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 가운데 ‘한번 엎지른 물은 다시 주워 담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일단 저지른 잘못은 회복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나오는 ‘한번’이라는 말을 글로 써 놓은 것을 보면 ‘한’과 ‘번’을 띄어서 쓴 것도 있고, ‘한’과 ‘번’을 붙여서 쓴 것도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이 ‘한번’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신 적은 없으십니까?
‘한’과 ‘번’을 띄어 쓸 때는 ‘번(番)’이 차례나 횟수를 나타내는 의존명사로 쓰인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서 ‘일주일에 한 번 만난다’든가 ‘두 번 만난 적이 있다.’와 같이 사용될 때는 모두 띄어 씁니다.
그러나 ‘한번 입어 보세요.’라든가 ‘값이 얼만지 한번 물어 보세요.’와 같이 차례나 횟수와는 다르게 ‘일단’이라는 의미로 사용될 때는 의미상 하나의 단어이기 때문에 붙여 써야 합니다.
‘한번 엎지른 물은 다시 주워 담지 못한다’는 속담도 일단 잘못을 저지르면 회복하기 어렵다는 뜻이기 때문에 ‘한번’이라는 말을 붙여 써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