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 영희: 철수: 영희: 철수: 영희: 철수: 영희: 철수: 영희: 철수: 영희: 철수: 영희: | 영희씨 뭐해요? 오늘의 운세 좀 보려고요. 전 오늘 좋다는데요. 아침에 오백 원 주웠거든요. 복권이나 사볼까? 어디 나도 좀 봐요. 난 오늘 풀리는 일이 영 없는데... 어디보자. 김철수씨는 오늘 일진이 안 좋아서 집 밖에 안 나가고 있어도 구들장이 무너지는 운세라는데요. 그럴 줄 알았어. 어휴. 왜요? 얼마나 재수가 없었는데 그래요. 글쎄 아침에 나오는데, 버스가 지나가면서 양복에 물을 튀기잖아요. 어머 그래서요? 시간도 없고 해서 그냥 바지 둘둘 걷고 나왔는데, 엘리베이터에서 사장님을 만난 거예요. 절 보더니 ‘김철수씨 어제 집에 안 들어갔어? 모습이 가관일세.’ 이러시는 거 있죠. 사장님께 그런 말 들었으니 좀 머슥했겠네요. 머쓱한 정도가 아니죠. 오늘은 정말 일진이 안 좋은 날인가 봐요. 조퇴나 할까? 철수씨. 오늘 당직이잖아요. 참·그렇지! 내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네!! 그냥 액땜했다고 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