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에이형 간염이 늘고 있다. 특히 2-30대 젊은 층에서 급증하고 있고 예전엔 감기처럼 지나갔던 에이형 간염이 갈수록 독해지고 있다는데 박태균 기자의 웰빙수첩, 오늘은 우리 간을 보호해 주는 음식에 관한 얘기 나눠본다.
식이섬유
간염의 급성기엔 채소즙, 물로 희석한 채소 주스, 허브차 등 유동식 위주로 먹는다. 고형식은 삶은 채소, 현미 정도가 좋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은 독성 담즙 물질의 제거를 돕는다. 급성 간염은 비타민 C 고용량 요법(40∼100g을 2∼4일 내에 경구 또는 정맥 투여)으로 치료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환자에게 비타민 C를 매일 2g이상 제공했더니 B형 간염 예방 효과를 얻었다. 식약청이 정한 비타민 C의 하루 섭취 권장량은 100㎎(성인 기준)이다. 간염이 만성이 되면 (B형ㆍC형) 포화 지방(동물성 지방)ㆍ단순당(정제 설탕ㆍ밀가루ㆍ과일주스ㆍ꿀 등)ㆍ튀김 음식ㆍ알코올 등을 최대한 멀리 한다.
감초와 밀크씨슬
자연의학자들이 간염 치료에 흔히 사용하는 식물은 감초와 밀크씨슬이다. 감초는 간을 보호하고 면역력을 높이며 몸 안의 항바이러스 물질인 인터페론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초의 주성분인 글리시리진이 든 약을 주사한 결과 급성ㆍ만성 간염이 크게 호전됐다는 일본의 연구결과가 있다. 감초를 장기간 다량 섭취하면 혈압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혈압 조절을 돕는 칼륨이 풍부한 채소 등을 즐겨 먹을 것을 권한다.
밀크씨슬에 함유된 실리마린도 널리 알려진 간 보호물질이다. 실리마린은 독성이 거의 없어서 장기 섭취가 가능하다. 식약청이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개별 인정한 세 가지 원료는 밀크씨슬 추출물과 헛개나무 열매꼭지 추출물ㆍ표고버섯 균사체 추출물이다. 이 세 성분은 동물실험ㆍ인체적용시험 등을 거쳐 안전성ㆍ기능성(효과)이 입증된 것이다. 식약청이 이들의 효능을 인정한 것은 불과 1년 전부터다.
표고버섯 균사체 추출물 분말
표고버섯 균사체 추출물 분말이 왜 간 건강에 왜 유익한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시험관 내 시험(in vitro)에서 표고버섯 균사체 추출물 분말 주입 뒤 간세포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단백질 합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간 기능이 약간 떨어진 사람에게 표고버섯 균사체 추출물 분말을 제공했더니 간 손상을 보여주는 지표인 GOTㆍGPT(정상 40 이하, 숫자가 높을수록 간 건강이 나쁘다는 뜻) 수치가 떨어졌다. 하루 적정 섭취량은 1.8g이다.
밀크씨슬 추출물
밀크씨슬(엉겅퀴)은 국화과 식물이다. 유럽에선 2,000년 전부터 간질환에 사용해온 전통의 약용식물이다. 밀크씨슬 추출물은 밀크씨슬을 분쇄ㆍ추출한 뒤 여과ㆍ농축ㆍ분말화한 제품이다. 주성분은 플라보노이드(항산화 성분)의 일종인 실리마린이다. 독일에선 실리마린을 이용해 간 손상을 치료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독일 등 유럽은 물론 국내에서도 간 보호제나 간 질환 환자의 증상 개선제로 처방된다. 섭취 후 알레르기가 생기거나 설사ㆍ위통ㆍ복부 팽만이 발생하면 즉시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위와 같은 간 기능 개선 식품은 GOTㆍGPT 등 간 손상을 나타내는 지표를 어느 정도 낮춰준다. 식약청이 공인한 것인지 ‘건강기능식품’ 마크나 문구를 확인한다. 그러나 숙취 해소 효과를 검증받은 것은 아니다. 또 ‘간 기능 개선 식품=간질환 치료 효과’라는 등식도 성립하지 않는다. 음주로 간이 나빠졌을 때 간 기능 개선 식품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오히려 간에 이중 부담을 안길 수 있다.
그 외 식품
우리가 흔히 먹는 식품 중에 간에 좋은 것은 황 성분이 함유된 마늘ㆍ양파이다. 마늘은 간 기능을 강화하고 간 손상 수치를 낮춰준다. B형 간염 환자에게 하루에 마늘 10알씩(속이 쓰리면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하루 2∼4알이 적당) 3∼4개월 꾸준히 먹게 했더니 간염 증세가 현저히 완화되고 바이러스가 감소했다는 임상 결과도 있다. GPT 수치가 500에 달했던 사람이 마늘을 장복한 뒤 20으로 떨어진 사례도 있다. 양파엔 간 기능 활성을 돕는 단백질이 풍부하다. 간염 환자에게 마늘, 양파 수프를 추천하는 것은 이래서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사과ㆍ배ㆍ귀리ㆍ콩, 양배추과 식물인 브로콜리ㆍ양배추, 향료인 강황ㆍ계피ㆍ감초 등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 민들레ㆍ바지락ㆍ사탕무ㆍ매실 등도 과학적으로 증명된 적은 없지만 간을 튼튼히 해주는 식품으로 통한다. 이 중 바지락은 술 마신 뒤 해장국에 넣는 조개이다. 바지락에서 간 기능 개선 성분은 타우린(아미노산의 일종)과 글리코겐이다. 술꾼에게 인기 높은 배와 매실의 간 기능 개선 성분은 각각 아스파라긴산과 구연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