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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세계 최초로 산악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산악인 - 박영석

2005-03-04

세계 최초로 산악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산악인 - 박영석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산악인, 박영석! 그가 전세계 등반가들의 꿈인 ‘산악 그랜드 슬램’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산악 그랜드 슬램’이란 히말라야 8000m 이상 고봉 14개와 세계 7대륙의 최고봉, 그리고 남극, 북극과 에베레스트의 세계 3극점을 모두 등정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은 전세계적으로 11명이 달성했지만 ‘산악 그랜드 슬램’을 이룬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 전설적인 산악인 ‘라인홀트 매스너(61.이탈리아)’마저도 마지막 남은 북극에 세 번 도전해 모두 실패하는 바람에 ‘산악 그랜드 슬램’은 아직까지 꿈의 기록으로만 남아 있다.

기록을 갈아치우는 사나이

1991년, 에베레스트(8.848m) 남서벽을 올라 처음으로 8000m급 등반에 성공한 이래, 1993년에는 아시아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에 성공하면서 전세계 산악인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박영석은 2001년, 히말라야 14좌를 최단 기간에 올라 세계적인 산악인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이에 그치지 않고 7대륙 최고봉은 물론 지난해 1월에는 44일이라는 세계 최단 기록으로 남극을 밟은 그에게 인류 최초 ‘산악 그랜드 슬램’이라는 기록 달성까지는 이제 북극점만이 남아 있다.

실패만한 공부는 없다

박영석에게 북극은 ‘산악 그랜드 슬램’의 마지막 관문이라는 것 외에 또다른 의미가 있다. 지난 2003년 5월, 이상한파가 한 달 이상 계속되는 바람에 북극점 정복을 눈앞에서 포기해야 했던 쓰라린 경험 때문이다. 그는 그 실패 원인을 정보 부족이라고 분석한다. 북극해로 이뤄진 북극의 지형은 그가 그동안 경험했던 산의 그것과는 전혀 달랐던 것이다.

하지만 실패가 어디 그 뿐이었겠는가. 히말라야 14좌에 도전하기를 33번. 그 중 13번의 좌절을 그는 맛봐야 했다. 그러나 실패를 거듭하면서, 그는 실패야말로 자신의 부족한 점을 발견하는 소중한 공부임을 깨닫게 됐다. 단, 그에게 있어 실패란 최선을 다한 것이어야 한다. 모든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상태에서 맞은 실패는 아무런 정보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패라는 이름의 공부 때문이었을까? 뒤이어 도전한 남극점은 44일이라는 '세계 최단 기록'으로 성공했다.

걸어서 북극점까지!

남극 원정 성공 후, 박영석은 북극점 원정 준비에만 매달려 왔다. 베이스 캠프를 칠 캐나다 레졸루트에 직접 답사를 다녀왔고 원정대원들은 영하 35도의 한라산에서 혹독한 담금질을 해왔다. 그러나 최대 무기는 바로 경험! 그는 지난번 경험을 살려 의상을 직접 제작하기까지 했다.

박영석과 원정대원들이 북극점까지 걸어야 하는 직선거리는 780㎞. 그러나 리드(빙하 사이로 바닷물이 드러난 곳), 난빙대(험한 얼음산 지대), 크레바스(빙하의 갈라진 틈) 등을 피하다 보면 실제거리는 2천㎞ 이상이다.

기어서라도 가겠다는 원정대는 3월5일 캐나다 레졸루트에 베이스캠프를 친 후, 5월6일 북극점을 밟는다는 계획이다.
가장 큰 적은 바로 자기 자신!

원정대를 가로막는 것은 천길 낭떠러지, 얼음절벽 뿐만이 아니다. 블리자드라 불리는 초속 30m 이상의 강풍, 영하 50도를 밑도는 살인적인 추위와 북극곰과의 싸움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가장 큰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박영석은 말한다. 구조 헬기를 부를까, 하루쯤 쉬어갈까.. 하며 하루에도 열 번씩 자기 자신과의 타협을 시도한다. 하지만 자꾸만 스스로를 주저앉히려고 하는 자신과 타협하는 그 순간, 모든 것이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마는 것이다.

운명같은 만남

그렇게 자기 자신과의 고통스런 싸움을 이겨가며 산악인의 한길을 걸어온 지 어언 20여년! 박영석이 산악인으로서의 인생을 살게 된 계기는 우연히 찾아 왔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서울시청 앞을 지나다가 히말라야 마나슬루 원정에 성공한 동국대 산악회의 카퍼레이드를 목격한 그는 그때 받은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그 후로 그는 오직 동국대 산악부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하기 시작했고, 결국 재수 끝에 입학했다. 그리고 대학시절, 1985년 일본 북알프스 (3,190m) 등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산악인의 길을 걷는다.

고집불통 등반대장

박영석은 대원들에게 엄격하다. 이 때문에 대원들로부터 독재자라는 원망을 듣기도 한다. 그는 26세부터 원정 대장을 맡아 왔다. 최연소 원정 대장이다. 원정대에 순간부터 대원들은 모든 것을 대장에게 맡긴다. 목숨까지도 그래서 대장의 한순간의 판단으로 대원 전체의 생명이 왔다 갔다 한다. 그 점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대장에게는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정상이 눈앞이라도 과감히 돌아설 줄 아는 판단력과 용기가 필요하다. 대장이 고집을 피울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20년 탐험하면서 배운 것은 겸손

26세에 등반 대장이 될 정도로 타고난 산악인 박영석도 20여년의 세월 동안 7명의 악우(岳友)를 잃었다.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동료를 잃은 슬픔이 그에게는 가장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대원과 셰르파 7명을 잃은 후 그는 비로소 자연의 무서움을 알게 됐다고 한다.

크레바스(빙하사이의 틈)에 빠져 갈비뼈 2개가 부러진 채 자일에 대롱대롱 매달려 줄 하나에 목숨을 의지한 채 30분간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면서 그는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 8000m 이상급의 고봉들을 등반하면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기를 수십번. 그러나 신은 그를 버리지 않았다.

젊은 시절, 그는 산을 정복한다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안다. 인간이 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고 대자연이 잠시 자리를 내줄 뿐이라는 것을. 20년 탐험하며 그가 배운 것은 겸손이다.

1%의 가능성

꿈의 기록, 산악 그랜드 슬램! 아직 아무도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움이 많다는 뜻이리라. 특히 박영석의 산악 그랜드 슬램의 마지막 관문, 북극점은 그가 이미 한번 실패했던 터라 두려움이 더 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것은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란 것을 그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마칼루(8463m) 등정은 두 번의 실패가 있었기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단 1퍼센트의 가능성만 있다면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만약 그가 이번에 북극점 도전에 성공한다면 인류 최초로 ‘산악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기록보다는 도전 자체가 소중하게 여긴다. 그에게 도전이란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기 때문이다. 그는 말한다. 도전하는 사람은 언제나 아름답다. 실패가 두려워서 도전하지 않는다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고.

불혹의 나이를 넘겼지만 아직까지 이룰 목표가 있고, 꿈을 이루기 위해 흔들리지 않고 매진할 수 있는 그는 분명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프로필

1963년 서울 출생
1982년 서울 오산고 졸업
1983년 동국대 체육교육학과 입학
1992년 동국대 체육교육학과 졸업
2003년 동국대 교육대학원 졸업
現, (주) THE NORTH FACE 홍보이사
대한산악연맹 이사 한국 산악회 이사

주요 등정 기록

1991년 에베레스트 남서벽 등정
1993년 아시아 최초 히말라야 무산소 등정
1997년 세계 최초 1년간 히말라야 8000M 최다 등정 (6봉)
2001년 히말라야 8000M 14좌 등정
7대륙 최고봉 등정, 세계 두번째 아시아 두 번째 등정
2004년 남극점 세계 최단기 무보급 등정

산악 그랜드 슬램
: 히말라야 14좌 + 7대륙의 최고봉+ 세계 3극점

히말라야 14좌

1. 에베레스트 8,848m
2. K2 8,611m
3. 캉첸중가 8,586m
4. 로체 8,516m
5. 마칼루 8,463m
6. 초오유 8,201m
7. 디울라기리 8,167m
8. 마나슬루 8,163m
9. 낭가파르밧 8,126m
10.안나프르나 8,091m
11.가셔브름 1봉 8,068m
12.브로드피크 8,047m
13.시샤팡마 8,046m
14.가셔브름 2봉 8,035m

7대륙 최고봉

아시아 에베레스트 8,848m
오세아니아 칼스텐츠 4,884m
남극 빈슨매시프 4,897m
북미 맥킨리 6,187m
남미 아콩카구아 6,960m
아프리카 킬리만자로 5,894m
유럽 엘브르스 5,633m

세계 3극점

에베레스트(8,848m) 아시아
북극점 북극해
남극점 남극대륙

북극점은 바다에 있나?

북극점은 바다 한가운데에 있다. 다만 1년내내 얼어있는 바다이므로 도보로 북극점정복을 하기도 한다.

북극점은 어떻게 확인하나?

GPS(위치정보시스템)로 확인한다. 위성으로부터 탐험대의 좌표를 받아 북위 90도를 찾아간다. 과거에는 천체를 측정해 '감으로' 북극점을 찾았다. 때문에 정복 후 진위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남극과 북극 중 어디가 더 어렵나?

남극은 대룩의 98%이상이 얼음으로 덮여 있고 북극은 북극해로 이뤄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북극이 기온이 더 높다. 그러나 탐험하기에는 북극이 더 어렵다. 남극에는 없는 리드(얼음이 갈라져 바닷물이 드러난 곳)와 난빙대(험한 얼음산 지대)가 탐험을 어렵게 하기 때문.

게다가 대륙으로 이뤄진 남극은 백야인 여름철에도 탐험이 가능하지만 북극은 해빙이 녹기 때문에 늦겨울부터 봄까지만 탐험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추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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