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Go Top

생활

건망증과 치매

#윤종률 교수의 백세인생 l 2016-12-17

건망증과 치매
나이가 들면서 자꾸만 떨어지는 기억력 때문에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다. 이렇게 건망증이 심해지면 결국 치매에 걸릴텐데..라고 걱정들을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건망증은 결코 치매가 아니다. 노화현상에 따라 어느 정도의 기억력 저하는 정상적으로도 흔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건망증은 치매로 진행될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다. 사실 노인병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어느정도의 건망증이 나중에 치매로 발전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
젊었을 때처럼 총기가 있다면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들도 잘 기억한다. 그러나 뇌기능이 약해지거나 스트레스가 많거나 하면 뇌의 기억 용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지는데, 이럴 때 건망증이 생긴다. 이런 건망증은 일시적으로 잊어버리는 현상이지만, 치매는 아예 기억자체가 되지않고 되살려지지도 않는다. 또 치매는 증상이 천천히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지만, 건망증은 기억을 잊는 증상이 어떤 때는 심하고 어떤 때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건망증은 걱정거리나 우울증, 불안증, 불면증이 있거나 한꺼번에 처리하고 기억해야 할 일이 많은 사람에게 더 심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친한 친구와 어디서 몇시에 만나자고 약속을 했는데, 그 사실을 잊어먹고 약속을 어겼을 때, 친구가 왜 안왔어? 하고 물을 것이다. 이럴 때, "아, 그랬지? 아이구, 그날 무슨 일이 있어서 내가 깜박했네, 미안해"라고 기억해내고 대답한다면 이것은 건망증이다. 그러나, "우리가 약속을 했었어? 언제?” 라고 한다면 이것은 치매에 더 가깝다. 그 외에도 열쇠나 지갑, 저금통장 등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안나서 여기저기 뒤진 끝에 한참 만에 찾는다든지, 무슨 날 어떤 일을 하고나서 나중에 기억할 때 그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만 자세한 부분들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든지, 기억력이 자꾸 떨어지는 것 같아서 요즘은 메모를 하면서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든지 하는 것은 모두 건망증에 해당한다. 반면에, 치매인 경우에는 좀전에 또는 며칠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완전히 잊어버려 똑같은 질문을 반복한다든지, 설명하고 귀띔을 해주어도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한다든지, 무슨 날 어떤 일을 해 놓고도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든지, 기억력이 나빠지는 것 자체를 스스로 잘 모른다든지, 누가 기억을 못한다고 핀잔을 주면 부정을 하고 화를 낸다든지, 작년이나 몇 달전보다 기억이 현저히 많이 나빠진다든지 하는 것은 모두 치매초기에 해당 할 수 있는 사항이다.

그러나 심한 건망증은 결국 치매를 일으킬 수 있다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건망증은 치매가 아니지만, 최근 치매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결과를 보면, 본인 스스로 건망증이 점차 심해지는 걸 느낀다면 나중에 치매가 생길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어서 좀 걱정은 된다.
결국 치매란, 본인이 느끼는 기억장애부터 서서히 시작하여 치매 전단계인 경도 인지장애를 거쳐서 마지막엔 실제 치매에 이르는 연속적 현상이 아닌가 하는 것을 학자들이 계속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스스로 느끼는 기억장애의 단계는 의학적으로 인지기능장애 즉, 치매라고 할 수 없으며 이 정도의 기억력 저하상태는 정상적으로 흔히 있을 수 있는 정상적인 노화과정이라고 알려져 왔다.

그런데, 뉴욕대학의 알츠하이머병 센터의 연구결과에서, 본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기억장애를 가진 노인 분들은 정상인들에 비해 향후 7년 이내에 치매 전단계인 경도 인지장애가 발생하거나 실제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4-5배 정도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어 기억력 장애에 시달리는 노인 분들에게 더 걱정을 끼치고 있게 된 것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노인분들이 포함된 40세 이상 성인들 213명을 대상으로 각자 기억장애 때문에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있는지를 물어서 판정한 결과, 이 중 47명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하였고, 166명은 기억장애 때문에 불편함을 겪은 적이 있다고 대답하였는데, 이들 모두 치매 검사에서는 정상으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이들을 대상으로 매 2년마다 평균 7년동안 추적관찰을 해 본 결과, 주관적 기억장애가 있던 사람들 166명 중에서는 90명(54.2%)에서 인지기능장애가 심해진 것을 확인하고 실제로 이 중에서 10명은 치매라고 확진을 받았던 반면, 전혀 불편을 느끼지 않았던 사람들 47명 중에서는 7명(14.9%)만 인지기능 저하가 심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 중에서 2명만 치매로 확인되었다.

치매 예방 방안
그러나 이런 결과를 가지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 즉, 이 연구결과를 믿는다고 하더라도, 치매라는 것은 실제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이전 즉 거의 10년쯤 전부터 조금씩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이 말은 미리 노력을 하면 치매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오히려 역으로 증명해 준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리고, 치매가 발생하는 것을 막으려면 미리미리 기억력 향상을 비롯한 뇌기능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치매 전문가들은 생활습관 교정으로 이러한 뇌기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잘 아시다시피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사습관, 그리고 몸에 좋은 항산화성분이 많은 과일이나 견과류 및 생선 섭취, 뇌에 해로운 독소인 술이나 담배를 피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사실 65세 이상의 노인층에서 스스로 기억력이 떨어져서 불편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적게는 25%에서 많게는 60%에 달하는데 이들이 모두 치매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평소 건강습관을 잘 유지하는 분들은 건망증이 있더라도 전혀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동맥경화가 생기지 않도록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를 비롯하여 운동, 금연, 건강식단 등의 생활습관 교정을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부터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뇌기능을 좋게 하기 위하여 일기쓰기나 메모하기, 신문이나 책 읽기, 새로운 것 배우기 등을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Close

우리 사이트는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쿠키와 다른 기술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를 계속 이용함으로써 당신은 이 기술들의 사용과 우리의 정책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자세히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