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곱절과 몇 갑절
엄마:
형진:
엄마:
형진:
엄마:
형진:
엄마:
형진:
엄마:
형진:
엄마:
형진:
| 어머, 저 청바지 괜찮아 보인다. 형진아. 저거 살까?
싫어요.
싸고 괜찮아 보이는데 왜?
제 친구들은 전부 다 백화점에서 산 청바지 입는단 말이에요.
저도 백화점에서 사주세요.
백화점에서 파는 청바지가 얼마나 비싼 줄 알아?
저기서 파는 청바지보다 몇 갑절이나 비싸단 말이야.
몇 곱절이나 비싸다는 건 아는데, 그래도 꼭 한 번은 입고 싶어요.
그럼 엄마랑 약속 하나 해!
뭔데요?
이번 시험에서 10등 안에 들면 엄마가 백화점에서 사줄게.
네. 알았어요.
그 대신 10등 안에 못 들면 이 바지도 못 얻어 입을 줄 알아!
알았어요. 오늘부터 이를 악물고 공부할 거니까,
저한테 심부름 같은 거 시키지 마세요. 아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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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에서 엄마는 ‘몇 갑절’이라고 했고 아들은 ‘몇 곱절’이라고 했습니다. 두 가지 표현 중 맞는 표현은 ‘몇 곱절’ 입니다.
‘곱절’은 ‘어떤 수나 양을 두 번 합친 만큼’ 그리고 ‘일정한 수나 양이 그 수만큼 계속 거듭됨을 이르는 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혼동하기 쉬운 ‘갑절’은 단순히 ‘어떤 수나 양을 두 번 합친 만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두 배라는 뜻으로 쓸 때는 두 단어 모두 사용 가능하지만 대화에서처럼 두 배 이상 여러 번이 합쳐진 것을 가리킬 때는 ‘갑절’이 아닌 ‘곱절’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화에서 엄마는 ‘몇 갑절’ 대신에 ‘몇 곱절’이라고 바꿔 말해야 맞습니다.
올바른 우리말 표기법
대화에서 ‘이를 악물고’라는 표현이 나왔는데 ‘악물고’의 기본형 ‘악물다’는 ‘단단히 결심하거나 무엇을 참아 견딜 때에 힘주어 이를 꼭 마주치게 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발음은 [앙물다]라고 나지만, 표기할 때는 ‘아’에 ㄱ 받침을 붙이고 ‘물다’ 를 쓴 ‘악물다’가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