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
‘이 문제만 해결되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겠다.’
지금 말씀드린 세 개의 예문에서 ‘더 이상’이라는 말이 공통적으로 나왔습니다. 요즘 많은 분들이 사용하고 계셔서 맞는 말로 생각하기가 쉬운데, 사실 ‘더 이상’이라는 말은 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이 말은 아마도 영어의 ‘not ...any more’를 번역한 ‘더 이상 ...지 않다’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더’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떤 기준보다 정도가 심하게 또는 그 이상으로’를 뜻하는 부사라고 돼 있습니다. 또 ‘이상(以上)’은 ‘수량이나 정도가 일정한 기준보다 더 많거나 나은 것’을 의미하는 명사입니다.
결국 ‘더 이상’이라는 말은 ‘더’라는 말 안에 이미 ‘이상’의 뜻이 들어 있기 때문에 의미가 중복됩니다. 그리고 ‘더’와 ‘이상’의 반대말인 ‘덜’과 ‘이하’가 만나서 ‘덜 이하’라는 표현이 나올 수 없는 것처럼 ‘더 이상’이라는 표현도 나올 수 없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런 경우에 어떻게 쓰는 것이 맞을지도 생각해 봐야 할 텐데요, 이때는 그냥 ‘더’만을 쓰거나 ‘더는’이라는 표현으로 바꿔서 쓰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예문 중 하나인 ‘이제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이제
더 기대할 것이 없다.’ 또는 ‘이제
더는 기대할 것이 없다.’로 고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