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 동물 중에서 키가 가장 큰 동물은 ‘기린’입니다. 기린은 얼굴이 참 순하게 생긴 동물인데요, 키가 너무나 커서 머리끝까지의 높이가 무려 6m나 된다고 합니다. ‘기린’이라고 하면 바로 그 긴 목이 생각나지요.
그런데 흔히 슬기와 재주가 남달리 뛰어난 사람을 가리켜서 ‘기린아(麒麟兒)’라고 부르는데, 이 ‘기린아’라는 말과 목이 긴 동물인 ‘기린(麒麟)’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기린아’에서 말하는 ‘기린’이라는 동물은 성인(聖人)이 세상에 나올 전조로 나타난다는 상상 속의 상서로운 동물입니다. 속설에 따르면 이 동물은 생명이 있는 것은 밟지도 않고 먹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이 기린은 살아있는 풀은 밟지도 않고, 살아있는 생물은 먹지도 않는 어진 짐승으로, 매우 상서로운 동물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상상 속의 ‘기린’이라는 동물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목이 긴 ‘기린’과는 이름은 같지만 서로 다른 동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린’이 상서로운 동물이기 때문에 재주와 지혜가 뛰어나서 장래가 촉망되는 사람을 가리켜서 ‘기린아’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 말은 ‘유망주’나 ‘기대주’ 정도로 바꿔서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문단의 기린아’라는 말은 우리나라 문단에서 발전할 가능성이 많은 사람이라는 뜻이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