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아내: 남편: 아내: 남편: 아내: 남편: 아내: 남편: 아내: 남편: 아내: 남편: 아내: | 오래간만에 산에 오니까 좋네. 당신도 기분 좋지? 여기가 약수터지, 무슨 산이유? 산기슭에 있는 약수터가 산이 아니면 어디가 산이야? 좀 더 올라가자니까 그러네. 아 시끄러.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 또 조금 더 올라가고 또 그 다음날 조금 더 올라가고 그러면 될 것 아니야? 만날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하지! 약수터 왔다 내려가면, 새로 사서 신고 온 등산화가 아깝다. 여보! 저기 좀 봐! 어디요? 저기 저 부부 말이야. 남편이 중풍을 맞은 모양인데, 아내가 손 꼭잡고 남편 걸음걸이에 맞춰서 천천히 걷고 있잖아. 나도 보여요. 누군 눈 없을까봐. 참 금슬 좋아 보이지? 다른 부부 금실 좋은 거 부러워하지 말고 나한테 좀 잘해 줘 봐요. 그럼 나도 잘해줄 테니. 내가 당신한테 이날 이때까지 못해준 건 또 뭐있나? 아~ 놀래라. 내가 이래서 당신이랑 어딜 안 간다니까. 나 먼저 집에 갈 테니까 당신 혼자 산에서 놀다 오든지 말든지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