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표현에서 뜻이 비슷해 보이는 것 중에 ‘원인’과 ‘이유’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원인’과 ‘이유’는 모두 어떤 결과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사용할 때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다음의 예문을 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사고의
이유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이 중에서 맞는 것은 어느 것일까요?
여기서는 첫 번째 문장이 맞습니다. ‘원인(原因)’은 어떤 사물이나 상태를 변화시키거나 일으키게 하는 근본이 되는 일이나 사건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사고를 일으킨 근본적인 일이 무엇인가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원인’이라는 말은 그 외에도 ‘전염병의
원인을 규명한다.’든가 ‘
원인 모를 병으로 사망했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반면에 ‘이유(理由)’는 어떤 결론이나 결과에 이른 까닭이나 근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서 ‘늦은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하는 것은 왜 늦었는지 그 까닭을 묻는 것입니다.
또 ‘원인’은 일이나 사건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객관적인 사실을 묻는 데 반해 ‘이유’는 다소 주관적인 사실을 묻는다는 데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유’라는 말은 ‘무슨
이유가 그리도 많으냐?’에서처럼 ‘구실’이나 ‘변명’의 뜻으로도 쓰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