신 뒤 금방 운전대를 잡으면 사고의 위험이 커진다. 졸릴 때에는 한숨 자고나서 커피 한 잔을 마신 뒤 운전하는 것이 최선이다.
○커피 애호가 중에 수면장애, 잦은 소변, 가슴 두근거림, 위장 장애, 근육경련, 신경과민, 안면 홍조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카페인 중독을 의심하고 우선 커피를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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