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을 만들기 위해서 장을 보러 갈 때 ‘반찬거리를 사러 간다’고 하고, 안주로 삼을 만한 것을 ‘안주거리’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글자로 표기할 때는 ‘거리’와 ‘꺼리’ 중에서 어느 것을 쓰는 것이 맞을까요?
발음과 같이 ‘꺼리’로 쓰는 분들이 상당히 많으신데요, 이것은 ‘ㄱ’이 하나만 있는 ‘거리’로 쓰는 것이 맞습니다. 물론 ‘반찬거리’나 ‘안주거리’에서 발음은 모두 [꺼리]로 납니다.
‘거리’라는 것은 음식을 만드는 재료를 뜻하기도 하고, 어떤 일의 대상이나 소재를 뜻하기도 합니다. 일부 명사 뒤에 ‘-거리’가 붙은 것으로 ‘걱정거리, 구경거리, 웃음거리’ 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미 ‘-ㄹ’ 뒤에 붙어서 ‘읽을거리, 마실 거리’와 같은 표현을 만들기도 하는데 특히 ‘읽을거리’는 모두 한 단어로 돼 있어서 붙여서 씁니다.
그리고 ‘거리’와 비슷하게 쓰이는 말로 ‘감’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장난감, 신랑감, 양복감’ 등과 같은 표현으로 사용합니다. ‘거리’와 ‘감’의 뜻은 비슷하지만 서로 완전히 대체해서 쓸 수 있는 표현은 아닙니다.
‘일거리’와 ‘일감’이라는 표현은 모두 가능하지만 ‘양복거리’나 ‘웃음감’ 같은 표현은 쓰이지 않고, ‘양복감’이나 ‘웃음거리’라고 말하는 것이 더욱 자연스럽게 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