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다음의 대화 내용을 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좀 도와 드릴까요?”
“이런 거 안 해 봤을 텐데 할 수 있겠니?”
“그럼요. 별로 안 어려워 보이는데요.”
“그럼 네가 좀 해 봐라. 그런데 두벌일하지 않게 잘해야 한다.”
좋은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일을 도와줬는데 예상치 못한 실수를 해서 일을 그르칠 때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일을 다시 하게 만들어서 결국 도와주지 않은 것만 못하게 되는 거죠.
앞서 들으신 대화 마지막 부분에 ‘두벌일하지 않게’라는 표현이 나왔습니다. 어떻게 들으면 ‘두 번 일하지 않게’로 들릴 수도 있는데요, 이것은 ‘두벌일[두:벌릴]’이라는 표현입니다. ‘두벌일’은 처음에 한 일이 잘못돼서 다시 하는 일을 말하는데, 한 단어이기 때문에 세 음절을 모두 붙여서 씁니다.
원래 이 말은 두 번 일한다는 뜻에서 온 것이기는 하지만 ‘두번일’이라고 하지 않고 ‘두벌일’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두벌’과 ‘일’이 합해져서 나온 표현인데요, ‘두벌’이라는 말은 초벌 다음에 두 번째로 하는 일이나 두 번 하는 일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서 ‘두벌잠’은 한 번 들었던 잠이 깨었다가 다시 드는 잠이고, ‘두벌갈이’는 논이나 밭을 두 번째로 가는 일입니다.
오늘은 두 번 한다는 뜻을 가진 ‘두벌’이라는 표현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