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사계절이 있기 때문에 계절마다 그에 맞는 옷과 이불을 장만하고 또 보관해야 한다는 것이 좀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늘 같은 기후의 연속이 아니라 계속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점이라고 생각됩니다.
계절마다 그에 맞는 옷이나 이불을 준비한다고 할 때 ‘철철이 옷과 이불을 준비한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는데요, ‘철철이’라는 말은 ‘계절’이라는 뜻의 ‘철’이 두 번 연이어 나온 것입니다.
그렇다면 ‘날’과 ‘달’을 ‘철철이’처럼 표현한다면 각각 ‘날날이’와 ‘달달이’라고 할 것 같지만, 이것은 그렇게 표현하지 않고 ‘나날이’와 ‘다달이’라고 합니다.
맞춤법에는 끝소리가 ‘ㄹ’인 말과 딴 말이 어울릴 때 ‘ㄹ’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은 안 나는 대로 적는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이것은 합성어나 접미사가 붙은 파생어에서 앞 단어의 ‘ㄹ’ 받침이 발음되지 않는 것은 그 형태로 적는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이 끝소리 ‘ㄹ’이라는 것은 대체로 ‘ㄴ, ㄷ, ㅅ, ㅈ’으로 시작하는 말 앞에서 탈락하게 됩니다.
‘날’과 ‘달’은 각각 ‘ㄴ’과 ‘ㄷ’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그 앞의 받침 ‘ㄹ’이 탈락해서 ‘나날이’와 ‘다달이’가 되는 것입니다. 반면에 ‘철철이’는 ‘ㄹ’ 받침 뒤에 ‘ㅊ’으로 시작하는 말이 왔기 때문에 앞의 ‘ㄹ’을 탈락시키지 않고 그대로 ‘철철이’라고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