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정에서 아기가 태어나는 일처럼 기쁜 것도 없을 겁니다. 이렇게 이 세상에 새로운 생명이 나오는 것을 뜻하는 표현은 종류가 상당히 많습니다. ‘탄생’과 ‘출생’이라는 말이 쉽게 떠오르는데요, 모두 태어난다는 뜻을 갖고 있지만 의미면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출생(出生)’은 세상에 나오는 것을 말해서 ‘서울 출생’이라고 하면 서울에서 태어났다는 뜻이고, ‘출생과 성장’이라고 하면 태어나서 자라온 과정을 말합니다.
반면에 ‘탄생(誕生)’은 성인(聖人)이나 귀인(貴人)이 태어나는 것을 높여서 이르는 말입니다. 그리고 조직이나 제도 또는 사업체 같은 것이 새로 생길 때도 ‘탄생’이라는 말을 써서 ‘문명의 탄생’이라든가 ‘사내 커플 탄생’과 같은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그밖에도 ‘탄신(誕辰)’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임금이나 성인이 태어난 날을 말합니다. 음력 4월 8일을 ‘석가탄신일(釋迦誕辰日)’이라고 해서 석가모니가 태어난 날을 기념하는데, ‘탄신’이라는 말 자체에 ‘날’이라는 뜻이 들어 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탄신일’이라는 것은 바른 표현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로 ‘성탄절(聖誕節)’이 있는데요, ‘성탄(聖誕)’ 역시 성인이나 임금의 탄생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 말에는 ‘날’이라는 뜻이 없기 때문에 ‘성탄절’이나 ‘성탄일’이라는 말을 모두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