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불려오는 동요 가운데 ‘산토끼’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노래죠. 이 노래 가사를 보면 토끼가 뛰는 모습을 표현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은 ‘깡총깡총’이 맞을까요 아니면 ‘깡충깡충’이 맞을까요?
네, 이것은 모음조화 현상에서 벗어난 ‘깡충깡충’이 맞습니다. 이와 비슷한 예로 ‘오순도순, 오뚝이, 소꿉장난’ 같은 것이 있지요.
그런데 치마나 바지 같은 옷이 짧다고 할 때 쓰는 표현으로 ‘깡총하다’와 ‘껑충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앞서 말씀드린 ‘깡충깡충’과는 의미상으로 별 관련성이 없고 모음조화 현상도 제대로 적용된 표현들입니다.
‘똑똑’이나 ‘뚝뚝’ 또는 ‘졸졸’이나 ‘줄줄’과 같이 양성모음이냐 음성모음이냐에 따라 의미의 강약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깡총하다’와 ‘껑충하다’는 옷의 길이에 대해 말할 때는 역시 길이의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즉 ‘깡총하다’는 치마나 바지 같은 것이 좀 짧다는 뜻이고, ‘껑충하다’는 치마나 바지 같은 옷이 꽤 짧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사람의 키와 관련해서 말할 때는 의미의 강약이 아니라 뜻이 조금 달라집니다. ‘깡총하다’는 키가 작은 데 비해서 다리가 좀 길다는 뜻이고, ‘껑충하다’는 키가 멋없이 크고 다리가 길다는 뜻이라는 것도 참고로 같이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