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라든가 사건 현장을 전하는 보도 내용을 들어 보면 ‘부상자를 실어 나른다’는 표현이 자주 나옵니다. 이 경우에 ‘실어 나른다’는 말은 적절하지 않은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싣다’는 ‘자동차에 짐을 싣는다.’ 또는 ‘물건을 배에 실어 보낸다.’와 같이 물체를 운반하기 위해서 차나 배, 수레 또는 비행기 같은 것에 올린다는 뜻입니다. 사람은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실어 나른다’고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는 거죠.
‘싣다’라는 말에는 사람이 어떤 곳을 가기 위해서 차나 비행기 같은 탈것에 오른다는 뜻도 있지만 사람과 관련해서 말할 때는 ‘자전거에 몸을 싣고 간다.’와 같이 주로 ‘몸을 싣다’의 형태로 쓰게 됩니다.
사람의 경우는 ‘싣다’를 쓰지 않고 ‘태우다’를 쓰기 때문에 ‘부상자를 차에 태워 보낸다.’고 하는 것이 적절한 표현이 됩니다.
그리고 ‘싣다’를 활용할 때 ‘실코 간다.’ 또는 ‘실치 않는다.’처럼 ‘실코, 실치’로 말할 때가 많은데, 이것은 맞지 않습니다.
‘싣다’는 ‘ㄷ’ 불규칙 용언으로, 뒤에 모음이 올 때는 ‘실어서, 실으니’와 같이 변하지만,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올 때는 ‘싣고, 싣지’와 같이 그대로 사용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