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사용되는 한문숙어 가운데 ‘점입가경(漸入佳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대개 어떤 사건이나 얘기의 내용이 깊이 들어갈수록 점점 더 재미가 있다는 뜻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깊은 산속으로 들어갈수록 눈앞에 펼쳐지는 경치가 더욱 아름다울 때도 ‘점입가경’이라고 할 수 있고, 운동경기에서 초반보다 후반으로 갈수록 흥미진진해진다고 할 때도 ‘점입가경’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 말은 이처럼 좋은 뜻으로만 쓰는 것은 아니고, 시간이 지날수록 하는 짓이나 모양이 더욱 꼴불견이라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도 씁니다.
이와 비슷한 예로 ‘가관(可觀)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마 이 표현은 우리가 실제로 사용할 때 좋은 뜻보다는 ‘꼴이 볼 만하다’는 뜻으로, 남의 언행이나 어떤 상태를 비웃는 경우에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잘난 체하는 꼴이 가관이다.’ 또는 ‘옷 입은 꼴이 가관이다.’와 같이 쓸 때가 많죠.
그러나 이 표현 역시 경치 같은 것이 꽤 볼 만하다는 긍정적인 뜻으로도 써서 ‘설악산의 단풍이 가관이지.’와 같이 쓸 수 있다는 것을 참고로 알아 두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