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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금강산 관광 중단 1년과 전망

2009-07-16

한반도 리포트

금강산 관광이 고(故) 박왕자 씨의 피격 사망 사건으로 중단된 지, 지난 13일로 1년이 됐습니다. 지난해 7월11일 새벽,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의 총격으로 피살되자, 우리 정부는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금강산 관광을 전면 중단시켰는데요. 정부는 조사단을 구성해 진상규명에 나섰지만, 북한이 현장조사를 거부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고, 관광 중단은 장기화 됐습니다. 특히 지난 1년 동안 금강산 관광길이 끊기면서 사업자인 현대아산과 협력 업체들이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데요.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조봉현 연구위원은 현대아산과 협력업체들의 손실을 합하면 2000억 원이 넘을 것이라고 추산합니다.

(조봉현 위원) 금강산 관광이 중단됨으로써 직접 관광을 주관하고 있는 현대 아산의 피해가 굉장히 큰 것 같습니다. 현대 아산이 작년도 7월달 관광이 중단된 이후로 거의 1년 동안 매출손실이 한 1600억 정도에 지금 달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금강산 관광 지구에 가면 우리 중소기업들이 식당이나 호텔, 심지어 상점, 그 다음에 위락시설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러한 협력업체들의 피해도 지금 600억 이상 나오는 걸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협력업체들은 결국 관광중단으로 인해갖고 지금 파산위기에 내몰려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현대아산의 협력업체들이 금강산지구 기업협의회를 구성을 했습니다. 정부에 대해서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 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요구함으로써 업체들의 도산을 막기 위한 그러한 어떤 촉구들을 계속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겪은 손실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금강산 관광객들의 남측 마지막 대기 장소였던 강원도 고성군 역시 적지 않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지난 해 말, 고성군이 밝힌 피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관광객들의 주 이동지역에 위치한 음식점 가운데 24%가 문을 닫는 등.. 이 일대 관광 관련 업체들이 입은 피해액이 300억 원에 이르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도 300여명으로 조사됐는데요. 지금은 피해 규모가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고성 주민들은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데요. 하지만, 국내외적인 상황들로 봤을 때.. 금강산 관광의 재개 가능성은 매우 불투명합니다.

(조봉현 위원) 아마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금강산 관광뿐만 아니라 개성공단 근로자 유씨가 억류돼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입장에서는 민간인의 신변 안전보장이 최우선 과젭니다. 북한이 관광객 피살사건에 대해서 재발방지나 그렇다고 진상규명을 허용하고, 그 다음에 사과를 하기에는 아마 쉽지는 않을 것 같고요. 이런 상황이 있지 않는다고 하면 우리 정부가 먼저 나서갖고 관광을 재기하기는 쉽지 않을 걸로 판단이 됩니다. 이러한 와중에 북한이 그 장거리 로켓과 미사일 그 다음에 북한 핵실험을 함으로써 결국 유엔안보리가 북한에 대해서 이 자금줄을 계속 조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국제적인 여건도 금강산 관광 재개를 더욱더 어렵게 하는 그런 요인이라고 하겠습니다.

특히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 뒤 금강산 관광을 바라보는 남쪽 정부의 시선이 한층 싸늘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이명박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북한에 지원한 막대한 돈이 핵무장에 이용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해.. 일부에서는 금강산관광 등 북쪽으로 현금이 들어가는 남북협력 사업을 겨눈 게 아니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나마 금강산 관광을.. 여전히 남북교류의 상징으로 바라보는 국민여론이 관광 재개 전망을 밝히는 유일한 등불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소가 남녀 507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6%가 금강산 관광이 그동안 남북관계 개선에 어느 정도 공헌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일부 전문가들 역시 지난 1999년 서해 연평해전 당시에도 금강산 관광선은 동해에서 정상적으로 출항했다며..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었던 금강산 관광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조봉현 위원) 금강산 관광은 1998년도부터 시작이 됐습니다. 현재까지 약 196만명이 금강산 지역을 방문을 했고요. 최근 중단되기 전, 그러니까 2007년도 같은 경우는 거의 34만 명이 금강산을 방문을 했습니다. 1일 평균 한 천명 정도가 현재 금강산을 다녀오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실제적으로 남북한의 어떤 긴장을 완화하는 그런 측면에서는 금강산 관광이 큰 역할들을 했다고 하겠습니다. 특히 육로 관광을 통해서 비무장 지대를 직접 통과함으로써 긴장의 큰 상징이었던 비무장지대를 결국은 관광을 통해서 허물었다는 데에서 좀 의미가 있고요. 그 다음에 금강산 관광지역은 관광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이산가족 상봉의 중요한 장소로서의 역할도 했던 부분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남북한 화해 및 평화의 어떤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 1년을 맞아 대변인 논평을 발표하고.. 북한은 사건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신변안전 보장 대책 마련에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수차례 이같은 요구를 북측에 전달했지만, 북측은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조봉현 연구위원은 지금의 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면서.. 이 시점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남과 북이 대화를 시도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이라고 말합니다.

(조봉현 위원) 일단은 금강산 관광에서 관광객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장치가 먼저 이뤄져야 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북한이 먼저 전향적으로 좀 나오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고요. 그 다음에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 이런 것도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기존에 어떤 관광의 활성화쪽에 좀 맞췄다고 하면 이제는 관광의 내실화 내지 자금지원, 이 금강산 관광대가로 가는 자금에 대한 투명성 확보라든지, 이런 것도 일정 부분 보장이 돼
야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는 금강산 관광재개와 그 다음에 현재 남북한의 긴장 완화 자체를 좀 완화시키기 위한 상호 당국 간의 끊임없는 대화 노력 이것이 가장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10여 년 전, 분단 반세기만에 한반도를 화해와 협력의 길로 인도한 금강산 관광은.. 단순한 유람의 길이 아닌 남과 북 소통의 길이었는데요. 무엇보다 남북 양측이 금강산 관광 문제를 정치․군사적 요인과 연결하지 말고.. 경제 논리로 풀어가되, 좀더 미래 지향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겠습니다.


[Interview] 북한의 사찰 음식은 어떤 맛일까?
북한 지역의 옛 사찰 음식과 조리법을 담은 책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간됐습니다. 사찰 음식을 전문적으로 연구, 보급해온 태고종 정산 스님이 펴낸 <북한 사찰 음식>이란 책인데요. 스님이 북한 사찰음식 조리법을 알게 된 것은지금으로부터 40년 전. 당시 범어사에 계신 칠십 노장 명허 스님에게 전수받았다고, 정산 스님은 전합니다.

(정산 스님) 제가 15살에 부산 범어사에 출가했는데, 출가 하면은 보통 후원에서 음식 만드는 책임을 한 3년간을 해야 돼요. 그런 과정에서 제가 음식을 너무 잘 만든다고 소문이 그랬고, 저도 이제 음식 만드는 취미가 있었고. 그때에 후원에 오셔갖고 항상 불만을 하시는 노스님이 계셨어요. 옛날에는 이런 음식 만들어 줬는데, 요새는 안 만들어 준다, 그런 얘기를 들었고. 그 스님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스님이 알고 있던 옛날 음식들을 제가 이렇게 알게 되고 그분은 38선 그어지기 전에 이북을 왕래하면서 공부하던 스님이라 이북에 있는 사찰 음식을 내게 많이 가르쳐주셨어요.

정산 스님은 명허 스님의 가르침은 물론.. 다른 북한지역 출신 스님들의 말씀에 따라 북한사찰 음식을 시연하고 조리법을 기록해 왔습니다. 하지만, 직접 북한 땅을 밟아보지 않고서는 남들에게 전할 수가 없다고 판단해.. 그 자료들을 고이 간직해오기만 했었는데요. 다행히 지난 2007년, 북한 묘향산에 있는 보현사를 방문해.. 그곳 스님들로부터 북한 사찰음식의 기록을 비교, 확인했고.. 보현사 주지 청운 스님은 채록 원고를 보고.. “어떻게 이런 자료를 정리할 수 있었냐”며 감격했다고 합니다.

(정산 스님) 묘향산에 있는 보현사라는 절은 이제 이북 절 중에서도 제일 큰 사찰이에요. 이남과 다른 점은 스님들이 출퇴근하기 때문에 공양간도 없었고, 그냥 그 절 단청이라든지 절을 꾸며놓는 꾸밈새가 단아한 모습이 오히려 좀 편안하다는 그런 느낌도 한편으로는 받았어요. 그리고 지금도 스님이 17분 계시더라고요. 그 스님한테 이제 그 원고를 보여주고 과거에 그런 음식들이 있었다는 그런 어떤 확인을 받고 한국에 나와서 책을 내게 됐어요.

이번 책에는 밥과 국수를 한 그릇에 담는 국수원밥숭이를 비롯해.. 송이 재불구이, 법성게전, 도라지식해, 곰취두부쌈 등.. 북한 사찰음식 60여 종의 조리법과 영양성분 등을 소개했는데요. 북한의 사찰음식은 남한과 다른 점이 많습니다. 우선 음식 재료로는 감자나 메밀, 버섯, 산나물 등을 많이 쓰고.. 밥을 해도 옥수수나 감자, 수수, 콩 등을 많이 섞거나 감자 두릅밥처럼 밥을 볶다가 짓는 독특한 방식도 있습니다. 또, 북한이 추운 지방이라.. 소금과 고춧가루 같은 양념을 적게 넣어 음식이 좀 싱거운데요. 북한식으로는 ‘슴슴하다’라고 표현합니다.

(정산 스님) 이북 음식으로 말하자면 무명을 입은 촌색시라고 할까? 이남 절음식 그러면은 좀 사치스럽게 비단 옷에 무슨 갖가지 장신구를 한 그런 도회 여인의 그런 음식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해보는데.. 이북은 날씨가 너무 춥고, 또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리다 보니까 밖으로 나올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어떤 음식을 저장해서 먹는데 저장한 음식 하나만 먹어도 영양소가 그 속에 다 들어있는 듯한 그런 음식.. 한 예를 들자면 그 유점사에서 전해 내려오는 김치인데.. 속을 넣는데, 더덕, 도라지, 그리고 연근, 우엉, 또 버섯, 그런 것을 이제 그 사이사이에다 넣어요. 그런 것들이 들어가지고 어울려져서 진짜 묘한 맛을 내거든요.

특히 정산 스님은.. 사찰 음식을 만들고 먹는 것도 도를 닦는 과정이자, 전승해야 할 불교문화라고 강조합니다. 따라서, 서울 인사동에 ‘산촌’이란 음식점을 직접 운영하면서.. 우리 전통의 맛을 널리 알리고 있는데요. 이곳은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아시아 톱10 레스토랑’으로 꼽을 정도로 유명해졌고.. 매주 수요일에는 동산불교대학의 사찰음식 강의도 열립니다.

수강생1 (여) : 사찰음식은 도마다 다 틀리다고 스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음식들을 만들어봤어요. 마를 쪄내면 5cm나 3cm 두께로 썰어갖고 꿀을 발라요. 거기다 참깨를 묻혀갖고 이제 접시에다가 나란히 내놓으니까 그것도 또 맛도 있고, 색다르더라고요. 얘들 간식으로 괜찮겠어요. 개성음식으로 알고 있어요. 개성 사찰 음식..
수강생2 (여) : 요즘에 모든 음식들이 거의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잖아요. 그래서 담백한 음식을 찾다보니까 이 음식을 배우게 됐어요. 북한 사찰 음식은 그냥 그 고유 재료만 갖고 다른 것 없이 그것만 가지고 거기에서 서로 화합해서 모양하고는 아무 상관없이.. 그래서 맛이 굉장히 담백한 것 같아요. 요즘에 다들 웰빙웰빙 하는데, 이게 보급이 좀 됐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정산 스님은 남은 자료들을 정리해 북한 사찰 음식 책을 한권 더 출간하고.. ‘산촌’에서도 북한 사찰음식 메뉴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스님의 열정이 우리의 전통은 물론.. 60년 가까이 단절된, 남북의 사찰 문화를 되살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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