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잘못 짚어서 손목을 삘 때도 있고, 걷거나 뛰거나 하다가 발을 잘못 디뎌서 발목을 삘 때도 있습니다. 이런 것을 두고 ‘손목을 접질리다’ 또는 ‘발목을 겹질리다’와 같이 표현하지요.
‘접질리다’는 심한 충격으로 손목이나 발목 같은 것이 지나치게 접혀서 삔 지경에 이르는 것을 말합니다. ‘접질리다’를 활용해서 말할 때 ‘손목을 접질렀다’고 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것은 ‘접질렸다’로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겹질리다’라는 단어의 사전적인 뜻풀이를 보면 ‘몸의 근육이나 관절이 제 방향대로 움직이지 않거나 지나치게 빨리 움직여서 다치다’로 나와 있습니다.
실제로 ‘접질리다’와 ‘겹질리다’는 첫 음절의 글자가 다르지만 의미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어느 쪽을 쓰셔도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들 표현과 비슷해 보이는 표현으로 ‘겨’ 밑에 ㄷ 받침을 쓰는 ‘겯질리다’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서로 마주 엇갈리게 걸린다는 뜻으로 ‘두 개의 막대가 문에 겯질려 있어서 들어갈 수 없다.’와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엇갈리게 해서 다른 쪽으로 지른다는 뜻으로 ‘짐이 겯질려 묶였다.’ 또는 ‘상대의 발에 겯질려 넘어졌다.’와 같이 말하는데, 앞서 말씀드린 ‘접질리다’나 ‘겹질리다’보다는 더 넓은 뜻으로 사용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