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을 선택해야할지 결정을 못하는 경우에 쓰이는 말

고르다 와 골르다

여자 : 남자 : 여자 : 남자 : 여자 : 남자 : 여자 :

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죠. 사러가 홈쇼핑입니다. 그동안 매회 매진을 기록했던 바로 그 상품. 월드 안마의자! 오른 어렵게 준비했습니다. 네. 아주 좋은 조건인데요. 고급형과 표준형 두 가지가 있거든요, 두 가지 가운데서 마음에 드시는 걸로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안마의자를 구입하시는 모든 분께 찜질 팩도 함께 드립니다. 오늘은 찜질 팩 한 개가 아니라 곱빼기로 두 개를 드리니 이 시간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네. 제 생각에는 조금 비싸긴 하지만, 고급형을 골르시면 정말 잘 샀다는 생각이 드실 거예요.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와서 안마의자에 30분만 앉아 계시면 피로를 확 풀어드리겠습니다.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다 하시는 분들은 표준형을 고르시면 됩니다. 지금 주문 전화가 폭주하고 있거든요. 어깨가 결리시는 분들! 저녁이면 다리가 붓는다는 분들! 안마의자의 효과를 믿고 사용해보시기 바랍니다.

여자 쇼핑호스트는 물건을 '골르시면'이라는 표현을 했고 남자 쇼핑호스트는 물건을 '고르시면'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고르시면'은 '고르다'에서 온 말로 '여러 개 중에서 가려내거나 뽑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문에서는 고급형과 표준형의 안마의자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고르다'가 맞는 표현입니다.

'고르다'는 '고르고, 골라, 골라서'라고 활용이 가능하며, '골르다'는 주로 지방에서 많이 사용되는 사투리로 올바른 표현이 아니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올바른 우리말 표기법

'곱빼기'는 '음식에서 두 그릇의 몫을 한 그릇에 담은 분량'이나 '계속하여 두 번 거듭하는 일'을 뜻합니다.

곱빼기를 간혹 '곱배기'로 표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소리는 둘 다 [곱빼기]로 같지만 '곱빼기'로 적습니다. [빼기]로 소리나는 말을 '-배기'로 적을 것인가 '-빼기'로 적을 것인가는 '-배기/-빼기'가 붙는 앞말을 분석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결정됩니다.

'곱빼기'는 '곱'이 '한 곱, 두 곱'과 같이 자립적으로 쓰이므로 분석이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곱빼기'로 적는 것이 맞습니다. 이에 반해, '뚝배기'의 경우에는 '뚝'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기 어려우므로 분석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따라서 이때는 '뚝배기'가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배기/-빼기' 앞에 말을 분석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그에 따라 표기하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