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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배우기

두드리다, 두들기다

2010-04-20

우리 속담에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이야기를 하다가 그 상황이나 자리에 맞지 않게 엉뚱한 소리를 할 때 종종 들을 수 있는데, 전혀 관계없는 얼토당토아니한 소리를 한다는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나오는 ‘봉창(封窓)’은 채광과 통풍을 위해서 벽을 뚫어서 작은 구멍을 내고 창틀이 없이 안쪽으로 종이를 발라서 봉한 창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창은 단순히 채광이나 환기를 위해 만든 창이기 때문에 주로 방의 아래쪽에 내는데, 옛날 우리 전통 가옥에서나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속담으로 ‘새벽 봉창 두들긴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한창 단잠 자는 새벽에 남의 집 봉창을 두들겨 놀라 깨게 한다는 뜻으로, 뜻밖의 일이나 말을 갑자기 불쑥 내미는 행동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지요.

이 두 속담에 나온 표현 중에 ‘두드리다’와 ‘두들기다’는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두드리다’는 자꾸 툭툭 친다는 의미가 있는 반면에 ‘두들기다’는 ‘두들겨 패다, 두들겨 맞다’처럼 함부로 마구 때린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봉창을 두드린다’고 하면 봉창을 여러 번 툭툭 친다는 뜻이고, ‘봉창을 두들긴다’고 하면 봉창을 함부로 마구 때린다는 뜻으로, 봉창을 치는 정도에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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