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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금단의 문화유산, 잇단 시민 개방

2006-03-06

금단의 문화유산, 잇단 시민 개방
금족지(禁足地)로 분류된 문화유산들이 연이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고 있다.

1907년 이후 폐쇄되다시피 한 남대문(숭례문)이 99년만인 3일 중앙통로를 개방한 것은 최근의 이런 경향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꼭 문화유산에 한정된다고 할 수는 없으나 금단의 구역은 사실 문민정부를 표방한 김영삼 정부 시절에 본격화했다고 할 수 있다.

취임과 함께 당시 김 대통령은 각지의 군사보호시설을 대폭 개방했으며 청와대 서쪽 인왕산 개방은 그 클라이맥스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이후 현 참여정부 들어서는 그 개방 흐름이 더욱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인물은 유홍준 문화재청장.

공직 취임 이전에 각종 강연과 저술 활동을 통해 문화유산을 대폭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그는 2004년 9월3일 문화재청장 취임과 더불어 평소 신념들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관람에 방해가 되는 문화유산 주위 보호막들에 대한 철거 작업을 시작으로 경복궁 경회루와 교태전을 개방했다. 최근에는 청와대나 국방부를 비롯한 관련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서울도성 북문인 숙정문을 포함하는 북악산 빗장을 풀었다.

일본이 주장하는 영유권을 무력화한다는 정치외교적 목적이 강하긴 하지만,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인 독도가 개방된 일도 빼놓을 수 없다.

나아가 그다지 주목을 받지는 못했으나 창덕궁 경내 벽화들을 공개한 일도 꼽을 수 있다.

보수적인 색채가 강하다고 할 수 있던 국립중앙박물관도 지난해 10월28일 개관과 더불어 문화유산들을 대폭 시민 품으로 돌려 놓았다. 유물 훼손과 관람 질서 혼란 등을 이유로 금기로 여기다시피 했던 전시품에 대한 사진촬영을 허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삼각대와 플래시 사용 금지라는 전제 조건이 붙어있긴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을 하기 힘들었던 현상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문화유산이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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