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팀이 네팔 팀을 7:0으로
제끼고 2차 예선을 통과했습니다.’
이것은 ‘2004 아시안컵’ 2차 예선 결과를 알리는 방송 내용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7:0으로 제꼈다’는 것은 ‘7:0으로 이겼다’는 뜻으로 말한 것인데 과연 이 ‘제끼다’라는 말이 올바른 표현일까요?
‘제끼다’라는 말은 ‘젖히다’와 ‘제치다’를 잘못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젖히다’라는 말에는 ‘이긴다’는 뜻은 없습니다. 이 말은 우선 ‘상대를
젖혀 넘어뜨린다’에서처럼 몸의 윗부분을 뒤로 기울어지게 한다는 뜻이 있고, 또 ‘문을 열어 젖힌다’ 같이 물건의 안쪽이 겉으로 나오게 한다는 뜻이 있습니다.
또 때로는 ‘몇 대 몇으로
제쳤다’고 하는 분들도 계신데요, 이 ‘제치다’라는 말은 ‘경쟁 상대보다 우위에 선다’는 뜻으로 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마라톤에서 우리 선수가 선두를 제치고 맨 앞으로 나섰다.’와 같이 쓸 수 있겠죠.
그리고 앞의 예문에서 굳이 ‘제치다’를 사용해서 말한다면 ‘한국 축구 팀이 네팔 팀을 가볍게
제치고 2차 예선을 통과했습니다.’ 정도로 말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